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 RF, DH 등 선수 포지션 설명부터 어려워
어려운 야구 표현이 팬 유입 및 유지 막을 수도

남녀노소 모두가 좋아하는 스포츠인 ‘야구’에 방해물이 생겼다. 야구 팬인 60대 A 씨가 말했다. “요즘은 야구가 어려워.”
성별을 불문하고 10대부터 70, 80대도 야구를 즐긴다. 넓은 구장에서 팬들이 한마음이 되는 응원문화와 긴 경기 시간 동안 집중하게 만드는 박진감, 무엇보다 승리했을 때의 쾌감이 야구라는 스포츠에 빠지게 한다. 그런 스포츠에 팬의 유입과 유지를 막는 장벽이 생겼다. 바로 ‘야구 용어’ 때문이다.
야구 중계 화면에는 영어 약자가 많이 보인다. 일부 중계 방송사에서는 선수의 포지션을 설명할 때 SS, RF, DH 등의 용어를 사용한다. SS는 Short Stop의 약자로 유격수를 뜻하고, RF는 Right Fielder로 우익수를, DH는 Designated Hitter로 지명타자를 의미한다. 야구를 자주 보는 사람이라면 익숙하겠지만, 야구를 처음 보는 사람과 영어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영어 단어가 무엇을 뜻하는지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야구에서는 기록이 중요하다. 몇 승, 몇 패를 했는지, 평균자책점은 어떻고 안타율과 장타율은 어떤지 등 기록된 수치가 선수를 설명하기 때문이다. 기사나 야구 해설, 중계 화면에는 선수 기록을 설명할 때 한글 대신 영어 약자가 나타나기도 한다. 영어로 자주 쓰이는 투수의 WHIP는 이닝당 출루허용률을 나타내고, QS는 Quality Start의 약자로 투수가 6이닝 이상 3점 이하의 자책점을 허용한 경우를 의미한다. 타자의 기록 역시 출루율과 장타율의 합을 뜻하는 OPS,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를 말하는 WAR 등 어려운 용어가 가득하다.
기아 타이거즈 팬인 60대 A 씨는 “요즘은 왜 이렇게 영어로 쓰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A 씨는 “나는 야구를 오래 봐서 괜찮은데, 영어를 잘 모르는 어르신들이 보면 이해가 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야구를 좋아한 지 1년 된 대학생 김연지(23, 전북 군산시) 씨는 “처음엔 야구 룰이 어려웠었는데, 지금은 용어가 더 어렵다”고 말했다. 연지 씨는 “야구 용어가 영어로 돼 있고 옆에 숫자가 붙어있으니, 그 숫자가 낮은 게 좋은지 높은 게 좋은지 이해가 안 된다”고 얘기했다.
어려운 야구 용어는 팬의 유입을 막을 뿐만 아니라 팬 유지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김 씨는 “야구는 남녀노소 인기가 많은 스포츠인 만큼, 용어가 좀 더 친절해서 모든 사람이 편하게 야구를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