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먹방 트렌드의 등장 ‘소식 먹방’과 ‘소신 먹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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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먹방 트렌드의 등장 ‘소식 먹방’과 ‘소신 먹방’
  • 취재기자 김연우
  • 승인 2022.08.24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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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여유있게 먹는 소식 먹방러들 '주목' 받아
적당한 '소식'은 오히려 '대식' 먹방 틀을 깨주기도
'면치기' 먹방, 다양한 '소신 먹방' 중 하나로 인정해야 하나

최근 ‘먹방(먹는 방송)’ 콘텐츠의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많은 양을 차려놓고 입안 가득 먹는 먹방이 아닌 적당한 양을 천천히 씹어먹는 편안한 먹방이 탄생했다.

이러한 ‘먹방’을 보여주는 사람들을 ‘소식좌’라고 칭한다. 적게 먹는 사람을 뜻하는 신조어다. 억지로 재미를 위해 먹지 않고 천천히 여유있게 먹는 먹방은 오히려 시청자들에게 호감을 줬다. 평소 자신의 식습관도 돌아볼 수 있고 ‘먹방’을 보는 시간이 힐링이 되었다는 것이다.

프로듀서 코드쿤스트는 '나혼자산다'에 출연해 밥 먹는 것이 귀찮아 소매로 식사준비를 하고 있다(사진: MBC 유튜브 캡쳐).
프로듀서 코드쿤스트는 '나혼자산다'에 출연해 밥 먹는 것이 귀찮아 소매로 식사준비를 하고 있다(사진: MBC 유튜브 캡쳐).

처음 ‘소식먹방’을 알렸던 연예인은 프로듀서 겸 랩퍼 코드쿤스트이다. 코드쿤스트는 MBC 예능프로그램 ‘나혼자산다’에 출연해 바나나로 한 끼를 먹고 음식 냄새를 오래 맡으면 배가 불러서 많이 먹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해 화제가 됐다. 처음엔 보통 사람들과 다른 그의 식습관이 유머로 소비됐지만, 점점 그를 이해하는 시청자들이 많아졌다. 네티즌들은 코드쿤스트편이 방영되자, “냄새 오래 맡으면 밥 먹기 싫어지는거 인정” “밥 먹는게 귀찮을 수 있다” “나도 저렇게 좀 덜 먹었으면” 등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물론, 필수 영양분조차 섭취하지 않는 그의 모습은 충분히 우려될만 하다. 밥대신 김을 먹거나 작은 고구마를 먹는 모습에 시청자들은 소식도 너무 과한것이 아니냐는 반응이다. '소식먹방'이 청소년들 사이에 유행처럼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너무 과한 소식이 아닌 적당한 소식문화는 많이 먹어야한다는 '대식먹방'의 벽을 깨줬다. 밥을 맛있게 많이 먹지 않으면 안타까운 시선을 보내던 방송가들도 이전보다 다양한 방향으로 편집본을 생산하고 있다. ‘소식좌’들의 식습관을 인정하고 하나의 문화로 존중해주는 듯한 숏폼 영상들도 SNS에 대거 올라온다.

‘소식먹방’은 이제 ‘소신먹방’이라고도 불린다. 자기 소신껏 먹을 수 있는 양을 먹고 배부름을 느끼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일명 ‘면 치기’ 식사습관이 ‘소신먹방’인지 ‘민폐먹방’인지에 대한 논쟁이 인터넷을 달궜다. ‘소신먹방’이라 할지라도 함께 식사하는 사람에게 피해가 안가야 하는데, 시끄러운 ‘면 치기’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얼마전 MBC 예능 프로그램 ‘전지적 참견시점’에서 배우 이정재의 ‘면 끊어먹기’ 영상이 SNS에서 퍼지면서 논란은 시작됐다. 이정재가 소리없이 면을 먹자, 방송인 이영자는 “국수를 먹으면서 소리를 안내요?”라며 이를 의아하게 생각했다. 먹방의 대가로 불리는 이영자가 ‘후루룩’ 소리를 내며 먹자 프로그램 패널들은 “그렇지, 이렇게 먹어야지”라며 호응했다.

시청자들은 해당 방송에 대한 다양한 지적을 내놓았다. 일부 트위터 이용자들은 “소리 내면서 먹는게 매너인 식문화는 없다” “면치기 하면 국물 다 튀고 내용물도 보인다” “면치기 자체가 일본에서 온 문화” 등 면치기에 대한 좋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 반면, ‘면치기’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목소리도 있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예전부터 있었던 문화인데 새삼스럽다” “면도 마음대로 못 먹냐” 등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소식먹방’이 새로운 먹방 문화로 자리잡으면서 다른 ‘먹방’ 문화까지도 심판에 오르고 있다. 하지만 대리만족감을 주는 콘텐츠인만큼 시청자가 보기에 불편한 ‘먹방’이라면 좋지 않은 식습관일지도 모른다. 본인의 식습관에 ‘소신’을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인 식문화 틀에서 벗어나지는 않는 것인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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