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감성’ 상징으로 급부상하며 젊은이들 새로운 관광지로 변신
해가 지면 대부분 가게 문닫아 썰렁...휴무 정보 친절한 안내 아쉬워
공휴일이나 주말에는 어딜 가나 사람이 많다. 부산에서는 서면, 남포동 등 여러 곳에 인파들이 몰리곤 한다. 인파 중에서도 젊음을 상징하는 MZ세대는 부산의 어느 곳으로 떠날까? 요즘 MZ세대는 ‘감성’이 있는 곳을 선호한다. 여기서 감성이란 그 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유의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은 부산 중에서도 어디로 감성을 찾아 떠났을까?
감성을 충족시킬만한 장소가 해운대구에도 있다. 바로 ‘해리단길’이다. 해리단길은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경리단길과 해운대의 ‘해’ 자를 결합해 만들어진 명칭이다. 이 길은 옛 동해남부선 해운대역이 폐쇄되면서 해운대 역사 뒤편 해운대구 우동 일대 골목에 카페랑 식당이 많이 생겨나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MZ세대의 니즈 감성 충족’… 젊은이들 정서 맞아 떨어지는 해리단길
해리단길에는 특히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카페와 식당이 줄지어 늘어서 있다. 추억을 쌓을 수 있는 사진관도 많이 들어서 있다. 그리고 연인과 가족, 친구끼리 놀러온 모습을 손쉽게 볼 수 있다. 이 곳에서 엄청난 추억을 만들고자 오는 게 아니라 소소하고 작은 추억을 만들고자 온다. 대학생 정모(23) 씨는 “연애운, 재물운 같이 운세 뽑는 게 소소한 재미가 있어요”라고 말했다.
또한 MZ세대는 장소, 메뉴, 분위기가 좋은 곳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같은 가격이라면 붉은 치마를 사는 것처럼 비슷한 가격이라면 분위기가 좋은 곳을 찾아간다. 그들이 좋아할 만한 환경이 잘 조성돼 있다. 사장님들이 인테리어, 심지어는 머그컵마저도 그들의 감성을 정조준하고 있다. 다른 프랜차이즈 카페에선 찾아보기 힘든, 그들만의 트렌디한 방식으로 젊은 세대의 감성을 충족시킨다.
다른 곳과는 차별화된 포토존들도 많이 있다. 벽에 그려진 벽화 또한 그 중 하나다. 많은 사람이 벽에 그려진 벽화를 배경 삼아 사진을 찍어 추억을 남긴다.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은 포토존 뿐만이 아니다. MZ세대가 추억을 만들기 위해 사진을 찍으러 가는 일명 ‘네컷 사진관’도 있고, 레트로 감성을 물씬 풍기는 사진관도 있다. 찾아온 사람이 추억을 만들기에 좋은 장소다. 이러한 것이 바로 그들이 해리단길에 제발로 찾아오게 만드는 매력, 바로 소소한 ‘감성자극’이 아닐까. 하지만 이런 해리단길에도 문제는 있었다.
오후 6시만 되도 문 닫는 가게 즐비...일몰 후 왔다간 허탕치고 발길 돌려야
해리단길은 감성으로 젊은 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아왔다. 감성 하나로 다른 곳과 다른 경쟁력을 통해 성장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고질적인 문제점이 있다. 바로 일찍 문을 닫는다는 점, 휴무일을 SNS로 공지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오후 6시만 되도 마감한 가게들이 즐비하다. 늦은 오후에만 와도 선택지가 많이 줄어드는 셈이다. 많은 가게들이 업종을 불문하고 이른 저녁 쯤엔 문을 닫았다는 팻말이 앞에 붙어있다.
그리고 휴무일을 SNS를 통해 공지하는 경우가 많다. 보통 인스타그램을 사용해 공지를 하는데, 전날이나 당일 공지를 올릴 때도 있어, 미리 알아보지 못하고 간 사람은 당황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무엇보다 SNS를 이용하지 않는 관람객은 휴무 정보조차 얻을 길이 없다.
부산의 명소 ‘해리단길’… 대한민국 최고를 지속하기를
해운대구에 따르면, 2019년 행정안전부가 주최한 지역골목상권 활성화 우수사례 발표대회에서 ‘해운대 해리단길’이 대한민국 최고 골목길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지역골목상권 활성화를 통해 성장한 골목이 어느새 대한민국 최고를 달성했다. 하지만 대한민국 최고인 해리단길도 완벽하진 않다. 앞으로 완벽에 계속해서 다가가며 대한민국 최고의 골목길 자리를 지켜나가는 해리단길을 기대해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