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중간에 사람들이 뛰어나가더라고요”...영화관 특전 수령 경쟁 때문에 관람 분위기 망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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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중간에 사람들이 뛰어나가더라고요”...영화관 특전 수령 경쟁 때문에 관람 분위기 망쳐
  • 취재기자 하미래
  • 승인 2023.02.22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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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 열풍 속 다양한 특전 이벤트 진행돼
특전 갖고 싶다는 일부 팬들의 마음이 비매너 행동으로 이어져
남은 특전 수 알려주는 ‘재고 수량 공지’ 등 적절한 조치 필요해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특전으로, 특전 이벤트를 통해 영화를 본 뒤 포스터(왼쪽), 포토카드 세트(오른쪽) 등 굿즈를 받을 수 있다(사진: 취재기자 하미래).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특전으로, 특전 이벤트를 통해 영화를 본 뒤 포스터(왼쪽), 포토카드 세트(오른쪽) 등 굿즈를 받을 수 있다(사진: 취재기자 하미래).

“혹시 슬램덩크 특전 남아있나요?”

최근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누적 관객 수 330만 명을 넘으며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관람객들을 위한 특전 이벤트까지 줄줄이 나오면서 슬램덩크의 인기는 계속되고 있지만, 특전을 수령하는 과정에서 일부 관객의 비매너 행동이 문제가 되고 있다.

대학생 심재훈(24, 부산시 남구) 씨는 지난 18일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관람하러 극장에 갔다. 심재훈 씨는 “점심 영화였는데 사람이 정말 많았다”고 회상했다. 심 씨는 집중하며 영화를 보다 당황스러운 상황을 맞닥뜨렸다. 영화 중간에 갑자기 사람들이 우르르 상영관을 빠져나간 것. 심 씨는 “나중에 알아보니 슬램덩크 특전을 나눠주는 날이었다”고 설명했다. 심 씨는 “영화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사람들이 뛰어나가서 당황했다”며 “약 5분 동안 어수선해서 영화 감상에 방해됐다”고 말했다.

팬들 사이에서 통용되는 ‘특전’은 영화 관람전이나 관람 후 받을 수 있는 굿즈를 말한다. 특전 이벤트가 진행되는 동안 지정된 극장에서 영화를 예매한 후 수령할 수 있다. 특전으로는 필름마크, 포스터, 엽서, 포토카드 세트 등 다양한 상품이 준비되며 영화 상영 극장별로, 주별로 굿즈가 달라지기도 한다.

영화가 흥행할수록 특전을 얻기 위한 경쟁은 치열해진다. 특전 수령을 위해 일부 팬들은 영화 중간에 이탈하거나 매표소까지 뛰어가는 경우도 빈번하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관람한 대학생 김시은(24) 씨는 “슬램덩크를 보고 특전을 받고 싶었는데, 줄이 너무 길어서 포기했다”며 “줄 서 있는 사람이 너무 많아 통행이 어려울 정도였다”고 토로했다.

대부분의 특전은 영화 관람 후 수령할 수 있다. 하지만 영화사 ‘M’사의 경우 상영 전, 후와 관계없이 선착순 증정하기도 해 일부 사람들은 영화를 관람하지 않고 특전을 받기 위해 아침부터 줄을 빼곡히 서기도 한다.

특전 수령에 있어서 경쟁이 치열해지는 이유는 ‘선착순 증정’이기 때문. 특전은 선착순으로 증정되기 때문에 조기 소진될 수 있지만, 관람객들은 특전의 남은 수를 알 수 없다. 그렇기에 팬들은 특전이 소진됐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발걸음이 빨라진다. 영화관 아르바이트생 이 모(23) 씨는 “특전 이벤트가 있는 날은 영화관에 사람이 더욱 많다”며 “선착순 증정이라 많은 분이 남은 특전이 얼마나 되는지 물어보지만, 방침상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영화를 좋아하는 대학생 김 모(23) 씨는 “좋아하는 영화의 굿즈를 모으고 싶은 팬들의 마음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어 김 씨는 “다른 관람객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기 위해서는 영화사에서 적절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화관 내 특전의 남은 수량을 공지하는 등의 조치를 하는 것. 김 씨는 “특전이 얼마나 남았는지 알게 되면 영화 중간에 자리를 대거 이탈하거나 극장 내를 뛰어다니는 일은 줄어들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특전 수령으로 인한 문제는 매년 제기됐었다”며 “이제는 영화사들이 해결 방법을 고민해볼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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