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한 날 ‘MZ세대’ 타령 이제 그만”...상호 다양성 존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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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구한 날 ‘MZ세대’ 타령 이제 그만”...상호 다양성 존중을
  • 취재기자 윤유정
  • 승인 2023.03.31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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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베이비부머세대, X세대, M세대, Z세대 등으로 분류해 특징 구분
한국리서치, 세대 구분 인식 조사 ‘적절하다’(57%) VS ‘적절하지 않다’(43%)
‘세대별 동질감을 높이지만, ‘다른 세대와 구별돼 갈등 우려 목소리도
인터넷 및 인스타그램에서 MZ세대를 검색한 결과, 각종 관련 요소들이 연관 검색어로 나오고 있다(사진: 인터넷 화면 및 인스타그램 화면 캡처).
인터넷 및 인스타그램에서 MZ세대를 검색한 결과, 각종 관련 요소들이 연관 검색어로 나오고 있다(사진: 인터넷 화면 및 인스타그램 화면 캡처).

유튜브나 인스타그램과 같이 SNS 공간에서 먹방, 연애, 유행어 등의 단어 앞에는 항상 붙는 수식어가 있다. 바로 ‘MZ세대’이다.

MZ세대란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부터 201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아우르는 말이다. 이들은 변화에 유연하고 새롭고 이색적인 것을 추구하며 휴대폰, 인터넷 등 디지털 환경에 친숙하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의 세대는 크게 베이비부머 세대, X세대, M세대, Z세대 등으로 분류한다. 베이비부머 세대는 1950년생부터 1964년생까지이며, 6·25전쟁 이후 급속한 경제발전을 겪은 세대이다. X세대는 1965년생부터 1979년생까지를 의미하며, IMF와 같이 경제위기로 인해 취업 위기를 겪은 세대이다. M세대는 1980년생부터 1994년생까지를 말하며, 디지털화를 본격적으로 받아들인 세대이다. 마지막으로 Z세대는 1995년생부터 2004년생까지를 말하며, PC보다 스마트폰이 익숙한 세대이다.

네티즌들이 인스타그램 '요즘 MZ세대들이 엽떡을 먹는 방법' 게시글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사진: 인스타그램 게시글 및 댓글 화면 캡처).
네티즌들이 인스타그램 '요즘 MZ세대들이 엽떡을 먹는 방법' 게시글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사진: 인스타그램 게시글 및 댓글 화면 캡처).

최근 SNS에서 'MZ 특(MZ의 특징)'이라며 관련 요소들이 많이 돌아다니는 것을 볼 수 있다. 지난주 몇몇 인스타그램 계정에서는 ‘요즘 MZ세대들이 엽떡을 먹는 방법’이란 게시글을 올렸다. 이 게시물은 ‘MZ세대들은 요즘 엽떡 노잼으로 그냥 안 먹는다’라며 네티즌들의 호기심을 유발했다. 그러면서 떡볶이 브랜드인 엽떡에 디저트 계인 크리스피도넛을 섞어 먹는 조합을 소개했다. 강렬하고 자극적인 ‘단짠단짠’을 추구하는 MZ세대라지만, 일부 네티즌들은 ‘말도 안 되는 조합이다’, ‘MZ도 모르는 MZ음식’이라는 등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같은 MZ세대 내에서는 경험하지 않거나 해당하지 않으면 바로 꼰대, 옛날 사람으로 치부한다. 나이대별 편 가르기를 하는 것이다. 유튜브 채널 ‘PinkFantasy 핑크판타지’에서는 ‘MZ세대 속 세대 차이’라는 제목으로 영상을 올렸다. MZ세대 범위에 속하는 1993년생, 2000년생, 2005년생이 구·신조어, 유행어 퀴즈를 맞히는 내용이다. 영상에서는 같은 MZ의 세대라도 언어 차이가 나는 것을 알 수 있다.

대학생 김유진(24, 부산시 남구) 씨는 "아무래도 MZ세대의 범위가 넓다 보니 세대 차이가 느껴진다"며 "최근 MZ 특징이라고 주장하는 것들은 사실 20대에 한정되는 것 같아 지나친 일반화로 좋지 않은 선입견을 만드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왜 이렇게 나이대별 또는 출생 연도에 따라 세대를 구분하는 것에 매달릴까?

지난해 2월 한국리서치의 한국 사회의 세대 구분 방식에 대한 인식조사에 의하면 세대 구분이 ‘적절하다’는 57%, ‘적절하지 않다’는 43%의 결과가 나왔다. 출생 연도에 따른 세대 구분은 ‘적절하다’가 72%, ‘적절하지 않다’는 28%의 결과를 보인다(사진: 한국리서치 제공).
지난해 2월 한국리서치의 한국 사회의 세대 구분 방식에 대한 인식조사에 의하면 세대 구분이 ‘적절하다’는 57%, ‘적절하지 않다’는 43%의 결과가 나왔다. 출생 연도에 따른 세대 구분은 ‘적절하다’가 72%, ‘적절하지 않다’는 28%였다(사진: 한국리서치 제공).

한국리서치 <여론 속의 여론>팀은 지난 2월 25일부터 28일까지 3일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국 사회의 세대 구분 방식에 대한 인식조사를 진행했다. 세대 구분에 대한 인식으로써 ‘구분이 적절하다’는 답변은 57%가 나왔으며, ‘적절하지 않다’는 43%의 결과가 나왔다. 출생 연도에 따라 세대를 구분하는 방식은 긍정적인 효과와 부정적인 효과 모두 인정하고 있었다.

1000명을 대상으로 한국 사회를 구성하는 사람들을 ‘연령(나이)’에 따라 구분하는 세대 용어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변 및 결과이다(사진: 한국리서치 제공).
한국리서치에서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세대 구분 인식 조사이다. 한국 사회를 구성하는 사람들을 ‘연령(나이)’에 따라 구분하는 세대 용어 질문에 대한 응답자들의 답변 및 결과이다(사진: 한국리서치 제공).

출생 연도에 따라 세대를 구분하는 용어(베이비부머/X/M/Z세대 등)가 같은 세대 간의 특성을 이해하기 쉽게 하고(67%), 같은 세대끼리의 유대감을 높인다(62%)는 점에 동의했다. 반면 이러한 용어가 세대 갈등을 부추기며(68%), 세대 간의 이해를 어렵게 한다(53%)는 의견 역시 응답자의 절반을 넘겼다. 세대를 구분하는 용어 사용은 같은 세대 안에서 동질감을 높이는 효과도 있지만, 다른 세대와의 구별되는 특징으로 인한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메릴랜드 대학교 칼리지 파크(College Park)의 사회학 교수 필립 N. 코헨(Philip N. Cohen)은 공개적으로 퓨리서치센터에게 세대별 이름 짓기를 멈추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세대 구분은 모호하고 과학적 근거가 없다’, ‘세대는 실제 존재하기보다 마케팅, 리서치 회사의 먼저 규정짓기에서 비롯했다’ 등의 이유를 들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젊은 층의 대화 주제와 소통 수단은 성격유형별 검사인 ‘MBTI’였다. 현재는 다양해지는 현실에서 사람들을 하나의 세대로 묶어 같은 부류로 분류하고 나누는 구세대 문화로 바뀌고 있다. 젊은 세대들의 독특한 태도와 행동이 MZ세대의 특성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삶과 문화는 가지각색으로 나타난다. 세대 간의 특성을 이해하기 쉽고 연대감을 느끼는 것은 좋지만, 지나친 분리는 갈등을 유발하는 등 문제가 되고 있다. 결국 MZ세대도 같은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하나의 구성원에 불과하다. 서로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이해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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