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진보 언론 모두 잃어버린 시민 신뢰 얻기위해 노력해야 "... 부산 민주언론 시민연합 복성경 대표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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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진보 언론 모두 잃어버린 시민 신뢰 얻기위해 노력해야 "... 부산 민주언론 시민연합 복성경 대표를 만나다
  • 취재기자 황지환
  • 승인 2023.04.06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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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울어진 언론 보도, 시민의 올바른 선택에 혼동 줘"
"부산 시민 미디어 교육 환경 조성 위해 시청자 미디어 센터 건립 해달라" 정부에 요구
"부산 민언련, 시민의 자발적 후원으로만 운영돼"

복성경(54, 해운대구) 씨는 올해로 8년째 부산 민주언론 시민연합 대표를 맡고 있다. 그는 민언련 탄생과 함께 지금껏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부산 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그를 만났다. 그는 “부산 시청자미디어센터와는 부산 시민의 미디어 교육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며 오랜 기간 소통해 왔다”고 했다.

지난 1992년은 대한민국 제14대 대통령 선거가 있던 해였다. 대학 시절 학보사 기자를 지냈던 그는 연일 쏟아내는 대선후보들 기사를 보며 보도에 문제가 있다고 느꼈다. 신문 지면에 여당 후보와 야당 후보들의 지면 크기, 선전 문구에서 큰 차이를 보였기 때문이다. 복 씨는 연일 쏟아내는 기울어진 보도에 분노했다. 언론이 노골적으로 여당의 편을 들었기 때문이다.

복 씨는 선거 과정에서 일어나는 언론의 특정 후보를 밀어주려는 시도를 이해할 수 없었다. 그는 “일반적으로 당정이 힘을 합쳐 하는 일이 많아서 그렇겠지”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선거의 경우는 달랐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다. 그는 공정한 선거가 올바른 대한민국,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갈 수 있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여당과 야권의 군소정당 후보들은 아예 출발부터가 달랐다”고 했다. 

복 씨는 당시 지역 언론에 남다른 애정이 있었다. 대부분 지역 언론은 지역의 소식보다 수도권 소식을 부각하고 있었다. 그는 지방대학과 마찬가지로 지방언론 상황이 수도권에 비해 열악하다는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는 그래서 지방언론개혁을 위한 시민단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민언련 회원으로 활동하던 복 씨는 2003년 부산 민언련 미디어 교육 위원장을 맡았다. 그는 언론개혁 활동뿐만 아니라 시민 미디어 교육에도 앞장서며 부산 시청자 미디어센터 건립을 정부에 요구하기도 했다.

부산 민주언론 시민연합 복성경 대표가 부산 시청자 미디어 센터에서 시빅뉴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취재기자: 황지환).
부산 민주언론 시민연합 복성경 대표가 부산 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시빅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취재기자: 황지환).

-민언련 활동 시작은 어떤 계기로 하게 됐나?

매일 신문의 기사 글자 수와 지면 크기를 매일 자로 쟀어요. 언론이 선거에 개입하는지, 불공정한 보도는 없는지를 늘 관찰했어요. 선거 보도 모니터링이 제 민언련 첫 활동이라 할 수 있어요.

언론이 어떤 방향에서 비추는가, 어떤 뉘앙스로 보도하는가에 따라 아직 누구를 뽑을지 모르는 독자들에 많은 영향을 미치죠. 

-많은 시민이 더불어민주당과 연관 있는 단체 아니냐는 의문을 가진다. 실제 그런가?

전혀 관계없고요. 국민의힘 성향의 회원도 계십니다. 단체명에 ‘민주’ 자가 들어가서 그런 말씀을 많이 하시고 또 관련 지원금을 받는 것 아니냐는 질문도 받습니다. 그런데 ‘민주주의’는 만국 공통어 아닌가요? 언제 어디서든 쓸 수 있는 단어라고 생각해요.

또 정치 성향과 무관하게 언론 자체를 비판하는 데 초점을 맞춰 활동하고 있어서 밖에서 바라보는 느낌과는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지금껏 언론 개혁운동을 펼치며 정치 사회의 예민한 부분들도 다뤘다. 어려움은 없었나?

물론 정부의 성격에 따라 편차는 있겠지만 크게 제재를 받거나 한 것은 없었어요. 국민 대다수가 알듯 박근혜 정부 당시에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게 가장 큰 탄압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정부의 성격에 따라 다르다고 했다. 어느 정부가 민언련과 지향 방향이 비슷한가?

아무래도 민주당 정부 정책 지향과 방향이 비슷하죠. 하지만 저는 민주당을 좋아하거나 지지하는 사람은 아니에요. 민주당은 흔히 진보로 분류되지만 제가 볼 때는 아니에요. 저는 보수 쪽에 더 가깝다고 생각해요.

저희의 경우 오히려 민주당 집권기에 많이 위축됐었어요.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 들어서며 우리 사회가 진보했어요. 그러면서 언론환경도 많이 바뀌었죠. 이 때문에 민주언론 시민연합의 활동성이 저하되고 필요성도 낮아졌다고들 하셨죠. 전체 회원의 약 70%가 탈퇴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며 ‘미디어법’이 통과된 이후 다시 시민단체가 움직이기 시작했어요. 이전 규모도 훨씬 커지고 더욱 활발히 활동하고 있죠.

-현재 우리나라 언론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가?

우리 언론은 일단 국민의 신뢰를 많이 잃었어요. 언론은 보수 진보의 틀로 싸울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보수언론은 어떻고 진보언론은 어떻다 이런 개념으로 접근해봐야 소용없다고 생각해요. 현시점을 보면 우리 사회를 끊임없이 분열시키는데 기여하는 게 언론이라고 생각해요.

또 우리 언론이 국민을 대하는 방식에도 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국민을 두려워하는가, 얼마만큼 많은 이들의 목소리를 있는 그대로 전하고 있는가에 대해 진정성 있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시민이 언론을 더욱 신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렇다면 언론개혁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이것저것 눈치 보지 않고 기사 쓰고, 뉴스 보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언론사로 치자면 ‘경영권’과 ‘편집권’의 완전한 독립을 구축해야 하는 것이죠.

예를 들어 A라는 회사가 언론사에 여러 광고를 맡겼다고 칩시다. 우리나라 언론은 A 회사에 좋은 기사만 써줍니다. 광고주 입맛에 잘 맞는 기사로 말이죠. 비판하거나 조금이라도 부정적인 느낌의 기사는 전혀 게재하지 않아요. 정말 심각한 문제입니다.

-끝으로 시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언론은 끊임없는 관심과 비판을 받아야 성장할 수 있고 제 기능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민의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가 필요합니다. 아울러 미디어와 저희 부산 민주언론 시민연합에 관심 있는 분들께서는 언제든지 연락 후 수영구 광안동에 위치한 사무실로 방문해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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