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기자로 키운 건 팔 할이 시빅뉴스였다"...시빅뉴스 출신 현직 기자 6명의 회고와 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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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기자로 키운 건 팔 할이 시빅뉴스였다"...시빅뉴스 출신 현직 기자 6명의 회고와 포부
  • 시빅뉴스 편집국
  • 승인 2023.03.15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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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0돌을 맞은 시빅뉴스 '공공 저널리즘' 구현장이자 기자 산실
시빅 인턴 출신 언론인들, "시빅뉴스는 나를 키운 둥지이며 모태"
최위지 조윤화 이승주 박대한 박상현 박명훈 기자, "후배들도 꿈 갖길" 당부

시민의 눈으로 크게 본다. ‘시민’과 ‘see big(크게 본다)’는 중의적 의미를 담아 붙인 제호 ‘시빅(civic)’ 그리고 시빅뉴스(civicnews).

2013년 3월 15일 경성대학교 학교기업으로 출발한 시빅뉴스가 창간 10주년을 맞았다. 대학 안팎의 소식과 지역뉴스를 객관적이고 심층적인 눈으로 바라보면서 공공 저널리즘을 추구해 온 시빅뉴스.

시빅뉴스에서 인턴을 거치면서 언론인의 꿈을 키워오다 끝내 언론계 진출에 성공해 취재현장에서 맹활약 중인 인턴기자 출신 6명이 시빅뉴스 10주년에 소회와 포부, 후배에 대한 당부의 이야기를 전해왔다.

 

시빅뉴스에서의 인턴생활이 기자 꿈 꾸게 해 ...후배들도 꿈 포기 말고 확신 갖길

최위지 KBS 기자

어려운 주제로 글을 쓰게 돼 여러 날 고민했다. 시빅뉴스 기자로 활동했던 시절도 어느새 기억에서 서서히 잊히는 듯하다. 다만 시빅뉴스 홈페이지와 포털사이트에는 흐린 기억을 정면으로 반박하듯 내 이름이 달린 기사들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오랜 시간이 흘러 시빅뉴스가 사라지거나 내가 죽더라도 이 기사들은 어디엔가 남아있을 것이다.

최위지 KBS기자(사진: 본인 제공).
최위지 KBS 기자(사진: 본인 제공).

내가 쓴 기사는 시빅뉴스를 통해 한 번 유통되면, 다른 모든 언론사와 마찬가지로 사실상 삭제할 수 없다. 가능하다 하더라도 이미 기사를 읽은 독자들의 기억까지 지울 수는 없다. 그래서 학생이었지만 시빅뉴스 기자로 기사를 쓸 때는 그에 맞는 책임감을 가지고 임해야 했다. 단어 하나, 문장 한 줄 허투루 쓸 수 없었고 내 글 뒤에 숨은 속뜻과 훗날 사회에 미칠 영향까지 고려해야 했다. 지금보다 부족한 점이 더 많았던 당시, 돌이켜보면 낯 뜨거운 실수도 여러 번 저질렀다. 하지만 강의실에서 연습 기사를 쓸 때는 썩 와닿지 않던 기자의 역할과 책임을 시빅뉴스에서 배울 수 있었다.

이런 배움은 나아가 막연하게 기자가 되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던 나에게 기자가 되어야겠다는 확신을 줬다. 나의 노력으로 사회에 조그만 변화가 생기고, 그 변화로 세상이 약간 더 살기 좋아질 수도 있다는 걸 시빅뉴스에서 일찍이 직접 경험한 덕분이다. 만약 대학 시절 이런 경험을 하지 않았다면 언론사 입사 시험에서 수차례 고배를 마시고, 취직이 늦어졌을 때 그만 꿈을 포기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시빅뉴스에서의 첫 기자 생활을 통해 내가 상상하던 일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이 됐고 결국 목표를 이루는 데 성공할 수 있었다.

언론을 표방하는 수많은 매체가 난립하는 요즘 언론의 정도를 추구하는 교내에 세워진 언론사가 10주년을 맞이한 건, 그 자체로 시빅뉴스가 학생들에게 더 없이 훌륭한 실습실이라는 걸 방증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꿈을 가진 많은 후배들이 시빅뉴스에서 때로 부딪히고 넘어지며 꿈에 대한 확신을 갖고 그 꿈을 향해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기를 바란다.

 

기자 꿈 구체화 시켜 준 시빅뉴스...언론인 꿈 꾸는 후배들 위해 시빅뉴스 지속되길

조윤화 국제신문 기자

“꿈이 뭐야?”라는 질문에 어릴 적부터 줄곧 “기자”라고 답했다. 좋고 싫고가 흐릿한 사람이지만 ‘무엇이 되고 싶느냐’에 대한 질문 만큼은 망설임 없었다. 상대적으로 발언권이 약한 이들의 목소리를 귀담아듣고 이를 세상에 알리는 것. 그리하여 세상을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 일에 일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자라는 직업은 너무도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조윤화 국제신문 기자(사진: 본인 제공).
조윤화 국제신문 기자(사진: 본인 제공).

