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라미드는 완벽한 균형을 유지해야만 존재, 자본가들이 간과했던 점...영화 ‘하이-라이즈’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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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라미드는 완벽한 균형을 유지해야만 존재, 자본가들이 간과했던 점...영화 ‘하이-라이즈’를 보고
  • 부산 남구 윤인제
  • 승인 2022.12.14 18: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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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로버트 랭 박사는 아내와 이혼 후 ‘하이-라이즈’라는 아파트에 입주하게 된다. 40층 규모인 이 아파트는 최고급 아파트답게 고소득층 사람들만 입주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70년대에는 상상하기도 힘든 모든 편의시설이 안에 다 마련되어 있다.

영화 ‘하이 라이즈’에서 로비의 모든 기둥들이 기울어진 삼각형의 모양을 하고 있다(사진: 네이버 영화).
영화 ‘하이-라이즈’에서는 로비의 모든 기둥들이 기울어진 삼각형의 모양을 하고 있다(사진: 네이버 영화 캡처).

감독은 영화 시작 단계에서 우리의 무의식 속에 ‘계급사회’와 ‘자본’이라는 타이틀을 넣기 위해 여러 장치를 심어둔 것을 확인해 볼 수 있었다. 엘리베이터나 여러 소품, 방안, 로비까지 뒤집어진 삼각형을 볼 수 있는데 삼각형은 피라미드의 상징이고 이 삼각형은 지표로써 계급사회를 연상시킨다. 불안정해 보이고 뒤집어진 삼각형은 계급의 붕괴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고 감독은 시청자의 무의식 속에 ‘계급사회’를 강화시킴으로써 영화는 전개가 된다.

랭은 베란다에서 일광욕을 즐기던 중 위층 주민의 초대로 하층 주민들의 파티에 참석하게 된다, 랭은 파티에 초대된 사람들과 대화를 통해 보이지 않는 층수 간의 계급을 느끼게 되었고 파티에 눈에 띄는 하층 주민으로는 임신을 했는데 흡연을 하는 여자, 텃세를 부리는 남자. 유부녀에게 플러팅을 하는 유부남 등 하층민의 삶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파티였다. 감독이 의도한 것이 하층민을 통해 인간의 원초적인 욕구를 드러내는 장면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이후 랭은 펜트하우스의 거주자이며 ‘하이-라이즈’의 설계자인 로열을 만나고 어째서인지 그의 마음에 들어 상층민 파티에 초대를 받았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상층민 파티에 참석한 랭이 보고 놀란 것이 있는데, 모두가 프랑스 귀족의 복장을 하며 말투까지 귀족 행세를 하는 것이었다. 상층 주민들은 정장을 입고 온 랭은 비웃었고, 직장동료이자 상층 주민인 먼로에게도 무시당하며 문전 박대까지 당하는 수모를 겪게 되었다.

이 영화를 관통하는 신화는 층수별로 계급이 나뉘는 계급사회이다. 상층 주민들은 파티를 할 때 귀족 행세를 하는 것은 누가 정한 것일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규칙은 특정 집단이 이득을 취하기 위해 조작되는 경우가 있다. 차별화를 만들고 적절한 사상을 만들어서 합리적인 주장이라며 정당화하기 위함이다.

영화를 보면 상층 주민들은 잦은 파티로 전기를 낭비하는데, 하층 주민들은 전기가 없어서 정전이 되고 가스를 쓸 수 없으며 심지어는 성추행도 당하는 일이 발생한다. 마치 ‘상층 주민들은 전기와 가스를 낭비해도 되고 하층 주민들을 아무래도 상관없으며 겁탈해도 된다’라는 무언의 규칙이 생긴 것처럼 말이다.

이에 시간이 지나면서 하층 주민들은 분노를 터트리기 시작했고 상층 주민들 또한 무력을 사용해서라도 자신들이 생각하는 계층 간의 질서를 바로잡으려고 하고 그렇게 계층 간의 대립은 심화 되어 갔다. 그뿐만이 아니라 건물의 잘못된 설계와 잘못된 관리로 인해 식료품은 썩어나가기 시작했고 살기 좋았던 ‘하이-라이즈’는 점점 더 쓰레기장이 되어 가기 시작했다.

사회적인 피라미드 또한 아래층이 흔들리거나 변동이 생기면 위층에도 영향이 미친다는 것이다. 건물을 지을 때 지반과 틀이 다져져야만 건물이 존재할 수 있는 것처럼 사회도 하부구조가 있기에 상부 구조가 존재할 수 있다.

즉, 하층민의 붕괴(노동 계급)는 상층민(자본계급)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때문에 상층민들은 무력이 아니라 대화와 타협을 통해 중간 지점을 조율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이-라이즈’는 계급사회를 바탕으로 자본주의에 관한 비판과 인간의 원초적인 욕망을 그대로 보여준 영화였다. 비평을 하기 위해 여러 번 영화를 봤는데 정말 난해하고 복잡한 영화였다. 감독의 의도를 완벽하게 파악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다양한 관점에서 볼 수 있는 영화임은 확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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