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덕질 하느냐고요? 삶의 재미와 활력을 얻기 위해서죠!"
상태바
"왜 덕질 하느냐고요? 삶의 재미와 활력을 얻기 위해서죠!"
  • 취재기자 윤경은
  • 승인 2023.01.01 19: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학 1학년 이윤서 씨는 K팝그룹 NCT의 골수팬
서울 공연 찾아가고 2개월 준비해 생일카페 주최
“아마 저는 80살 넘어서까지도 덕질 할 것 같아요.”

큰 음악소리가 울려 퍼지고 수많은 사람들의 환호성이 들린다. 음악 소리에 맞춰 팬들의 응원이 공연장을 가득 채운다. 모두 K-POP 그룹인 ‘NCT 127’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모인 팬들이다.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을 가득 채운 팬들의 열기는 아주 뜨겁다. 그 사이에서 이윤서(21, 부산시 금정구) 씨는 목 놓아 소리치고 있다.

이윤서 씨는 부산대학교 사회학과에 다니는 1학년 학생이다. 낮에는 수업을 듣는 대학생, 저녁에는 고등학생들의 과외 선생님이 된다. 주말에는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쉴 틈 없는 생활을 하고 있다. 이러한 바쁜 삶 속에서 그녀의 활력이 되는 것은 무엇일까?

이윤서 씨는 어릴 적부터 K-POP 아이돌에 관심이 많았다. 여러 아이돌을 좋아해왔던 그녀지만 지금 팬 활동을 제일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집에만 있는 시간이 많았던 시기에 ‘NCT‘라는 그룹을 좋아하게 되었어요. 코로나19 때문에 콘서트에는 못 갔지만 앨범을 사고 포카를 모으는 게 재밌더라구요. 덕질의 종류도 다양하다는 것을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어요”라고 그녀는 말했다.

이윤서 씨가 NCT 127의 콘서트가 열리는 잠실종합운동장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 이윤서 씨 제공).
이윤서 씨가 NCT 127의 콘서트가 열리는 잠실종합운동장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 이윤서 씨 제공).

‘덕질’이란 어떤 분야를 열성적으로 좋아하여 그와 관련된 것들을 모으거나 파고드는 일을 뜻한다. 이윤서 씨는 코로나19로 인하여 팬 문화도 많이 변했다고 생각한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콘서트와 팬사인회 등 오프라인 행사 위주로 덕질을 했었어요.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행사를 할 수 없게 되자 팬들은 집에서 즐길 수 있는 덕질을 찾기 시작했죠. 그 중 제일 바뀐 점이 포토카드인 것 같아요.”

이윤서 씨가 모은 포토카드의 일부다(사진 제공: 이윤서).
이윤서 씨가 모은 포토카드의 일부다(사진 제공: 이윤서).

코로나19 이전에는 앨범의 구성품에 불과했던 포토카드지만 지금은 포토카드를 모으기 위해 앨범을 사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기획사에선 앨범뿐만 아니라 포토카드가 포함된 굿즈를 많이 출시한다. 이윤서 씨는 “처음엔 그냥 포토카드를 모으는게 재밌었지만, 제일 좋아하는 멤버의 포토카드를 뽑기 위해 앨범을 여러장 사게 돼요. 이게 중독이 되더라고요.”라며 앨범의 랜덤 포토카드가 과소비를 일으킨다고 했다.

이윤서 씨는 코로나19로 인해 더 활성화 된 팬 문화 중 ‘생일 카페‘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생일 카페‘는 좋아하는 연예인의 생일 축하하기 위해 팬들이 카페를 대관하여 모여서 축하하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오프라인 행사를 하지 못하니 팬들이 직접 행사를 만들기 시작한 것이다.

이윤서 씨가 주최한 생일 카페의 내부 모습이다(사진 제공: 이윤서).
이윤서 씨가 주최한 생일 카페의 내부 모습이다(사진 제공: 이윤서).

이윤서 씨도 좋아하는 아이돌인 NCT 재현의 생일 카페를 주최한 적이 있다. “생일 카페를 열고 싶어 하던 지인과 마음이 맞아서 주최하게 되었어요. 처음엔 단순히 생일을 축하해주고 싶고, 재밌을 것이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어요.” 그녀는 “특전의 디자인과 구성, 생일 카페 내부 꾸미기 등 생각보다 신경 쓸게 많고, 돈도 많이 들어서 사랑하는 마음이 크지 않았다면 끝까지 하지 못했을 거예요”라며 모든 생일 카페를 주최하시는 분들이 대단하다고 언급했다. 이윤서 씨는 생일 카페를 2개월 동안 준비했으며, 80만 원이 넘는 돈이 들어갔다고 밝혔다.

그녀는 “가끔 덕질에 너무 치우친 소비 패턴을 느낄 때 마다 그만두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좋아하는 아이돌을 가까이서 실제로 보고, 콘서트에 가서 응원할 때 마다 그만두고 싶은 마음은 사라져버려요”며 덕질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는 의지를 밝혔다.

이윤서 씨는 덕질을 할 시간이 있긴 할까 싶을 정도로 바쁜 삶을 살고 있다. 그녀는 “덕질이 없다면 이렇게까지 열심히 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할 때가 많아요. 힘든 하루를 좋아하는 아이돌의 영상을 보면서 마무리 하는 것도 좋고, 힘들게 번 돈으로 콘서트를 갈 때도 뿌듯하고 잊지 못 할 추억이 돼요.”라고 말했다.

그녀의 삶에 덕질이 도움이 될 때가 많다고 했다. “덕질을 하면서 사귄 사람들이 많아요. 같은 마음을 가지고 같은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을 만날 때는 아주 즐거워요. 학교 도서관에서도 같은 아이돌을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서 얼마 전에 같이 놀았어요.”라면서 덕질로 인해 인맥이 생기기도 한다는 점을 언급하며 웃기도 했다.

이윤서 씨는 마지막으로 한 마디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아마 저는 80살이 넘어서까지도 덕질을 하고 있을 것 같아요.”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