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독립 만세!”...아마추어 시민극단이 전하는 3·1절 그날의 이야기
상태바
“조선 독립 만세!”...아마추어 시민극단이 전하는 3·1절 그날의 이야기
  • 취재기자 윤유정
  • 승인 2023.03.22 17:57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직업도 연령대도 다양한 일반 시민들이 모여 만들어진 ‘시민극단 쌈’
오는 23일부터 26일까지 부산 범일동 일터소극장에서 연극무대 펼쳐
2019년 3·1절 100주년 기념 위해 만들어진 ‘조센도쿠리츠반자이’ 공연
역사, 전쟁 같은 거대담론보다도 힘없는 인간에 관한 이야기 전하고 싶어
정종호 대표, 시민극단서 누구나 내 ‘삶’의 주체이자 문화의 주체가 되길 바라
오는 23일에서 26일까지 부산 범일동 일터 소극장에서 시민극단 쌈 제5회 정기공연 '조센 도쿠리츠 반자이' 관련 안내사항 포스터이다(사진: 시민극단 쌈 제공).
오는 23일에서 26일까지 부산 범일동 일터 소극장에서 열리는 시민극단 쌈 제5회 정기공연 '조센 도쿠리츠 반자이' 관련 안내사항 포스터이다(사진: 시민극단 쌈 제공).

'시민극단 쌈'은 오는 23일부터 26일까지 부산 범일동 일터소극장에서 연극 무대를 올린다. 아마추어로 이루어진 일반 시민들이 연기를 펼치는 공연은 ‘조센 도쿠리츠 반자이’다. 직업도 연령대도 다양한 배우 18명이 함께 무대에서 1919년 3월 1일 그날의 이야기를 전한다. 

시민극단 쌈은 연극을 좋아하고 배우를 꿈꾸는 부산 경남 일반 시민들이 모여 그들만의 무대를 만들어가는 극단이다. 강사, 사회복지사, 학생, 주부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시민들이 단원으로 활동한다. 10대부터 60대까지 시민들의 연령대는 다양하다.

시민극단 쌈의 대표 겸 연출인 정종호 씨가 시민극단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윤유정).
시민극단 쌈의 대표 겸 연출인 정종호 씨가 시민극단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윤유정).

시민극단 쌈의 대표 정종호 씨는 제5회 정기공연 ‘조센 도쿠리츠 반자이’에서 연출을 맡고 있다. 경성대학교 공과대 출신인 정 대표의 본업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진로, 비전, 리더십 등의 강의를 전국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훈련사 강사이다. 그도 배우를 하고 싶다는 소망을 가진 한 명의 아마추어 연극인일 뿐이다.

정 대표는 2019년 3·1절 만세운동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그 당시 처음으로 대본을 직접 작성했다.

2019년 3·1절 만세운동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사회·문화적으로 여러 행사와 기념 이벤트가 있었다. 부산 시민극단이 포함된 연합회에서도 3·1절 만세운동 행사에 동참했다. 이때 정 대표는 “아마추어 축제를 하는 데 20분으로 끝나는 야외 공연이 아닌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긴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1919년 3·1절의 이야기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그는 “3·1 만세운동이 탑골공원에서 조국 독립 염원을 담아 외치는 데 그 수많은 인파 속에 일본인이 한 명 있었다. 일본인이 만세운동을 한다. 무슨 사연일까?”라는 발칙한 상상이 계기가 되어 이번 공연의 대본을 쓰게 됐다고 덧붙였다.

시민극단 쌈 배우들이 만세운동을 하고 있다(사진: 시민극단 쌈 제공).
시민극단 쌈 배우들이 만세운동을 하고 있다(사진: 시민극단 쌈 제공).

“이번 시민극단 쌈 제5회 정기 공연인 ‘조센 도쿠리츠 반자이’는 나의 인생작이다”

조센 도쿠리츠 반자이는 침략전쟁 속 고통받는 조선 민중들의 노래, 두 청춘의 외침과 눈물, 사랑, 우정 이야기가 펼쳐지는 작품이다.

이 공연은 본래 2020년 3월에 연극을 하기로 예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2019년 하순 작품 준비과정에 코로나가 터져 무산됐다. 정 대표는 “3년 동안 묵혀있다가 작년에 다시 단원을 모집해 재창단하여 약 5개월간 준비를 진행했다. 그래서인지 공연에 등장하는 대사, 노래, 율동, 연출, 조명 모든 것들에 심혈을 기울여서 준비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번 공연을 통해 “시민들에게 민족, 역사, 전쟁, 사죄의 거대담론보다도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쓰러져가고 죽을 수밖에 없는 힘없는 인간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그는 “배우의 기본적인 발성, 연기가 프로 배우들의 능력에 비하면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 연극을 통해 대학 청년 지성인들이 알아야 하는 세상에 대한 내 나름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시민극단 쌈 배우들이 태극기를 들고 행진을 하고 있다(사진: 시민극단 쌈 제공).
시민극단 쌈 배우들이 태극기를 들고 행진을 하고 있다(사진: 시민극단 쌈 제공).

“시민극단 사람들에게 공연이 끝나고 커튼콜을 할 때 그들의 인생에서 내가 만들어주는 최고의 선물을 주고 싶다”

시민극단 사람들은 어릴 때 무대에 서고 싶었던 꿈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곳이다. 그 속에서 시민극단은 자기 가슴속에 숨겨놓았던 꿈에 관한 이야기를 실현해가는 과정이다. 전문 배우를 흉내 내는 작품을 준비한다는 것은 아마추어들에게 사실상 힘이 들 수밖에 없다. 정 대표는 “이번 공연과 시민극단을 통해 자기가 묻어두었던 배우의 꿈을 발하고, 누구나가 내 ‘삶’의 주체이자 문화의 주체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 꿈이 끊기지 않고 시민극단 안에서 이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정 대표는 앞으로의 시민극단에 대해서 “솔직히 정확한 계획은 없고 잘 모르겠다. 언제든지 에너지가 모이면 공연을 기획하고 준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향후 시민극단이 어떠한 공연으로 시민들에게 여운을 주는 메시지를 전달할지 주목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이유빈 2023-03-23 14:19:45
누구나 삶의 주체가 되었으면 좋겠다라는 마음
100년 전 3월 1일 그날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