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위기에는 다양한 원인 있어... “땀 냄새 나는 기사로 신뢰 회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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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위기에는 다양한 원인 있어... “땀 냄새 나는 기사로 신뢰 회복해야”
  • 취재기자 장광일
  • 승인 2023.04.13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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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언론중재위원회 부산지부 지역언론인 워크숍 참가
잃어가는 신뢰성, 늘어가는 미디어, 기술 발전이 위기 원인

2006년 발표된 ‘저널리즘 위기의 실체와 극복 방안에 관한 연구’에는 “한국 저널리즘의 위기를 거론하는 것이 새삼스러울 일로 여겨질 만큼 한국 사회에서 위기론은 보편화해 있다”며 언론의 위기를 설명한다. 현재까지도 포털사이트에 ‘언론 위기’를 검색하면 이에 관한 글이 언론사, 블로그, 유튜브 등에서 계속 업로드되고 있다.

지난 11일 언론중재위원회 부산지부에서 부산 지역 언론인 워크숍이 진행되었다(사진 : 취재기자 장광일).
지난 11일 언론중재위원회 부산지부에서 부산 지역 언론인 워크숍이 진행되었다(사진 : 취재기자 장광일).

지난 11일, 언론중재위원회 부산지부에서는 ‘부산 지역 언론인 워크숍’이 개최되었다. 워크숍의 대상은 부산 지역 기자 11명으로, 목적은 언론 보도로 인한 법익침해 예방 및 지역 저널리즘 제고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전달하기 위함이다. 워크숍은 ⓵언론 분쟁의 예방과 해결, ⓶사례를 통해 알아보는 시정권고 제도, ⓷ 디지털 시대에 지역 기자로 살아남기 3개의 강의를 각각 남승균 언론중재위원회 부산 사무소장, 정종태 언론중재위원회 심의1팀 차장, 김승일 부산일보 모바일 전략국장 순으로 진행했다.

워크숍이 끝나고 같이 식사를 하러 가는 길, 참가자들의 표정은 굳어있었다. 여러 참가자들은 “언론의 위기를 다시 실감할 수 있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언론이 위기라고 하는 것에 대해 많은 근거들이 제시되고 있다. 특히 잃어가는 신뢰성과 늘어나는 미디어가 대표적인 문제점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발전하는 기술 또한 언론의 위기에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다.

잃어가는 신뢰성

‘기레기’라는 말은 오래전부터 사용되어왔다. 기자와 쓰레기를 합쳐 만든 단어로 자극적·선정적인 단어를 사용해 돈을 벌거나, 공익성에 부합하지 않는 가짜 뉴스를 만드는 등 수준 낮은 기자를 부를 때 사용되는 말이다.

KBS에서 방영된 ‘저널리즘 토크쇼 J’는 ‘기성언론, 언론인가 공장인가’라는 주제를 다룬 적이 있다. 몇몇 기자들이 과거에 근무할 때 커뮤니티나 다른 언론사에서 올라오는 조회 수가 많이 나올 법한 ‘가십거리’를 제목만 만들어 언론사 대표에게 보고를 했다는 인터뷰를 해당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방식으로 기삿거리는 2분 만에 5개가 만들어졌다.

부산 지역 언론인 워크숍의 강연자 정종태 차장은 해당 영상을 ‘오늘날의 언론 보도’의 예시로 들었다. 강연자는 “정말 극단적인 예시지만 실제로 모니터링해 본 결과 이런 기사들이 많다”고 밝혔다. 한 참가자가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나”는 질문을 했다. 강연자는 “사전에 검열을 할 수도 없고, 사후에도 언론중재위원회에서 시정권고, 말 그대로 권고밖에는 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작년 발간한 디지털뉴스리포트 2022 한국에는 뉴스 회피에 관한 설문 조사 결과가 담겼다. 대한민국의 3분의 2가 뉴스를 선택적 회피한 경험이 있다는 답변을 내놓았다(사진 : 다자털 뉴스 리포트 2022 한국 캡쳐).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작년 발간한 디지털 뉴스리포트 2022 한국에는 뉴스 회피에 관한 설문 조사 결과가 담겼다. 대한민국의 3분의 2가 뉴스를 선택적 회피한 경험이 있다는 답변을 내놓았다(사진 :디지털 뉴스 리포트 2022 한국 캡쳐).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디지털 뉴스 리포트 2022 한국’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뉴스를 선택적으로 회피하는 이용자들이 크게 늘었다. 대한민국은 3분의 2가 ‘뉴스를 회피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뉴스를 신뢰할 수 없거나 편향적이다’가 전체 중 42%로 가장 큰 원인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늘어나는 미디어

