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칫하다 나락, 달콤한 유혹의 끝…리볼빙 주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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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칫하다 나락, 달콤한 유혹의 끝…리볼빙 주의해야
  • 부산 사하구 최진홍
  • 승인 2023.04.02 15: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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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세대를 겨냥한 신용카드 사기 경계를

사람들은 평소 값비싼 물건을 구매할 때 일시불로 결제하기 부담스러운 경우 할부 서비스를 이용하기도 한다. 한 번에 큰 금액을 결제하기 부담스러운 사정에 일정 금액을 지정 달수에 걸쳐 나눠 내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할부의 개념은 굳이 경제 활동을 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흔히 알고 있을 것이다. 많은 이들이 이용하며, 신용등급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 나름 안전함과 동시에 대중화된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2030 세대를 겨냥해 그들이 모르는 새 영혼을 좀 먹는 서비스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바로 ‘신용카드 리볼빙’이다.

남성이 얼굴을 감싸며 괴로워하고 있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한 남성이 얼굴을 감싸며 괴로워하고 있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신용카드 리볼빙은 매월 결제되는 신용카드 사용 금액 중 일정 비율만 결제하고(보통 5~10%) 나머지는 다음 달로 이월되는 서비스다. 대개 신용카드를 만든 지 얼마 안 돼 무지하거나 당장 대금을 결제할 사정이 어려운 젊은 층들이 리볼빙의 늪에 빠지고 있다. 리볼빙 서비스의 가장 무서운 점은 엄청난 이자율이다. 은행별로 상이하지만 대게 10% 후반으로 지정되어 이월된 금액과 함께 지불해야 한다.

빚을 갚을 여력이 없는 사람들에게 하늘에서 내려온 동아줄과 같았을 리볼빙은, 높은 이자율로 인해 원금을 넘어갈 만큼 불어나 파탄의 지름길이 되어버렸다. 한 번 잘못 다가가면 빠져나오기 힘든, 늪과 같은 리볼빙의 함정을 보고 있자니 문득 하나의 문구가 떠올랐다.

‘비가 올 때 우산을 씌워드리겠습니다’. 한 은행의 광고 문구다. 해당 은행의 상징처럼 외쳐지던 이 말을, 소비자들은 어떤 식으로 받아들이고 있을지 궁금하다. 리볼빙 서비스를 통해 연체를 미뤄준 은행에, 우산을 씌워줘 감사하다고 해야 할까? 아님, 적극적으로 리볼빙 서비스를 홍보하고 권유하며 막대한 이자와 함께 지옥의 늪을 알려준 은행에, 오히려 홍수만 났을 뿐이라 원망해야 할까. 고객은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라며 믿어주고, 알려주고, 힘이 돼주겠다 약속하던 은행은, 더 이상 금융 기관으로서의 가치를 잃은 지 오래. 그저 이윤에만 혈안이 된, ‘기업’으로서의 성질만 띠게 됐다.

이러한 리볼빙 서비스는 당장에 대금을 결제할 현금이 부족한 저소득층, 극빈자들이 대책 없이 나락으로 내몰릴 수 있는 서비스다. 어찌할 줄 모르며 애타는 심정을 인질로 잡아 현혹하는 수법이란 것이다. 이러한 리볼빙 서비스 리스크에 대한 카드사 측의 사전 안내와 충분한 상담이 시급하지만, 되려 ‘요금 이월’을 내세우며 충동적 사고를 끌어낸다. 고물가, 고금리 상황에서도 사상 최대의 이익을 얻고 성과급 잔치를 하는 카드사들은 좀 먹은 영혼들의 봇물 터지는 소식이다. 현대 사회에 금융사의 이윤추구는 당연한 수순이다. 또한 은행 서비스 통해 도움을 얻는 면도 이득이 되는 면도 분명히 존재할 것이다. 그러나 금융사의 그릇된 이윤추구가 소비자들의 발목을 잡고, 갖고 있던 우산마저 빼앗는 존재가 돼버린다면 리먼 브러더스 사태와 같이 우리 사회에 큰 폭탄이 되어 돌아올 것이다. 소비자들의 일상을 파괴할 수 있을 만큼 밀접하고도 막강한 금융사들에 대해, 범정부 차원에서의 그 어떤 산업보다 더 높은 도덕적 기준, 사회적 책임과 제재가 필요한 시점이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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