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어 다음의 최상위 포식자 늑대거북 발견, 생태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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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어 다음의 최상위 포식자 늑대거북 발견, 생태계 우려
  • 취재기자 황지환
  • 승인 2023.05.11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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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인기 파충류 유튜버 정브르 씨가 제보 받고 지자체 신고
움직이는 것은 모두 삼켜버리는 특성 있어 생태계 교란 우려
"27일 석가탄신일 앞두고 외래종 방생 등 자제 목소리 나와"

악어 다음으로 민물 최상위 포식자로 불리는 늑대거북이 11일 국내 하천에서 발견됐다. 이와 관련, 오는 27일 석가탄신일을 앞두고 대규모 거북이 방생 의식을 진행하는 것을 두고 외래종 방생은 자제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파충류 및 희귀동물 전문 유튜브 채널 ‘정브르’에 따르면 “자신의 채널 구독자가 탄천에서 훌치기낚시 도중 늑대거북을 잡았다는 제보를 받고 현장을 찾아 관련 지자체에 직접 신고해 처리했다”고 밝혔다. 이날 발견된 늑대거북은 육안상 몸 길이가 30cm가 넘고 몸무게가 10kg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늑대거북은 국내 애완 거북 중 인기가 많은 종중 하나다. 늑대거북은 움직이는 것은 다 물려는 특성이 있어 새끼 때 귀엽고 먹성 좋은 모습에 반해 애완용으로 많이 길러왔다. 하지만 성체 시에 30cm 넘게 자라기도 한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가정에서 수명을 다할 때까지 늑대거북을 기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이에 집에서 기르던 늑대거북을 방류하는 몰지각한 사례가 종종 있었다.

유튜버 정브르 씨는 “지금까지 봤었던 늑대 거북 중 가장 크기가 크다”면서 “이끼가 좀 낀 것 외에는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살도 많이 찐 상태”라고 전했다.

인기 파충류 유튜버 정브르 씨가 동탄에서 발견된 늑대 거북을 들고 있다(사진: 유튜브 정브르 캡처).
인기 파충류 유튜버 정브르 씨가 동탄에서 발견된 늑대 거북을 들고 있다(사진: 유튜브 정브르 캡처).

이에 지난해 10월 환경청은 늑대거북을 생태계 교란 종으로 지정했다. 환경청은 늑대거북을 계속 키울 시 필요한 사육 유예 신청을 지난 4월까지 신청받았다. 하지만 이 점을 모르거나 사육 사실을 은폐하고 집에서 기르려는 사육자들이 있어 관련 당국의 적극적인 사육규제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 현재 기간 내 사육 유예 신청을 하지 않은 사육자는 거주 지역 인근 환경청에 문의해 수거센터에 개체를 가져가야 한다.

생태계 교란 생물이란 생태계 균형을 어지럽히거나 어지럽힐 우려가 커 개체 수 조절이나 제거가 필요한 생물을 이른다. 생태 교란 생물로 지정되면 학술 연구, 교육, 전시 등 목적으로 지방환경청 허가를 받은 경우를 제외하고 수입, 사육, 양도, 양수가 금지된다.

또 생태 교란 종을 유기 하는 경우 최대 2000만 원의 벌금과 2년 이하의 징역을 받을 수 있다.

늑대 거북은 악어 거북과 함께 Snapping turtle(딱 소리 내며 무는)이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사납기로 유명하다. 늑대 거북은 서식지인 북미 등지에서도 사실상 상위 포식자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한다.

환경부 관계자는 “절대 하천 등에 함부로 유기 하면 안 된다”며 “사육 유예 신청을 하지 않은 분들은 늑대 거북을 6월 말까지 진주에 위치한 야생생물관리협회에 직접 가져다주면 된다”고 했다.

방생은 불교에서 살생의 반대말로 쓰인다. 불교에서는 ‘방생제’라는 이름으로 새, 거북이 등 사람에게 잡힌 동물을 자연으로 돌려보냄으로써 공덕을 쌓는 행위로 통한다. 문제는 방생제 때 쓰이는 거북이 중 대다수가 생태 교란종으로 지정된 청 거북이 등 외래종이라는 점이다. 좋은 뜻에서 거행하는 의식인 만큼 방생제도 생태계 영향을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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