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롤러코스터를 직접 걸어서 올라간다? … 포항의 떠오르는 핫플레이스 ‘스페이스 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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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롤러코스터를 직접 걸어서 올라간다? … 포항의 떠오르는 핫플레이스 ‘스페이스 워크’
  • 취재기자 이서원
  • 승인 2022.11.07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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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 25m 높이에 스페이스 워크 총 트랙길이 333m 아찔... 변화무쌍한 곡선의 부드러움과 웅장한 자태
포스코가 117억 들여 총 2년7개월간 317톤의 프리미엄 스테인리스 강재 사용, 제작한 뒤 포항시에 기부
독일 하이케 무터 작가 부부가 '빛과 철의 노래' '느리게 함께 하늘을 예술을 걷다'는 콘셉트로 디자인 해

“에버랜드에는 T 익스프레스, 경주월드에는 드라켄, 포항에는 스페이스 워크!”

사람들이 스페이스 워크를 직접 걸으며 체험하고 있다 (사진: 취재기자 이서원).
관광객들이 스페이스 워크를 직접 걸으며 체험하고 있다 (사진: 취재기자 이서원).

경북 포항 환호공원은 휴일이면 새로 만들어진 조형물을 체험하기 위해 모여든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체험을 위해 많은 인파가 몰리며 50m 이상의 긴 줄이 생기기도 했다. 이렇게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이 조형물은 언뜻 보기에는 롤러코스터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롤러코스터가 아니다.

그것의 이름은 바로 ‘스페이스 워크(Space Walk). 스페이스 워크는 철 구조물 트랙을 따라 걸으면서 환호공원, 포항제철소, 영일만, 영일대해수욕장 등 주변 풍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도록 설계된 국내 최대 규모의 체험형 조형물이다. 현재 포항의 새로운 핫플레이스로 자리 잡고 있으며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에게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곳곳이 포토존'… 눈길·발길 사로잡는 공간

스페이스 워크를 체험 중인 사람들 뒤로 영일대 바다가 펼쳐져 있다 (사진: 취재기자 이서원).
스페이스 워크를 체험 중인 사람들 뒤로 영일대 바다가 펼쳐져 있다 (사진: 취재기자 이서원).

스페이스 워크는 용 한 마리가 있는 것처럼 굉장히 화려하고 심장을 두근두근 거리게 만드는 압도적인 비주얼로 사람들을 맞이한다. 관광객들은 먼저 화려하고 웅장한 스페이스 워크의 전체적인 외관을 눈에 담느라 바쁘다. 그리고 입장해 계단을 따라 올라간다. 올라가다 보면 두 갈래 길이 나온다. 왼쪽으로 가면 난이도가 높은 급경사 코스, 오른쪽으로 가면 초보자용 완만한 코스다. 롤러코스터를 연상케 하는 360도 회전되는 구간은 실제로 걸을 수 없는 구조라 통행을 막는 철문이 설치돼있다. 때문에 두 코스 모두 갔던 길을 다시 되돌아오는 구조로 만들어졌다.

급경사 코스, 완경사 코스 등 있어 선택 가능

먼저 왼쪽 급경사 코스는 스릴을 즐기시는 사람들을 위한 맞춤형 코스로 구름 위를 걷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중간 지점쯤 올라가면 밑으로는 환호공원이 보이고 저 멀리로 포항 시내가 한눈에 보인다. 입이 벌어질 정도로 절경이다. 중간 지점을 지나 마지막 급경사를 오르면 무서움을 다 잊게 될 정도로 환상적인 꼭대기 뷰가 눈앞에 펼쳐진다. 또한 제일 높은 곳에서 계단이 흔들리는 것을 느껴보면 무중력 느낌이 나는 것도 같다. 이렇게 아찔함과 스릴을 좋아하는 분들은 왼쪽 급경사 코스를 추천한다. 다음 오른쪽 완만한 코스는 왼쪽보다 훨씬 완만하고 길이 더 길게 뻗어있어 걷기에 상당히 좋다. 따라서 아이들, 어르신들이 체험하기 안성맞춤이다. 계속 올라가다 보면 왼쪽 코스와 또 다른 360도로 탁 트인 포항의 시내와 바다의 풍경을 볼 수 있다.

해질녘 스페이스 워크 걸으면 우주에 온 느낌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스페이스 워크를 방문할 때는 해지는 시간에 맞춰 가는 것을 추천한다. 해가 지기 시작하면서 시시각각 바뀌는 다채로운 하늘을 보며 스페이스 워크를 걸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해가 져서 어두워질 때는 스페이스 워크에 불이 켜지면서 완전히 우주에 와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꼭 시간을 잘 맞춰 방문 시 스페이스 워크의 다양한 매력을 느껴보길 바란다.

이렇게 스페이스 워크를 방문한다면 정말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한 시원함과 하늘과 바다 위 그리고 우주 속을 걷는 듯한 신기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정말 나도 모르게 카메라를 켤 수밖에 없다. 그와 동시에 바람도 많이 불고 흔들리기 때문에 스릴을 느낄 수 있고 아래를 봤을 때 아찔함도 함께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스페이스 워크가 매력적인 공간임에는 틀림없다.

