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 보지 않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건 장점
무인 노래방 등은 매장 관리 등에 허점 보여
성격유형검사인 MBTI 검사의 유행이 줄어들었지만 검사 결과는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의 주제이다. 그 중 I는 내향적인 사람을 나타낸다. 실제로 검사결과가 I인 이빈아(24, 부산시 서구) 씨는 “가게를 가면 점원들 눈치가 보여 주문을 잘 못한다”라며 내향적인 성격의 고충을 나타내며 “친구들이 없으면 들어가고 싶어도 그냥 다음에 같이 오려고 하는 편이다”라고 했다. 하지만 이런 어려움을 덜어줄 수 있는 가게들이 나타나고 있다. 바로 무인점포다.
최근 다양한 업종에서 무인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아이스크림 할인매장은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으며 반찬가게, 노래방, 스터디카페, 편의점 등 다양하다. 일각에서는 무인점포에 대한 각종 우려의 목소리를 내비치곤 한다. 백문불여일견, 무인점포를 직접 찾아 운영 실태를 들여다봤다.
한강라면? 아니요. 대세는 무인셀프라면
침대에 누워있다 시간을 보니 오후 1시가 다 됐다. 무인식당을 검색하다 보니 가장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라면이 눈에 들어왔다.
무인식당을 방문해 보니 자판기 속 다양한 라면의 종류가 선택을 어렵게 한다. 하지만 이곳은 직원이 없는 무인점포. 고민을 한다고 오래 서 있어도 나를 보는 사람이 없어 편하게 고민하고 고를 수 있었다.
라면을 선택한 후 토핑코너와 제조할 수 있는 곳이 보였다. 셀프라면 제조는 처음이라 낯설었지만 직원의 안내 대신 친절한 안내문구가 있었다. 직원의 말을 알아듣지 못할까봐 물어보는 것을 꺼려했던 것을 떠올리면 상당히 마음에 드는 안내였다.
다양한 토핑을 넣어 조리 후 혼자 휴대폰을 보며 느긋한 점심을 즐겼다. 고작 라면이지만 오래 머물러 있어도 따가운 눈총을 줄 직원이 없어 뜨거운 라면을 천천히 식혀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식사 후 디저트는 못 참지
라면을 먹었지만 밥이 아니라 그런지 배 한쪽이 허전했다. 그래서 이번엔 카페를 방문해 부족한 배를 채우기로 했다.
유명한 카페를 가면 메뉴판 앞에 서서 어떤 음료를 마실지 고민하다가도 기다리는 직원을 보면 신경 쓰여 아메리카노 한 잔을 달라고 말하곤 했다. 하지만 직원이 없는 무인카페에서는 그런 고민을 할 이유가 없다.
주문을 하고나니 커피는 누가 만들고 어떻게 받아야 할지 걱정을 했지만 큰 오산이었다. 일반적인 믹스커피 자판기처럼 음료를 자판기 안에서 제조해 줬다.
완성된 음료와 함께 먹을 디저트도 선택했다. 디저트 또한 냉동 자판기에 따로 보관이 되어있다. 마카롱에 핫도그 등 종류가 다양했다.
종류가 많아 고민되었지만 천천히 고민한 후 음료와 디저트를 들고 자리에 앉았다. 그 후 두 시간 정도가 흘렀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있었는데 싼 가격에 눈치 보지 않고 있을 수 있어 가끔씩 이용해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냥 좋지만은 않은 무인점포
어느 정도 배를 채우고 나니 소화를 시키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주변 무인노래방을 방문했다.
과거 노래방은 주인에게 돈을 지불하면 방마다 시간을 넣어주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코인노래방이 생기고 나서는 고객이 방에 들어가 직접 충전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무인 노래방은 코인노래방과 사실 다른 점이 직원의 유무 말고는 없다.
빈 방을 찾아 들어갔더니 눈살이 찌푸러졌다. 언제 사용 된지 모르는 마이크커버가 그대로 덮인 채 마이크가 의자 위를 굴러다녔다. 직원이 있었다면 고객이 나간 후, 커버를 벗기고 마이크를 제자리에 비치해뒀을 것이다. 무인점포가 관리에 허점이 있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줬다.
집 밥이 그리울 땐 무인 반찬가게
노래를 한 시간 가량 부르고 나니 하늘은 어두워져 있었고 발걸음을 집으로 향했다. 집으로 향하는 길. 무인 반찬가게가 눈에 들어왔다. 드라마 ‘일타 스캔들’을 보며 반찬가게에 관심이 있던 때였다. 그리고 마침 부모님 또한 집에 계시지 않아 저녁을 고민하던 참이었다.
가게에 들어서니 한눈에 다 보이지 않을 정도의 반찬이 진열되어 있었다. 김치가 종류별로 있는 것은 물론 국의 종류도 다양하게 있었다.
식당에 들어서면 만원이 넘지 않는 금액을 1인분만 포장하기에 눈치가 보였는데 전혀 그럴 필요가 없었다. 모든 음식들이 혼자서도 먹기에 충분한 금액과 양으로 준비돼 있었다,
또한 신선도가 걱정이었는데 매일 새로운 음식으로 교체한다는 문구를 보고 걱정을 조금이나마 덜었다. 이런 식으로 매일 관리를 한다면 무인점포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양한 종류의 무인점포에 방문해 눈치 보지 않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매장이 잘 관리되지 않는 곳은 폐업처리가 된 곳도 보였다. 전문가들은 "무인 점포는 나의 장점이 있다"며 "장점을 살리고 취약점을 보완한다면 코로나19 이후 활성화된 비대면 시대에 무인점포 이용자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