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 감성 그게 대체 뭐길래... 카페 ‘공사장 인테리어’ 과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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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 감성 그게 대체 뭐길래... 카페 ‘공사장 인테리어’ 과열
  • 취재기자 도영서
  • 승인 2022.11.10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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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부산진구 전포동 카페거리의 카페들은 공사가 덜 된 듯한 인테리어로 눈길을 끈다. 한 눈에 보기에도 앉기조차 힘들어 보이는 카페들이 즐비하다.

부산 부산진구 전포동에 위치한 카페 내부는 공사장 인테리어로 인해 의자와 테이블을 구분하기 어려운 공간임을 보여준다 (사진: 취재기자 도영서).
부산 부산진구 전포동에 위치한 한 카페 내부. 공사장 인테리어로 인해 의자와 테이블을 구분하기 어려워 보인다 (사진: 취재기자 도영서).

바닥엔 자갈이 깔려 있어 의자가 흔들리는가 하면 공사가 끝났는지 구분하기 어려운 카페도 있다. 또한 의자와 테이블 높이가 같아 음료를 마시기에 어려움을 겪는 인테리어도 볼 수 있다.

최근에 생기는 카페들은 공간의 개성을 중요시해 의자, 테이블 등 기존의 카페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로 인테리어를 구성한다. 또한 주택, 창고, 공장 등을 개조해 카페로 재탄생시켜 개성 있는 공간으로 만들기도 한다.

이렇듯 낡은 공장 느낌을 나타내는 인더스트리얼 인테리어가 유행이다. ‘인더스트리얼 인테리어’는 사람들 사이에서 ‘공사장 인테리어’라고 부르기도 한다. ‘공사장 인테리어’ 모습을 한 카페, 식당이 부산 부산진구 전포 카페거리에 가득하다. 주말만 되면 앉기조차 힘든 카페에 사람들이 가득하다.

‘공사장 인테리어’가 유행하게 된 이유에는 인스타 감성과도 연관이 깊다.

현재 20, 30대 청년 중 SNS(인스타그램)를 하지 않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다. SNS를 통해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는 것이 하나의 생활로 자리를 잡았다. 사람들은 ‘인스타 감성’에 걸맞은 장소에 방문해 사진을 찍어 SNS에 공유한다.

한 여성이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에 위치한 카페 ‘랑데자뷰’에서 인스타그램 등 SNS에 글을 게시하기 위해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취재기자 도영서).
한 여성이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인스타그램 등 SNS에 올리기 위해 사진을 찍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도영서).

프랜차이즈 카페는 편의성과 실용성을 높이다 보니 다소 개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감성 카페’에 방문해 사진을 촬영하고 SNS에 게시하는 활동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인더스트리얼 인테리어에 불만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도 있다. 인스타 감성에만 치중해 편하게 차 한잔하며 휴식을 취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카페의 존재 이유가 사라졌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카페 방문을 즐기는 대학생 박은비(22) 씨는 “의자와 테이블 높이가 같은 카페에 방문하면 음료와 디저트 섭취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했다. 그는 “카페에 방문해 사람들이 감성 사진만 찍기 바쁜 모습을 보며 휴식을 취하는 공간인 카페의 정의를 잃어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포항시의 ‘E’ 프랜차이즈 카페 직원 박예진(22) 씨는 “프랜차이즈 카페는 편리성에 집중해 의자나 테이블이 인체에 맞게 배치돼 있는데 감성 카페는 감성과 개성을 중요하게 여겨 애초에 카페에 갈 때 사진을 찍으려는 목적으로 방문한다”며 “감성 카페도 인테리어에만 열중하는 것이 아닌 공간이 주는 편리성을 좀 더 생각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공사장 인테리어 모습을 한 카페를 방문했을 때, 차를 마시며 휴식을 취하는 모습이 아닌 SNS에 올리기 위해 사진만 찍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모두가 약속이라도 한 듯 주문한 음료가 나오면 사진부터 찍고 보는 것이다.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아닌 카메라 셔터 소리만 들린다. 사진을 찍고 본인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카페를 방문하는 것이 요즘 양상이다.

외식업계에서는 인스타그램 등 SNS에 감성 사진을 게시하는 유행이 사라지지 않는 이상 공간 개성을 중요시하는 카페는 계속해서 생겨날 것이라고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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