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전장연 출근길 시위 재개...‘장애인 이동권’ 언제 보장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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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 전장연 출근길 시위 재개...‘장애인 이동권’ 언제 보장받나
  • 부산시 진구 정세윤
  • 승인 2022.09.24 20: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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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가 권리 예산 반영을 촉구하는 출근길 지하철 집회를 재개했다. 나는 이러한 집회가 장애인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겪는 어려움에 대해 비장애인들이 공감하기 위한 필요한 과정이라 생각했지만, 오히려 이 집회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에 많아 놀랐다.

실제 장애인들은 우리나라 대중교통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장애인들이 버스를 이용할 경우, 발판이 제대로 설치돼 있지 않아 지체되는 운행시간에 혹여나 기사를 당황하게 하거나 다른 승객에게 피해를 줄 것 같아 지하철로 발걸음을 옮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하철역 또한 교통약자 편의시설이 많지 않고, 엘리베이터 안내표지판도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다. 최후의 수단인 교통약자 콜택시마저도 수요가 공급을 따라잡지 못한 배차 지연 문제가 심각해 2시간 이상 기다려야 할 때도 있다.

나도 이들과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한때 어깨가 좋지 않아 어깨 메는 가방 대신 캐리어처럼 바퀴 달린 가방을 끌고 다닌 적이 있었다. 지하철역에서 바퀴 달린 가방으로는 계단을 이용하기 힘들어 역사 내 엘리베이터나 경사로를 찾아다녀야 했다. 곧 바퀴가 있는 이동 수단을 가지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굉장히 힘든 일이란 사실을 알게 됐다.

역사에 설치된 엘리베이터가 많지 않아 나는 오래 걸을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엘리베이터나 경사로 위치를 알려주는 안내표지판조차 제대로 돼 있지 않아 이동 경로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결국엔 약속 시간을 맞추기 위해 내가 직접 무거운 가방을 들고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해야 하는 날이 많았다.

나는 신체적으로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급한 순간엔 가방을 손에 들고 계단을 오르내릴 수 있었지만, 휠체어를 타거나 계단을 오르내리기에 몸이 불편한 사람들은 평소 이런 지하철을 이용하는 데 있어 무척이나 많은 어려움을 감당해야 한다는 것을 간접적으로나마 공감할 수 있었다.

현재 전장연 시위는 출근 시간을 지연시키는 등 출근에 지장을 준다는 이유로 많은 이들의 질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단 일주일, 단 하루 동안 출근 시간을 보장받지 못했다면 장애인들은 자신의 일평생을 약속 시간과 출근 시간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권리 예산 반영을 촉구하는 출근길 지하철 집회를 재개했다(사진: pixabay 무료이미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권리 예산 반영을 촉구하는 출근길 지하철 집회를 재개했다(사진: pixabay 무료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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