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문석 칼럼] 끝없이 추락하는 윤 대통령 국정 지지도...추락하는 지지율에 날개는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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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문석 칼럼] 끝없이 추락하는 윤 대통령 국정 지지도...추락하는 지지율에 날개는 있는가
  • 편집국장 송문석
  • 승인 2022.08.01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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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직 잘 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 취임 80일만에 30% 선 아래로 떨어져
대통령 본인, 부인 등 개인적 문제에다 인사난맥 윤핵관 권력투쟁 등 원인
국정 운영 잘못되고 있는데도 어디에서도 직언하고 바로잡는 사람 보이지 않아
지지도 재 비상하지 못하면 국정 동력 상실돼 대한민국호 비상사태 초래할 수도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취임 80일 만에 30% 선 아래로 추락했다. 이 나라 국민 열 명 중 겨우 세 명만이 대통령직을 잘 수행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는 뜻이다. 열 명 중 여섯 명은 ‘잘못하고 있다’고 봤다. 취임 이후 지지율이 줄곧 내리막길로 미끄러지고 있는 셈이다. 여론조사 기관이 달랐음에도 잇따라 실시된 두 차례 조사 모두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달 29~30일 전국 유권자 1003명을 대상으로 윤석열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를 조사한 결과 긍정 평가는 28.9%, 부정 평가는 68.5%였다. 20대, 인천 경기, 블루칼라 학생 등에서 부정 평가 상승 폭이 컸다.

이에 앞서 한국갤럽이 지난달 26~28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결과는 비슷했다. 윤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28%,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62%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세대별로는 70대 이상(긍정 48%, 부정 34%)을 제외하고 모든 연령대에서 부정 평가가 긍 정평가를 앞질렀다. 보수세가 강한 대구 경북에서도 부정 평가 47%, 긍정 평가 40%였다. 보수 성향이라고 밝힌 전체 응답자 중 겨우 절반을 넘긴 51%가 긍정 평가를 내렸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윤석열 대통령이 7월 1일 오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순방을 마치고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으로 귀국해 마중 나온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악수를 하고 있다(사진: 더 팩트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7월 1일 오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순방을 마치고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으로 귀국해 마중 나온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악수를 하고 있다(사진: 더 팩트 제공).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한 데는 자신들이 잘해서라기 보다는 문재인 정부의 실정에 대한 반사이익이 컸다. 분열과 갈등의 정치, 소득주도성장과 부동산 정책 등 각종 정책 실패와 적반하장식 우기기, 실용주의에 바탕한 정책이 아닌 이념적 잣대로 목표를 설정하고 밀어부친 어설픈 선무당식 정책실험, 조국 사태 등 40% 극렬 지지층을 위한 편가르기식 국가 운영과 정치 등은 박근혜 정권 탄핵으로 높은 지지율 속에 출범했음에도 스스로 무너져내리는 요인이 됐다. 그 중심에는 문재인이 있었다.

대통령은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보위와 영속성 유지,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를 첫째 의무로 진다. 국민을 하나로 통합하고 분열을 획책하는 세력에 맞서야 하는 것은 대통령의 소명이다. 그러나 문재인은 임기 5년 동안 5000만 대한민국 국민의 대통령이 아니라 민주당, 그 중에서도 ‘40% 문파’만 싸고 돌며 스스로 지위를 계파 수장 쯤으로 전락시켰다. 그러한 문재인의 통치 스타일은 국익을 위해서라면 지지층의 반대를 무릅쓰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이라크전 파병 등을 강행한 노무현 전 대통령과 비교되고, 현재 양산 평산마을에서 매일 밤낮으로 벌어지고 있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자초한 업보일 것이다. 득표차가 깻잎 한 장만큼이나 아슬아슬했지만 어쨌거나 국민들이 정권교체를 선택한 것은 문재인과 민주당에 대한 이러한 염증과 비판이 쌓인 탓이 크다. 되돌려 얘기하자면 국민들이 윤석열과 국민의힘이 잘나고 예뻐서 지지한 것이 아니라 거대 양당 체제에서 대안이 없고 문재인과 민주당 정부를 심판하는 방법은 그것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고 보는 게 맞을 듯싶다.

그러나 착각은 자유라고 한다지만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마치 자신들이 뛰어나 정권을 거머쥔 듯 개선장군처럼 의기양양하고 점령군처럼 오만했다. 대통령은 여전히 검찰총장이나 검사의 언행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국민의힘은 집권당이 됐음에도 국정을 맡은 무거운 책임의식을 보이지 않았다. 그저 달콤한 꿀통에 몰려드는 벌떼처럼 자리다툼과 권력투쟁에 몰두하고 곳곳에 제사람 심기에 분주했다. 공적 책임의식과 능력, 비전을 갖춘 인재를 가려뽑아도 시원찮을 판에 검찰 학교 고향 보좌진 등 대통령에서부터 국민의힘 국회의원에 이르기까지 사적 인연으로 연결된 인물들을 요직에 박아 넣기 바빴다.

