“밀키트 안심하고 먹어도 되나요?”...일부 제품, 1일 나트륨 권고량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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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키트 안심하고 먹어도 되나요?”...일부 제품, 1일 나트륨 권고량 넘어
  • 취재기자 윤유정
  • 승인 2023.05.11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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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법상 ‘영양표시 의무 대상 식품’ 아닌 밀키트 시민들 ‘불안’
영양성분 표시 법적으로 의무화해야 한다는 목소리 높아져
마트에서 여러 종류의 밀키트가 판매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윤유정).
한 대형마트에서 여러 종류의 밀키트가 판매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윤유정).

간단한 조리법과 적은 시간으로 한 끼를 뚝딱 만들 수 있는 밀키트가 바쁜 현대인들에게 여전히 인기 상품으로 자리 잡았지만, 건강에 과연 좋은지 어떤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식사를 뜻하는 밀(meal)과 세트라는 의미의 키트(kit)가 합쳐진 말인 밀키트(Meal Kit)는 요리에 필요한 재료와 양념, 조리법 등이 모두 갖춰져 있는 제품이다. 재료는 조리가 바로 가능하도록 손질돼 있으며 양념 역시 딱 맞게 나와 조리에 조금의 노력만 들이면 음식을 만들 수 있다. 이에 따라 밀키트는 쿠킹 박스, 레시피 박스라고도 불린다.

직장인 A(36, 부산시 서구) 씨는 바쁜 회사 일로 집에 오면 녹초가 돼 매번 간단히 조리만 하면 되는 밀키트로 저녁을 해결한다. 그는 “밀키트는 이미 손질이 다 돼 있고 채소, 생선 등을 내가 직접 상태를 보면서 조리할 수 있어 안심된다”며 “배달음식, 가공식품과 달리 밀키트가 그나마 건강한 한끼 식사를 할 수 있는 제품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A 씨는 “다량의 밀키트 제품에서 구체적인 영양 성분 정보를 확인하기 어렵다”며 “밀키트도 과연 건강한 제품과 식사로 대체할 수 있는 제품인지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은 밀키트 식품의 영양 정보를 시민에게 제공하기 위해 시중에 판매하는 밀키트 100개 제품을 수거해서 나트륨, 당류, 지방 함량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수거한 밀키트 제품 대부분이 1인분 평균 나트륨 함량의 기준치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1일 나트륨 권고량을 2000mg으로 지정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이 조사한 밀키트 제품들의 1인분 평균 나트륨 함량은 부대찌개 2762mg, 짬뽕류 2610mg, 불고기전골 1560g, 감바스알아히요 1066mg이다. 즉, 하나의 밀키트 제품만 먹어도 이미 1일 나트륨 권고량을 훌쩍 넘어서거나 권장량 나트륨의 절반을 채운 셈이다. 제품별로 분석했을 때 100개 제품 중 51개(부대찌개 31개(93.9%), 불고기 전골 6개(26.1%), 짬뽕류 14개(63.6%))의 밀키트가 나트륨 기준치를 넘었다.

지방은 감바스알아히요 4.7~32.9%, 부대찌개 3.9~15.9%, 불고기전골 1.4~7.5%, 짬뽕류 0.2~7.3%이다. 조사 대상 제품 중에서 감바스알아히요 일부가 지방이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시중에 판매하고 있는 대부분의 밀키트는 현행법상 ‘영양표시 의무 대상 식품’이 아니므로 영양 성분이 제대로 공개되지 않고 있다. 소비자들은 영양표시를 제대로 확인할 수 없으므로 나트륨 등을 과다 섭취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일부 제품은 나트륨, 지방 등 표시사항이 없는 경우가 있어 영양성분 표기를 의무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공식 웹 사이트에 간편식 밀키트 영양성분 표기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이 글에서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밀키트는 연령별로 다양한 제품에 수요가 있으며, 빠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제조사와 정부는 여전히 국민건강에 소홀해 하고 있다”며 “다양한 연령대에서 밀키트를 찾는 만큼 정부는 반쪽짜리 밀키트 영양성분 표시가 아니라, 자연산물 모두를 포함한 밀키트 영양성분 표시를 법적으로 의무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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