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개성대로 ‘꾸미기’에 진심인 MZ세대들...다꾸 방꾸 폰꾸 탑꾸 등 #다꾸 문화로 자리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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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개성대로 ‘꾸미기’에 진심인 MZ세대들...다꾸 방꾸 폰꾸 탑꾸 등 #다꾸 문화로 자리잡아
  • 취재기자 김민경
  • 승인 2022.11.18 08: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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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 꾸미기에서 방 꾸미기까지, 하나의 문화가 된 꾸미기 활동
꾸미기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나타낼 수 있어
식지 않는 꾸미기 열풍, 쇼핑몰도 바쁘고 소비자도 바쁘고

“무언가를 오직 제 감성으로만 가득 채워나갈 수 있어서 좋아요!”

다이어리 꾸미기부터 시작해 방 꾸미기, 폰 꾸미기, 폴라로이드 꾸미기 등 다양한 분야를 자신의 취향대로 꾸미는 활동의 열기가 식지 않고 꾸준히 MZ세대의 관심을 끌고 있다.

흔히 다꾸, 방꾸, 폰꾸, 탑꾸라고 불리는 꾸미기 활동 ‘O꾸’는 10~20대에게 소소한 취미생활을 넘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본인만의 감성으로 열심히 꾸민 후 개인 SNS에 올리거나 주변 친구들에게 보여주며 소소한 행복을 누리고 자기만족을 얻는다. 인스타그램에 해시태그 #다꾸를 검색하면 345만 개의 게시물이 나오고 #방꾸미기를 검색하면 105만 개의 게시물이 나온다. 이렇게 SNS를 통해서 본인의 꾸미기 활동을 공유할 수 있으며 타인의 꾸미기 활동을 구경하면서 다양한 감성을 즐기고 배워나갈 수 있다.

꾸미기 활동 열풍의 시초라고 말할 수 있는 활동은 ‘다이어리 꾸미기’다. ‘다꾸’는 아기자기한 스티커들과 형형색색의 볼펜들, 그 외 엽서나 사진들까지 준비하는 순간 시작된다. 초등학교 때부터 스티커 모으는 것이 취미였던 대학생 윤유정(21) 씨는 중학교 때부터 플래너를 쓰기 시작했는데 공부 내용만 적기에는 딱딱해 보여 스티커를 활용한 다꾸를 시작하게 되었다.

다이어리를 꾸미는 사람들에게는 각각 본인만의 다꾸 핵심이 있다. 누군가는 알록달록한 스티커, 누군가는 무채색으로 간단하게, 누군가는 그림 그리기가 핵심이 될 수 있다. 윤 씨는 “지금 하고 있는 나만의 다꾸 핵심은 ‘손그림 일러스트’”라며 “색깔이 다양하지 않아도 한눈에 볼 수 있는 그림을 다이어리에 그리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씨는 “핵심이 손그림 일러스트인 만큼, SNS에 귀여운 캐릭터가 있으면 저장해두거나 직접 마음에 드는 일러스트를 검색해서 다꾸할 때 쓰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윤유정 씨가 꾸민 다이어리의 모습이다. (사진: 독자 윤유정 씨 제공)
윤유정 씨가 꾸민 다이어리의 모습이다. (사진: 독자 윤유정 씨 제공)

다이어리 꾸미기에 이어 사람들은 더 넓게 나아가 ‘방 꾸미기’에도 도전하기 시작했다. 자신이 직접 생활하는 ‘방’이라는 독립된 공간을 본인이 추구하는 감성으로 채워 나갔다. 작은 소품부터 기능적인 가구들까지, 취향대로 바꿔가며 새로움과 뿌듯함을 느꼈다.

방꾸러들(방을 꾸미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방을 꾸미게 된 계기는 인스타그램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방꾸’는 최근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감성으로 예쁘게 꾸민 후 SNS에 올리기 때문에 하나하나 구경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는 반응이 대다수다. 방꾸를 하고 있는 대학생 서성희(23) 씨는 “인스타를 보면서 예쁘게 방을 꾸며 놓은 사람들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꾸며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시작하게 되었다”며 “처음에 확 다 바꾸려 하기보다는 서서히 방을 꾸며 나갔다”고 말했다.

다른 꾸미기 활동보다 방꾸는 꾸미기 대상이 넓어서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더 많다. 서성희(23) 씨는 실제 방꾸를 할 때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조화’라고 설명했다. 서 씨는 “내가 추구하는 꾸미기 방향과 현재 내 방의 조화가 잘 어우러지는지, 실용적인지를 먼저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고 얘기했다.

서성희 씨가 꾸민 방의 모습이다. (사진: 독자 서성희 제공)
서성희 씨가 꾸민 방의 모습이다. (사진: 독자 서성희 씨 제공)

‘다꾸’, ‘방꾸’를 넘어 이제는 아이돌 팬 문화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탑꾸’도 있다. ‘탑꾸’란 아이돌 포토카드를 따로 보관할 수 있는 PVC 재질의 케이스인 ‘탑로더’ 꾸미기의 준말이다. 다양한 스티커와 글라스데코 제품들을 이용해 자신만의 스타일대로 투명한 톱로더를 하나하나 꾸미는 것이다.

이렇게 열심히 꾸민 톱로더에 자신의 ‘최애’ 아이돌 포토카드를 넣어 소중하게 보관하고 어디를 나갈 때마다 가방에 넣어 다니기도 한다. 특히, 식당을 갈 때 각자 좋아하는 아이돌의 포토카드를 넣은 톱로더를 챙겨와서 음식과 함께 ‘예절샷’을 찍는 게 요즘 아이돌 팬들 사이에서 소소한 유행이 되기도 했다. 대학생 김나희(22) 씨는 “친구들과 밥 먹으러 가서 예절샷을 찍을 때 내 아이돌의 포토카드가 더 예쁘게 나왔으면 하는 마음에 탑꾸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좋아하는 아이돌이 각자 다 다른 만큼, 팬들마다 톱로더를 꾸미는 방법도 여러 가지다. 자신의 ‘최애’ 아이돌이 좋아하는 캐릭터, 닮은 캐릭터를 중심으로 꾸미기도 하고 좋아하는 색에 맞춰 색감 중심으로 꾸미기도 한다. 김 씨는 “연예인과 어울리는 캐릭터로 탑꾸를 하는 편”이라며 “예를 들면 좋아하는 연예인이 강아지를 닮았으면 톱로더에 강아지 모양의 파츠를 붙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김나희 씨가 꾸민 톱로더의 모습이다. (사진: 독자 김나희 씨 제공)
김나희 씨가 꾸민 톱로더의 모습이다. (사진: 독자 김나희 씨 제공)

MZ세대들은 이렇게 다양한 분야에서 꾸미기 활동을 통해 자신의 개성을 찾아가고 또 자신을 표현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나타내고 있다. 쉽사리 식지 않는 꾸미기 열풍에 여러 문구 쇼핑몰은 연말을 맞아 2023년 다이어리와 같은 다양한 꾸미기 상품들을 준비하고 있으며, 소비자들은 이 열풍에 동참하며 새로운 꾸미기 트렌드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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