‘미디어 빅뱅’이라는 말이 생겨났을 정도로 새로운 매체들이 폭발적으로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다. TV, 신문, 라디오처럼 시간을 기다리거나 할 필요 없이 간단한 검색만으로 내가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언론이 아닌 다른 TV 프로그램 역시 그렇다. 대한민국 유튜브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스케치 코미디’가 그 예시이다. TV에서 방영되던 코미디 프로그램과는 확실히 다른 장점들이 있었다. 자신에게 공감되는 이야기만 골라서 볼 수 있고, 해당 프로그램을 제시간에 봐야 하는 ‘본방사수’를 할 필요가 없다. 다시 보고 싶을 때도 언제든지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언론 역시 그렇다. 디지털 뉴스 리포트에서 볼 수 있듯이 ‘선택적 회피’를 하는 이용자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말 그대로 자신이 좋아하는 언론사에서 자신이 원하는 내용만,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사람들이 전 세계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언론사의 수익을 내는 방식 역시 미디어의 증가로 위험에 처했다. 종이 신문보다 포털사이트를 통해 뉴스를 접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하지만 너무 많은 언론사의 존재로 포털사이트의 뉴스 창에는 같은 주제로만 많은 페이지가 나오고 있다. 말 그대로 경쟁자가 많아 포화상태가 된 ‘레드오션’이 되었다.

경쟁력을 위해 가능하다면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언론사들도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유튜브는 한 회사에서 운영함에 따라 내부 규정이 추가로 존재한다. 한때는 ‘코로나19’에 관한 언론사들의 영상에 ‘노란 딱지’가 붙어 유튜브에서 언론통제를 한다는 논란이 생기기도 했다. 노란 딱지란 유튜브에서 부적절하다고 판단되는 영상의 수익을 제한하는 제도를 말한다. 좋은 취지와는 별개로 검열로 이어지고 있어 더 큰 논란이 되었다.

발전해가는 기술

최근 ‘챗GPT’와 같은 생성 AI에 관한 관심이 뜨겁다. 한편 몇몇 IT 업계 권위자들이 당분간 AI의 개발을 잠시 중단해야 한다며 서명을 하고 있어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대체 어느 정도이기에 이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을까?

생성 AI로 만들어진 그림은 사진과 크게 차이가 없다. 해당 그림 역시 생성 AI로 만들어진 그림이다(사진 : 픽사베이 무료이미지).
생성 AI로 만들어진 그림은 사진과 크게 차이가 없다. 해당 그림 역시 생성 AI로 만들어진 그림이다(사진 : 픽사베이 무료이미지).

생성 AI는 인터넷에 존재하는 것들을 분석해 그림, 영상, 글 등을 만들어낸다. 남의 것을 허락 없이 학습해 만들어낸 것이기에 저작권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한 작가는 이러한 그림을 자신의 웹툰에 사용해 논란이 생긴 적도 있다.

부산일보 김승일 모바일전략국장은 본인이 직접 생성 AI를 통해 기사를 작성해 보았다고 밝혔다. 강연자는 “분명 다른 기자들과 같은 자료를 가지고 작성했는데 훨씬 길고 잘 썼다”며 “만약 이래도 된다면 혼자서도 하루에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기사를 작성할 수 있다”고 전했다.

포털사이트에 검색을 해보면 이러한 실험을 해본 결과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직장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도 “그냥 월급 말고 생성 AI 시키는게 훨씬 괜찮겠네”라는 글을 볼 수 있었다. 언론뿐 아니라 여러 직업들이 빠른 기술의 발전에 위협받고 있다.

한편 워크숍의 한 참가자는 “앞으로 기자라는 직업의 미래가 확실하다고 보장 못 하는 상황에서 현재 기자라는 꿈을 꾸는 사람들은 어떤 대비를 해야 할까요?”는 질문을 했다. 강연자는 “발 냄새, 땀 냄새나는 기자가 되어야한다”며 “AI는 이런 일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크게 3가지로 정리했지만 언급되지 않은 수많은 언론 위기의 이유들이 있다. 오래전부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자율 규제 등 언론들도 노력을 하고 있다. 스스로 반성을 하는 언론에는 큰 환호를, 황색 언론에게는 큰 비판을 보내는 뉴스 이용자들이 많다.

워크숍이 끝난 후 참가자들은 “진짜 열심히 뛰어야 하는 기자가 되어야한다”며 “씁쓸하지만 요즘은 여러 가지를 다 잘 다뤄야지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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