고등학교 3학년, 대입 원서를 쓸 때도 어떤 전공을 써야 할지 혼란스러워하는 친구들 사이에서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신문방송학과’를 택했다. 그렇게 막연히 기자를 꿈꿔오던 나에게 시빅뉴스는 처음으로 실무를 경험하게 해준 소중한 기회였다. 매일 하루 한 건 이상의 기사를 쓰는 것이 처음엔 너무도 버거웠지만, 시간이 흐르고 나니 ‘매일 기사 한 개 분량의 글은 써낼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변했다.

취재를 위한 섭외부터 전문가 의견을 구하기 위한 전화 인터뷰까지 기자라면 으레 해야 하는 당연한 일들을 시빅뉴스에서 인턴으로 일하며 일찍이 경험해 볼 수 있었다. 특히 장애인 이동권 시위에 관한 기사에서 장애인차별철폐연대 관계자의 “직장인은 오늘 시위로 불편함을 겪었을 테지만 우리는 평생을 불편함 속에 살아왔다”는 멘트를 기사에 담았을 땐 소수자의 입장을 대변하는 기자가 돼야겠단 나름의 다짐을 했던 기억도 난다.

그렇게 희미했던 꿈을 구체화시키는데 큰 도움을 준 시빅뉴스가 어느덧 10주년을 맞이했단 소식을 들었다. 기자를 꿈꾸며 시빅뉴스 인턴을 하던 22살의 내가 27살이 되어 실제로 신문사에서 일하게 되기까지 시빅뉴스의 역할이 컸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언론인을 꿈꾸는 이들을 위해 시빅뉴스가 앞으로도 지속하길 바라며 응원한다.

 

“후배 여러분, 현장에서 만나요”...시빅뉴스의 경험과 지식이 언론사로 가는 디딤돌

이승주 에너지경제신문 기자

내가 일하는 신문사의 산업부는 거시경제와 맞물려 돌아가는 기업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경기 침체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유럽연합(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와 같은 자국 우선주의 정책, 국제해사기구(IMO)의 EEXI/CII 같은 각종 탄소 감축 규제까지…. 듣기만 해도 참 어렵다.

이승주 에너지경제 기자
이승주 에너지경제신문 기자(사진: 본인 제공).

사실 위에 언급한 경제 용어들은 모두 내 생활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내가 사용하는 핸드폰 가격이 왜 오르는지, 입고 있는 옷은 무엇으로 만드는지, 우리 집 난방비는 왜 오르고, 페트병은 왜 분리수거해야 하는지 등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본다면 결국 우리 주변에 해답이 있다.

신문사에 들어가기만 하면 이런 상식들을 누군가가 알려줄까? 물론 아니다. ‘각자도생’이라는 말이 있다. 결국 기자가 전문성을 갖기 위해서는 ‘맨땅에 헤딩’하듯 스스로 지식을 쌓아나가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시빅뉴스’는 여러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직접 주위의 현안에 대해 생각해 보고 이를 기사로 작성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주기 때문이다. 당장은 다른 선배 기자들처럼 기사를 조리 있게 쓰지 못하더라도 ‘내가 직접 생각해보는 것, 관심을 가지고 쳐다보는 것’, 이 경험은 큰 자산이 될 것이다.

나도 사실은 학교를 다니며 기사를 작성하는 게 귀찮다고 생각한 적이 많았다. 다른 과목의 과제들도 넘쳐나는 데 기사 작성이라니..,. 그럴 때면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해보라. 서울권에는 매일 시사 상식을 공부하고 기사 작성을 연습하는 ‘언론 고시생’이 넘쳐난다. 하지만 그들도 네이버나 다음에 자신의 기사를 노출시킬 수 있는 경험을 쌓긴 힘들다.

지금 시빅뉴스를 통해 배우고 있는 교육 과정이 자신의 포트폴리오가 되고 도움을 줄 것이다. 내 위의 선배들은 물론, 나 역시 그랬다. 훗날 여러분들과 꼭 언론 현장에서 만나기를 기대한다.

 

마감시간 임박해 진땀 뺐던 시빅뉴스에서의 기억들...지금 현장기자의 자양분 돼

박대한 아시아에이 기자

매일 밤, 어떤 글을 써야 할지 고민하고 마감 시간을 맞추기 위해서 진땀 빼고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시빅뉴스에서 경험했던 고민은 지금 내가 하는 고민과도 맞닿아 있다.

박대한 아시아에이 기자(사진: 본인 제공).
박대한 아시아에이 기자(사진: 본인 제공).

2020년 코로나19가 대유행하던 12월, 시빅뉴스 인턴기자로 근무했다. 당시 매일 아침 보고 전까지 아이템을 고민하느라 애먹었던 기억이 있다. 전날 아이템을 떠올리지 못한 순간에는 보고 시간이 임박할수록 등골을 따라 땀줄기가 흘렀다.

