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 빵의 '띠부실', 올해에도 소비자들에게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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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 빵의 '띠부실', 올해에도 소비자들에게 통할까?
  • 취재기자 남태우
  • 승인 2023.04.09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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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 빵 성공 거두자 유명 애니 주제 빵들 재출시 붐
"너무 많은 종류의 빵과 띠부씰 난립, 옛날 감성 사라져"

작년 2월, SPC삼립에서 무려 16년 만에 포켓몬 빵을 재출시했다. 과거 소비자들의 향수를 제대로 자극한 포켓몬 빵은 출시 반년이 지나도 오픈런 현상이 일어날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었다. 심지어 포켓몬 빵은 작년 10월 SPC그룹 계열사 제빵공장 사망사고로 인한 SPC 불매운동의 목소리가 나올 때도 오픈런 현상이 생기며 불매운동의 영향을 별로 받지 않는 모습도 보였다.

포켓몬 빵의 인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당연 ‘띠부씰’이다. 띠부씰은 ‘띠고 부치는 씰’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든 조어로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그려진 스티커다. 과거서부터 ‘샤니’, ‘SPC삼립’ 등의 기업들이 주요 마케팅으로 사용한 방식으로 띠부씰만 가지고 빵은 버리는 일이 발생할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포켓몬 빵이 이러한 대흥행을 거두자 여러 기업은 ‘메이플 빵’, ‘케로로 빵’, ‘디지몬 빵’ 등 여러 유명 애니메이션을 주제로 한 빵류의 제품을 출시 및 재출시했고 분야를 넓혀 여러 편의점 음식에 애니메이션을 접목해 출시했다. 유행의 선두주자인 포켓몬 빵의 SPC삼립도 포켓몬 빵의 종류를 꾸준히 추가하고 띠부씰의 디자인이나 개수도 늘리며 포켓몬 빵의 인기를 이어나갔다.

요즘은 편의점에서 쉽게 남아있는 포켓몬 빵을 찾아볼 수 있다(사진: 취재기자 남태우).
요즘은 편의점에서 쉽게 남아있는 포켓몬 빵을 찾아볼 수 있다(사진: 취재기자 남태우).

하지만 과유불급이었던 것인가. 과도한 SPC삼립의 포켓몬 빵과 띠부씰 추가는 불매운동도 막지 못한 포켓몬 빵의 인기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됐다. 실제로 평소에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를 즐겨보며 포켓몬 빵을 구매하던 대학생 홍석현(21, 부산시 사상구) 씨는 “작년에 포켓몬 빵이 새롭게 재출시됐을 때는 어릴 적 추억에 젖어 사 먹었지만, 지금은 사 먹지 않는다”며 “요즘 세대 말로 흔히 ‘뇌절’이라고 한다. 처음 재출시됐을 때는 감성이 옛날 감성이라 딱 좋았는데 인기를 이어나가기 위해 너무 많은 종류의 빵과 띠부씰을 출시하다 보니 옛날 감성도 사라지고 빵과 띠부씰의 질도 점점 떨어져서 사 먹기 싫어졌다”고 말했다.

포켓몬 빵 인기 하락을 가장 크게 느낄 수 있는 장소는 역시 편의점이다. 편의점 야간 아르바이트생인 대학생 김정빈(25, 경남 김해시) 씨는 “최근 내가 근무하는 야간시간에는 포켓몬 빵을 사 가는 사람을 본 기억이 없다. 물론 야간시간이라서 그럴 수 있지만 확실하게 포켓몬 빵의 인기가 많이 줄어든 것 같다”며 “심지어 특정 포켓몬 빵은 날이 지나도 꾸준히 남아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오랫동안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한 대학생 이근경(25, 부산시 남구) 씨도 “작년에는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포켓몬 빵이 보이는 대로 사 가는 분위기였지만, 최근에는 어린아이들에게만 인기 있어 보인다”며 “하지만 어린아이들마저도 작년에 비하면 눈에 띄게 많은 수가 줄었다”고 말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PC삼립의 작년 연 매출은 포켓몬 빵 흥행에 힘입어 처음으로 3조 원을 돌파했다. SPC삼립은 이에 그치지 않고 분기 매출 9000억 돌파를 노리고 있다. 하지만 그게 가능할 지는 미지수다. 무작정 빵의 종류와 띠부씰을 추가하는 것보다 빵과 띠부씰의 질을 높이는 것이 SPC삼립의 진짜 과제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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