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사랑해서 만든 영화, ‘바빌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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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사랑해서 만든 영화, ‘바빌론’
  • 부산시 북구 박서희
  • 승인 2023.03.08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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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영화를 사랑하는가? 나는 영화를 좋아하기는 하나, 사랑하지는 않는다. 할 것이 없으면 보긴 하지만, 굳이 찾아서 보진 않는다는 뜻이다. 영화는 나에게 그저 '심심풀이 땅콩'과 같은 존재이다. 실제로 본 영화도 많지 않다. 그러나 내가 본 작품들 중에서 사랑하는 영화를 꼽자면 영화 ‘라라랜드’이다. '라라랜드'만의 신나면서도 차분한 점, 감정을 표현하는 장면이 재미있어 좋아하기 때문이다.

영화 '바빌론'의 예고편 중 한 장면이다(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유튜브 캡처).
영화 '바빌론'의 예고편 중 한 장면이다(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유튜브 캡처).

내가 '바빌론'을 보기로 결심한 것은, '라라랜드'의 작가 데이미언 셔젤이 이 ‘바빌론’이라는 작품을 만들어 냈기 때문이다. '라라랜드'와 비슷한 영화일 줄 알았다. 그렇지만 내 예상과는 달랐다. ‘바빌론’은 나에게 충격을 가져다주었다.

나는 이 영화를 보자마자 ‘내 인생 최악의 영화, 너무 자극적이고 추잡하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영화평을 보니 나와는 정반대의 의견이 많았다. ‘내 인생 최고의 영화’ 라든지 ‘엄청난 감동을 받았다’ ‘영화를 사랑하게 되었다’ 이런 평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이유는 바로 나는 틀에 찍혀져 나오듯 비슷하고 진부한 영화들만 보고, 본 영화에 대해 궁금증과 호기심을 가지지 않고 기억을 바로 없애버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화 ‘바빌론’은 ‘일반적인 영화’가 아니라, 정말 솔직한 내용을 담은 특별한 영화이기 때문에 그저 나와는 맞지 않는 것이었다.

‘바빌론’은 1920년 당시 할리우드의 겉면만 아름답고, 속내는 더럽고 추잡한 모습을 솔직하게 담고 있다. 영화에는 할리우드 최고의 스타가 되고 싶은 넬리 라로이(마고 로비), 영화계에서 성공을 하고 싶은 매니 토레스(디에고 칼바), 당시 최고의 스타 잭 콘래드(브래드 피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별처럼 빛나는 할리우드는 밤새 술, 마약들과 같은 것으로 파티를 벌이고, 아침이 되면 술이 취한 채로 촬영을 한다. 캐스팅도 막무가내이고 노동자들의 목숨, 인권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그런 할리우드에 엄청난 변화가 찾아온다. 자막이 있는 영화가 아닌 바로 '소리가 있는 영화'의 탄생이다. 노력 끝에 할리우드의 스타가 됐지만 유성 영화의 사운드에 적응하지 못하는 '넬리'의 모습, 좋지 않은 목소리로 인해 관객들의 비웃음을 사 추락하는 '잭'의 이야기를 이 영화를 통해 볼 수 있다.

할리우드의 이면, '소리'라는 큰 변화, 엄청나게 성장해버린 현재의 영화산업을 이 영화 한편을 통해 모두 배울 수 있다. 189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을 가지고 있는 영화이지만, 할리우드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면 한 번쯤 보는 것을 추천한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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