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바이러스’에 감염된 대한민국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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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바이러스’에 감염된 대한민국 사회
  • 부산시 부산진구 임가은
  • 승인 2023.03.28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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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괴성을 지른다. 비틀대다 화단에 넘어진다. 횡설수설한다. 동공은 풀렸다. 머리에서 피가 흘러도 웃음을 짓는 기괴한 행동을 보인다. 마치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던 ‘좀비’와 같은 충격적인 모습이다. 이는 모두 마약을 투약한 채 경찰에 검거된 사람들의 공통된 증상이다.

테이블에 흰 가루(마약)와 주사기, 라이터가 놓여 있다 (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테이블에 흰 가루(마약)와 주사기, 라이터가 놓여 있다 (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최근 대한민국에는 재벌가 자녀, 유명 연예인, 젊은 청년들을 비롯해 심지어는 청소년에 이르기까지 마약을 흡입하다 적발된 사건과 관련된 기사가 쏟아지고 있다. 한때, ‘마약 청정국’이라 불리던 대한민국이 이제는 ‘마약 범람국’이 되어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마약은 우리 사회에 급속도로 퍼져나가고 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에 어떻게 마약이 스며들게 된 것일까?

‘더드림형사센터’ 블로그에 올라온 형사 변호사 박성훈 씨의 포스트(2023년 3월 10일자)에 따르면, SNS와 인터넷을 통한 마약의 손쉬운 접근성, 인터넷 도박의 성행으로 돈이 부족해진 10대 청소년들의 마약 유통(고수익 아르바이트) 증가, 부실한 마약 예방 교육 등을 문제로 제시했다. 또한 ‘우먼센스’의 보도(2022년 9월 30일자)에 따르면, 해외 경험 확대, SNS와 가상화폐를 이용한 음성적 거래 시장의 등장,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우울감 증가 등이 최근 마약 열풍의 원인이라고 전했다.

우리나라에서 마약 접근이 쉬워진 가장 큰 이유는 SNS 매체를 통한 거래와 마약 유통구조의 변화 때문이다. 최근에는 온라인을 통해 ‘얼음’, ‘작대기’ 등의 은어를 사용하여 마약 구매를 요청하면 쉽게 판매자를 접할 수 있어 사이버 공간에 익숙한 젊은 층의 마약류 접근이 쉬워졌다. 또한 아시아 경제의 보도(2022년 10월 9일자)에 따르면, 음지에서 판매자와 구매자가 직접 만나 거래하던 이전과 달리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비대면 거래가 확산되며, 일명 ‘던지기식(판매자가 특정 장소에 두고 간 마약을 구매자가 가져가는 것)’으로 거래가 이뤄지면서 마약 유통량이 증가했다고 전했다.

마약으로 인한 문제가 늘어나면서 사회적 단속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렇다면 마약을 하면 안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외대교지’ 블로그에 올라온 포스트(2022년 12월 26일자) 에 따르면, 뇌는 한번 변형되면 복원되지 않는 ‘가소성’을 가지고 있어 마약을 단 한 번만 해도 중독의 열망을 불러일으킨다고 제시했다. 또한 바람이 부는 것과 같은 일상적 자극에도 몸이 찢기는 듯한 고통을 느끼거나 약의 효과가 사라진 이후 상상을 초월하는 가려움이 동반되는 등의 끔찍한 부작용들을 겪는다고 전했다.

여기서 더 큰 문제는 개인을 넘어서 2, 3차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서울경제의 보도(2020년 9월 19일자)에 따르면, 부산 해운대에서 대마초를 흡입한 40대 남성 A씨가 고속으로 차를 몰다가 교차로에서 7중 교통사고를 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시 마약 관련 사고 부담금 규정이 명시되어있지 않아 사고 운전자는 부담금을 1원도 내지 않았고, 부상을 당한 피해자는 피나는 노력 끝에 22개월 만에 병상에서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이처럼 늘어나고 있는 마약 범죄들을 통해 대한민국 마약의 현실을 알 수 있으며, 이제는 한국도 마약에서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 마약은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이에게까지 2, 3차 피해를 줄 수 있는 무시무시한 ‘바이러스’와 같은 존재이다. 마약에 손을 대는 순간 자신의 삶은 파괴된다. 앞으로 우리 사회 전역에 걸친 마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범국가적인 관심과 지속적인 대응이 필요할 것이다. 우리 대한민국이 다시 ‘마약 청정국’ 지위를 가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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