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법지대’가 되어가는 무인점포... 바늘 도둑이 소도둑 되는 길은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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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법지대’가 되어가는 무인점포... 바늘 도둑이 소도둑 되는 길은 막아야
  • 경북 경주시 박종혁
  • 승인 2023.03.28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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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코로나19 장기화와 인건비 상승의 영향으로 무인점포의 수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초기에는 아이스크림을 위주로 판매했지만 카페, 세탁, 문구, 프린트, 인형 뽑기 등 무인점포의 종류도 다양해졌다.

무인점포가 사람이 거의 없는 심야 시간대에도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박종혁).
무인점포가 사람이 거의 없는 심야 시간대에도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박종혁).

무인점포는 연중무휴 운영하기 때문에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예를 들면 늦은 밤 소음 문제로 할 수 없는 빨래를 코인 빨래방에서 해결하거나, 급하게 복사나 팩스를 해야 할 일이 있으면 무인프린트 가게에서 인쇄하는 등 활용도가 높다.

하지만 사람이 없다는 점 때문에 무인점포에 대한 범죄가 상당히 많다. 지난 7일 전국을 돌며 무인점포만 골라 현금을 훔친 40대 남성이 구속됐다. 그리고 지난 2월에는 부산의 한 무인점포에서는 반려동물을 몰래 유기 후 보름 가까이 돌아오지 않아 동물보호단체가 경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그 외에도 냉동식품을 꺼내고 그냥 가버리거나 지폐 교환기의 잔돈을 무더기로 바꾸는 기행이 벌어지기도 한다. 이런 일이 있다 보니 점포 주인이 잠복근무하는 등 무인점포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특히 무인점포 관련 범죄에는 청소년이 가담하는 경우가 많다. '에스원 범죄예방연구소'의 발표에 따르면, 무인 매장 절도 범죄의 10대 비중이 34.8%로 집계됐다. 그리고 업종별로는 현금을 많이 취급하는 인형 뽑기방(34.8%)이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바늘 도둑이 소도둑 된다'는 말이 있듯이 단순한 호기심으로 시작한 절도가 강력 범죄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청소년의 비중이 크다는 것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무인점포는 사람이 없어 직접적으로 막을 수는 없기 때문에 간접적인 예방책을 세운다. 벽면에 거울을 설치하기도 하고, 경찰 사진이 담긴 등신대를 설치해 범죄를 사전 예방한다는 이색 아이디어가 나오기도 했다.

이렇게 무인점포 범죄를 예방하는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지만, 개인의 양심에만 기대는 방법으로는 근본적인 범죄를 막을 수 없다. 무인점포는 사람이 없다는 점은 가장 큰 장점이자 가장 큰 단점인 양날의 검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양날의 검이 점주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는 방향으로 좀 더 확실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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