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냥이들의 보금자리 설치로 입주민-길고양이 서로 ‘윈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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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냥이들의 보금자리 설치로 입주민-길고양이 서로 ‘윈윈’
  • 취재기자 장광일
  • 승인 2023.04.28 18:1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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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 몇몇 아파트, 길고양이 보금자리 설치해 변화 유도
입주민들 “보금자리에서 모여 놀면서 오히려 피해 줄어”

길고양이가 차를 긁거나 지나가는 시민에게 공격을 하는 등의 피해를 입히는 경우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몇몇 아파트는 길고양이들의 보금자리를 설치해 입주민들의 피해가 오히려 줄었다.

길에서 돌아다니는 고양이, 길냥이라고 불리는 고양이들은 사람들에게 좋은 인식을 심어주지 못하고 있다. 차 위를 뛰어다니며 차체에 흠집을 내고, 밤에는 울면서 시민들의 잠을 방해하는 등 여러 피해를 입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길고양이들의 보금자리를 설치해 입주민도, 고양이도 서로 이득을 보고 있는 아파트 단지들이 있다.

길고양이 겨울 보금자리의 모습이다. 현재는 겨울이 지나 곧 철거될 예정이다(사진 : 취재기자 장광일).
길고양이 겨울 보금자리의 모습이다. 현재는 겨울이 지나 곧 철거될 예정이다(사진 : 취재기자 장광일).

양산의 한 아파트에는 ‘길고양이 겨울 보금자리’라는 박스가 있다. 이름 그대로 추운 겨울에 고양이들이 쉴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한 것이다. 비록 조그만 박스 하나지만 고양이들은 이곳에 마련된 물과 먹이를 먹고 쉬곤 했다.

입주민 임동준(경남 양산시, 25) 씨는 “가끔씩은 고양이가 있다는 사실을 까먹을 정도로 조용하다”며 “길고양이한테 도움도 되고, 이곳에 고양이들이 모이다 보니 오히려 입주민들의 피해가 덜한 것 같다”고 밝혔다. 하지만 겨울이 끝나고 날이 따뜻해져 물과 먹이를 제공하지 않고 있고 곧 철거될 예정이다.

고양이의 펜트하우스라고도 불리는 '빵돔하우스'의 모습이다. 입주민들에 의해 청소 등의 관리가 되고 있다(사진 : 취재기자 장광일).
고양이의 펜트하우스라고도 불리는 '빵돔하우스'의 모습이다. 입주민들에 의해 청소 등의 관리가 되고 있다(사진 : 취재기자 장광일).

다른 아파트에는 길냥이들의 ‘펜트하우스’라고 불리는 곳도 존재했다. TV 프로그램 ‘TV 동물농장’에 소개된 적 있는 ‘빵돔하우스’는 입주민들이 길고양이들을 위해 직접 단지 내에 설치한 보금자리이다. 저녁시간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길냥이들을 보기 위해 빵돔하우스를 찾는다.

고양이를 구경하러 온 입주민 김모(경남 양산시, 53) 씨는 “처음에는 걱정을 많이 했는데 고양이가 울어서 새벽에 깨는 것도 없어지고, 주차장이나 화단의 고양이들도 다 여기에서 논다”며 “고양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바뀌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해당 아파트 관계자는 “많은 입주민분들이 좋아하신다”며 “고양이들이 똑똑해서 그런지 이전보다 피해들이 줄어들었다. 관련된 민원도 들어오지 않는다”고 전했다.

무분별한 ‘캣맘’들의 활동과 길고양이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는 길고양이들의 인식을 나쁘게 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아파트를 포함해 고양이 보금자리를 설치한 여러 아파트의 입주민들과 관리사무소 등에선 보금자리 설치 등으로 긍정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한다. 길냥이들과의 공생 전략이 먹히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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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04 21:09:40
공생은 무슨...아파트관리인 고생만 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