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진 구독서비스는 몇 개? ... 다양한 종류로 일궈진 구독 경제 활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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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진 구독서비스는 몇 개? ... 다양한 종류로 일궈진 구독 경제 활성화
  • 취재기자 김신희
  • 승인 2022.12.12 11: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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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경제경영연구소, 2025년에는 구독 경제 시장 100조 원 규모에 이를 것 추정
자동차 옵션은 기본, 후륜 조향 기능에 가속력 향상 등의 구독서비스도 생겨
돈 아깝지 않은 팬 활동, 애정하는 아티스트와 프라이빗 메시지로 덕질 유행
자취생 겨냥 귀찮은 빨래 세탁, 특식 위주 식사 구독 정기배송 서비스도 활성화

매달 통장에서 꼬박꼬박 새어나가는 돈이 있다. 대학생 이유나(24) 씨는 꾸준히 통장에서 자동이체되는 돈들이 아깝지 않다. 유나 씨가 신청한 구독서비스는 벌써 7개나 된다. 보지 못한 드라마를 날 잡고 정주행하는 취미는 ‘넷플릭스’  ‘웨이브’ 등의 OTT가 채워주고, 등하교 때 꼭 필요한 힐링은 ‘멜론’이라는 음악 사이트가 같이한다. 또한, 독실한 크리스천으로서 필요한 주님의 말씀은 ‘생명의 삶’이라는 신앙 서적을 통해 채우기도 한다. 이외에 더 많은 구독 경제를 이루고 있는 이유나 씨는 “신청한 구독서비스의 비싼 값보다, 편하고 즐겁게 누릴 수 있는 삶의 가치가 더 커요”라며 구독서비스에 대한 애착을 보였다.

크리스천 이유나 씨가 매달 꾸준히 정기배송 받는 신앙 서적이다(사진: 독자 이유나 씨 제공).
크리스천 이유나 씨가 매달 꾸준히 정기배송 받는 신앙 서적이다(사진: 독자 이유나 씨 제공).

구독 경제의 힘은 더욱 커져 우리에게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됐다. 이전에는 우유배달, 신문배달로만 생각했던 구독서비스가 현재에는 온-오프라인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한 것을 알 수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의 통계에 따르면 국내 구독 경제 시장의 규모는 2020년 40조 1000억 원에 달한다. 이 상승세를 미루어 보아 2025년에는 100조 원의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의 삶에 많은 영향을 준 구독서비스는 일시적으로 필요한 만큼 사용하겠다는 지혜로운 소비 생활에서 비롯됐다. 저렴한 가격으로 원하는 재화나 서비스를 꾸준히 받는다는 것은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하다. 우리가 살아감에 있어 깊은 곳까지 침투된 구독서비스는 생각보다 더 많고 다양하며 혁신적인 종류를 가지고 있다.

부가서비스 추가 제공하는 멤버십형 구독서비스

자동차에도 구독서비스가 있다. 더 이상 옵션을 더 채우나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독일 최대 자동차업체 메르세데스 벤츠는 자사 전기차 EQS에 후륜 조향 기능을 구독 형태로 제공한다. 연간 70만 원의 값을 지불하면 후륜 조향 기능을 선택해 4.5도로 꺾이던 뒷바퀴를 10도로 꺾을 수 있다. 이는 회전반경을 줄여 차선 변경, 주차, 유턴 등에 더 유용하다. 최근에는 전기차 가속력이 향상되는 구독 모델을 출시해 화제가 됐다. 연간 150만 원을 내면 시속 0㎞에서 100㎞까지 걸리는 시간(제로백)이 1초가량 빨라지는 기능을 구독화시키며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연예인을 통해 열심히 팬덤 활동하는 이들이 애용하는 플랫폼이 있다. 팬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디어유 버블’은 팬과 아티스트가 일상을 공유하고 직접 소통하는 프라이빗 메시지 서비스다. 달마다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선정한 아티스트와 전 세계 팬들이 1:1 채팅 형태로 메시지를 공유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되어 있다. 케이팝 아이돌 그룹 ‘더보이즈’를 덕질 중인 이은진(21) 씨는 “7900원 돈이 하나도 아깝지 않다”며 “(더보이즈 영훈) 오빠랑 메시지 하는 것은 7만 9000원을 내도 괜찮을 것 같다”며 디어유 버블의 서비스를 칭찬했다.

이은진 씨가 더보이즈 영훈과 ‘디어유 버블’ 플랫폼을 통해 프라이빗 메시지를 주고받는 중이다(사진: 독자 이은진 씨 제공).
이은진 씨가 더보이즈 영훈과 ‘디어유 버블’ 플랫폼을 통해 프라이빗 메시지를 주고받는 중이다(사진: 독자 이은진 씨 제공).

생필품처럼 일정 주기로 고정량이 필요한 정기배송 구독서비스

자취생 김지연(27) 씨는 매일같이 나오는 빨래가 귀찮기만 하다. 퇴근하고 집을 돌아오면 빨래할 옷들을 세탁기에 넣을 힘도 없이 녹초가 된다. 내일 신을 양말이 당장 없다는 걸 깨닫고 몸을 일으키지만 밀린 빨래를 세탁하고, 말리고, 갤 생각을 하니 눈앞이 깜깜해졌다. 그때 그녀의 머리에 얼마 전 스쳐 지나간 광고가 떠올라 핸드폰 앱 마켓을 들어갔다.

구독형 세탁 서비스 ‘런드리고’는 빨래가 힘든 자취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세탁소 마감 시간에 맞출 필요 없이 문 앞에 내놓고 모바일로 수거 신청 버튼 클릭 한 번이면 하룻밤 사이 깨끗해진 세탁물을 문 앞으로 배송해 준다. 생활 빨래뿐 아니라 운동화, 이불, 드라이클리닝 등 다양한 시스템을 제공해 김지연 씨에게는 혼자 해야 하는 집안일에 대한 고민을 한시름 던 셈이다. 그녀는 “빨래하기 싫다는 게으름과 더불어 집에서 말리는 세탁물에 꿉꿉한 냄새에 스트레스받아, 큰맘 먹고 건조기를 사야 하나 고민할 찰나 런드리고를 만나게 됐다”고 전했다.

세탁과 비슷하게 차려 먹기 힘든 자취생들을 위해 정기적으로 반찬이나 한 끼 식사를 배달해주는 구독서비스가 유행 중이다. 그중 특식을 위주로 배송하는 업체는 없었으나, 얼마 전 풀무원 디자인 밀에서 환자를 위한 식사 구독서비스가 신설됐다. ‘나에게 딱 맞는 맞춤 식단’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당뇨, 암 환자를 위한 식단을 만들어 신청 기간에 따라 매일 배송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제품은 1일 2식으로 조리만 한다면 식이조절이 필요한 고객들이 충분한 영양분을 얻을 수 있는 식단형으로 설계됐다.

풀무원 디자인 밀에서 출시한 질병 관리식단 정기배송 구독서비스(사진: 취재기자 김신희 캡처).
풀무원 디자인 밀에서 출시한 질병 관리식단 정기배송 구독서비스(사진: 취재기자 김신희 캡처).

다양한 구독서비스가 각자의 삶의 영역이 더 풍성해질 수 있도록 만들어주고 있다. 그러나 구독서비스가 늘어나며 장점이 상쇄되는 부분 또한 발생한다. 구독서비스의 해지 및 환불 절차로 인해 피해를 보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 이에 구독 경제 소비자 보호를 위한 세부 기준을 마련하는 여신전문금융업감독규정 개정안이 지난 8월부터 시행 중이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구독서비스의 약관을 꼼꼼히 읽어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유념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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