아이템 선정이라는 문턱을 넘으면 기사 작성이라는 고비를 마주한다. 사람들이 주목하지 않았던, 기존에 없던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발버둥 친다. 술술 써지는 날은 손에 꼽았고 하루하루가 마감시간과의 전쟁이었다.

마감시간 만큼 중요하게 여겼던 부분은 ‘현장감’이다. 특히 ‘작은 것도 크게 보는 시민언론’이라는 시빅뉴스 사시(社是)에 입각해, 코로나19로 고통을 호소하는 시민의 얘기를 전할 때면 그들의 목소리를 녹여내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시빅뉴스에서 배운 ‘현장감’은 단순히 목소리만 전달하는 것이 아닌, 그들의 얘기가 사회적 반향을 일으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는 지금까지도 내가 기자라는 직업을 놓지 않는 이유이자 원동력이다.

돌아보면 후회되는 것 투성이다. 당시에는 좋은 결정이라고 생각했어도 시간이 흘러 생각이 바뀔 수 있다. 그러나 시빅뉴스를 지원하고 시빅뉴스에서 고민했던 순간은 오랜 시간이 흘러도 후회 없는 결정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시빅뉴스는 지금 나를 만든 자양분이 됐기 때문이다.

 

시간을 되돌리더라도 시빅뉴스 문 두드려 인턴기자 되는 것 선택할 것

박상현 HCN 기자

사실 기자가 되기 위해 시빅뉴스를 찾은 건 아니었다. 그저 방학 동안 작문과 담쌓고, 나태해질 나의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 다행히 면접에 합격했다. 그리고 2019년 12월, 시빅뉴스의 인턴 기자가 됐다.

박상현 HCN 기자(사진: 본인 제공).
박상현 HCN 기자(사진: 본인 제공).

시작을 회상하면 두려움이 앞선다. ‘내가 기자라고? 내가 쓴 기사는 전공 시간에 썼던 과제 3개가 전부인데?’ 하지만 그 두려움은 이내 사라졌다. 하루 기사 두 건, 혹은 이틀에 기획 기사 한 건. 대학교 2학년에겐 자칫 가혹할 수도 있는 이 지도방식은 나를 빠르게 성장시켰다.

그때 썼던 기사들을 돌이켜보면 아쉬움이 남는다. 지금의 내가 같은 소재로 기사를 쓴다면, 더 완성도 높은 기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기사들은 당시 나의 최선이었다. 직접 취재원을 만나 취재하고, 현장에 가서 사진을 찍었다. 쉽게 쓰여진 기사들이 아니었기에 필연적인 아쉬움은 묻어두기로 했다. 또 그때의 경험이 자양분이 돼 지금의 HCN 신입기자 박상현을 만들었다.

2019년 12월은 사실 내가 많은 선택의 기로에 놓였던 시기이다. 하고 싶은 게 넘쳐나던 나에게 시빅뉴스도 그 선택지 중 하나였다. 하지만 시간을 되돌려 그때로 돌아간다면, 나는 다시 또 시빅뉴스의 문을 두드릴 것이다. 그 어떤 선택보다 값진 경험이 될 테니까. 나를 기자로 만든 건 ‘시빅뉴스’이니까.

 

시빅뉴스 인턴기자 활동 경력은 언론사 취업 성공의 열쇠

박명훈 뉴스1 기자

기자란 무엇일까? 원론적으로 말하면 시의성 있는 이슈들을 공익적 목적을 위해 시민들에게 정보 전달을 하는 직업일 것이다.

그러나 단순한 정의감이나 열정만 갖고 기자가 되기란 쉽지 않다. 기본적인 글쓰기 능력, 사회를 보는 기자의 눈, 시사 이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각을 넓혀야 하며 근본적으로 어떤 언론사이든 ‘취업’에 성공해야만 가능한 이야기다.

박명훈 뉴스1 기자(사진: 본인 제공).
박명훈 뉴스1 기자(사진: 본인 제공).

다양한 자격증이나 화려한 대외활동 경력 등도 취업하기 위한 중요한 ‘스펙’임은 자명하다. 그러나 내가 특별히 대단한 자격증이나 화려한 경력 없이도 취업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기자를 하고 싶은 뜨거운 열정과 더불어 ‘시빅뉴스 활동 경력’ 때문이었을 것이다. 언론사마다 다르겠지만 현장에서 만난 다양한 언론 관련 종사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화려한 스펙의 신입’보단 ‘당장 기사를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을 선호했던 것 같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처럼, 난 시빅뉴스에서의 실전 경험들을 안고 취업에 성공했으며 현장에서도 큰 무리 없이 ‘내 기사’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이는 취업이라는 전쟁에서 승기를 따낸 셈이다.

풋내기 대학생이 기자에 대한 열정을 가질 수 있게 해준 시빅뉴스가 ‘창간 10주년’이라는 소식을 들으니 감회가 새롭다. 시빅뉴스를 통해 많은 학생들이 언론인이라는 길에 한 발짝 더 가까워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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