주부 김정희(48, 부산시 해운대구) 씨는 “큰 기대 없이 연휴라서 그냥 가족끼리 와봤는데 너무 멋있게 잘 만든 것 같다. 특히 올라가서 볼 수 있는 풍경이 예술”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대학생 최규민(24, 포항시 북구) 씨는 “항상 포항에는 바다 빼곤 놀 거리가 마땅치 않았는데 이렇게 멋진 사진도 건지고 데이트할 수 있는 곳이 생겨 좋다”고 말했다.

트랙길이 333m는 포항의 상징인 철(Steel), 빛(Science), 바다(Sea) 등 3S 의미

스페이스 워크의 총 트랙 길이는 333m, 가로 60m, 세로 57m, 높이 25m로 변화무쌍한 곡선의 부드러움과 웅장한 자태를 지니고 있다. 트랙의 길이 333m는 포스코, 포항시, 포항시민의 상생, 협력, 미래를 상징하는 숫자이며, 포항의 상징 3S인 철(Steel), 빛(Science), 바다(Sea)를 의미하기도 한다.

스페이스 워크는 포스코가 117억 원을 들여 기획부터 완성까지 총 2년 7개월 동안 만들어 지난해 완공한 후 포항시에 기부했다. 총 717개의 계단으로 그 무게는 317톤(콘크리트와 조명을 제외한 무게)이다. 100% 포스코 제품 철강재로 제작됐으며, 해안가에 위치한 점을 감안해 부식에 강한 프리미엄 스테인리스 강재로 만들어졌다. 또한 대형 구조물인 만큼 안전을 최우선으로 포스코의 역량과 기술력을 총동원해 법정 기준 이상의 풍속과 진도 6.5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그리고 동시 수용 인원을 150명 이내로 제한해 인원을 초과하거나 강우나 8m/s 이상의 강풍 등의 기후 변화가 있는 경우 출입 차단 장치가 자동으로 작동되도록 만들어졌다.

스페이스 워크의 디자인은 독일 부부 작가 하이케 무터(Heike Mutter, 1969년 생)와 울리히 겐츠(Ulrich Genth, 1971년 생)가 포항의 정체성을 담아 디자인했다. 포항 일월(日月) 신화의 ‘빛’과 대한민국 경제발전의 원동력인 ‘철’을 바탕으로 한 ‘빛과 철의 노래’, 그리고 ‘느리게, 함께 하늘을, 예술을 걷다’라는 콘셉트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스페이스 워크의 이름은 마치 우주 공간을 유영하는 듯한 즐거움을 선사한다는 뜻에서 붙여졌다. 또한, 구름이 살포시 내려앉은 모습을 닮았다고 하여 클라우드(구름)이라는 애칭도 있다.

입장료는 FREE, 키 110cm 이상이면 OK!

스페이스 워크를 체험하기 위해 사람들이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 (사진: 취재기자 이서원).
스페이스 워크를 체험하기 위해 사람들이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 (사진: 취재기자 이서원).

스페이스 워크의 입장료는 무료이고 별도의 예약은 필요 없다. 운영시간은 평일 오전 10시에서 오후 8시까지, 주말ㆍ공휴일은 오전 10시에서 오후 9시까지다. 신장 110㎝ 이하의 어린이는 체험이 불가하고 만 12세 어린이는 보호자와 함께 이용해야 한다. 방문 시에는 도보로 대략 5~10분 거리에 위치해 있는 환호공원 주차장, 포항시립미술관 주차장, 두무치 공용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풍속과 지진에도 끄떡없다지만 글쎄”… 미흡한 안전장치에 우려의 목소리도

스페이스 워크는 출입구가 한 곳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올라가고 내려가는 사람들의 동선이 겹친다. 그런데 공간도 많지 않아서 서로 피해 가면서 이동해야 한다. 심지어 구조물까지 흔들리니 꽤 많이 위험하다. 또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중간에 멈춰있게 되면 이동이 더욱 불편해진다. 시민 박준호(32, 대구시 수성구) 씨는 “조형물에서 사람들끼리 서로 부딪치는 경우가 많다”며 “잘못하다 넘어지게 된다면 2차 피해도 우려된다”고 걱정했다.

스페이스 워크 아래 사람들이 구경하며 사진을 찍거나 앉아서 쉬고 있다 (사진: 취재기자 이서원).
스페이스 워크 아래 사람들이 구경하며 사진을 찍거나 앉아서 쉬고 있다 (사진: 취재기자 이서원).

또한 모자가 아래로 떨어지는가 하면, 사진 촬영을 하다가 휴대폰이나 카메라 등 자칫 아래로 물건이 떨어질 위험성이 농후했다. 조형물 바로 아래는 줄을 서 있거나 앉아서 쉬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낙하물에 대한 대비는 전혀 없었다. 구조물의 높이가 높은 만큼 낙하사고 방지를 위해 대책 마련이 더욱 필요해 보인다. 대학생 이유진(21, 울산시 중구) 씨는 “흔들리는 조형물을 체험하는데 막상 안전장치가 전혀 없다. 불안해서 얼마 가지 못하고 내려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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