대통령 선거기간 동안 사실이건 아니건간에 민주당은 윤석열 후보 본인과 부인, 장모의 문제점을 모은 ‘본부장’을 이슈로 제기했다. 대통령 선거는 끝났지만 ‘본부장’ 문제는 선제적으로 정리할 것은 정리하고 고칠 것은 고쳐야 마땅했다. 하지만 대통령 후보에서 대통령이 됐는데도 윤 대통령은 달라진 것이 없었다. 대통령의 언어가 있고, 대통령의 몸가짐이 있는데도 여전히 가벼운 말과 몸짓을 버리지 못했다.

출근길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인 ‘도어스테핑’ 제도 자체를 나무랄 생각은 없다. 국정 최고 책임자가 국민들이 궁금해하는 사안에 대해 직접 설명하는 것은 신선한 시도다. 특히 전임 문재인 대통령이 언론 기피증이라고 할 만큼 기자들 만나기를 꺼리고, 비서진이 써준 발언문이 적힌 A4 용지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읽어내려가는 것을 TV 화면으로 봐온 국민들로서 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은 긍정적 변화였다. 다만 정제된 대통령의 언어로 정교하게 준비된 답변을 함으로써 국민의 신뢰를 얻고 국정에 대한 믿음을 주어야 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부인 김건희 여사의 봉하마을 지인 동행 논란이 벌어진 날 “대통령을 처음 해보는 것”이라고 시큰둥하고 냉소적으로 농담처럼 답변한다든가, 경찰의 치안감 인사 번복 논란에 대해 “중대한 국기문란”이라고 과도한 용어를 선택한 것은 적절치 않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해 “바보짓”이라거나 장관 후보자의 도덕성 논란과 관련해 “전 정권에서 지명된 장관 중 그렇게 훌륭한 사람을 봤느냐”고 반문한 것 역시 현직 대통령이 전 정권을 직접적으로 비판하는 것은 좀스럽기 그지없다. 또 낮은 국정 지지도에 대해 “별로 의미가 없는 것”이라는 답변은 국민의 의견을 무시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기자들의 불편한 질문에 손을 흔들거나 불쾌한 표정을 숨기지 않는 것은 언론을 대하는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 기자는 야당 의원도 아니고 정적도 아니다.

김건희 여사의 행적 역시 국민들의 눈에는 좋게 보이지 않았다. 대선 기간 김 여사는 “남편이 대통령이 되는 경우라도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겠다”고 밝혔다. ‘아내의 역할’이 무엇을 말하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방 안에만 틀어박혀 있으면서 공식적인 자리에 얼씬도 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일부에서는 김 여사가 NATO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윤 대통령과 동행한 것 자체를 약속 위반이라며 문제 삼고 있지만 부부 동반 참석을 하는 외교 무대에 우리나라만 대통령 혼자 갔다면 이상한 것 아닌가. 오히려 김 여사의 일정을 개인적 친분이 있는 사람이 수행한다든가, 사진이 대통령실이 아닌 지지모임을 통해 공개되는 것 자체가 비정상적이다. 한마디로 대통령의 부인이라는 공인의 신분에서 공적인 언행을 하고 있음에도 사적 관계와 통로를 유지하고 이용하고 있는 듯한 모습이 국민들의 눈에는 이상하게 비치고 비정상적이다.

대통령과 대통령의 부인의 언행이 연일 불안 불안한데도 대통령실에서 그래서는 안된다고 직언했다는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가 똑같은 TV화면이라도 소자 하나하나가 발광해 빛을 일으키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보다 소자가 발광하지는 않지만 백라이트가 있어서 빛을 비추는 액정표시장치(LCD)가 낫다고 했단다. 자신들은 뒤에서 조용히 빛을 비춰 대통령이 빛나게 하는 역할을 하고 있고 그렇게 하는 게 자신들의 역할이라는 말이겠다. 그런데 지금껏 ‘백라이트’를 비췄는데도 윤 대통령 지지율이 이렇게 30% 아래로 곤두박질 친 것을 보면 백라이트를 잘못 비췄거나 비추는 시늉만 한 건 아닌가.

집권여당이 된 국민의힘이라도 성하다면 모르겠으나 엉망진창인 것은 마찬가지다. 이준석 대표체제가 위태 위태하더나 결국은 성상납 의혹과 관련해 당원권 정직 6개월 징계를 내리는 초유의 사태까지 이르렀다. 여기에 윤 대통령이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대표 직무대행에게 보낸 ‘내부 총질하던 당 대표가 바뀌니 달라졌다’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가 공개되면서 대통령의 당무개입과 소위 ‘윤핵관’의 당권장악 움직임 등이 겹치면서 당은 혼돈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최고위원들이 사퇴하고 권 대행까지 사퇴하면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될 것이 확실하나 비대위 구성과 조기 전당대회 여부, 이 대표의 복귀 여부 등 모든 게 오리무중이다. 새 정부가 출범하고 100일도 안 돼 이렇게 혼란상을 보인 여당이 있었던가 싶다.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7월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메시지를 주고받는 모습이 포착됐다. 윤석열 대통령이라고 저장된 상대방은 권 직무대행에게 '우리당도 잘 하네요 계속 이렇게 해야'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라고 메시지를 보냈다(사진: 더 팩트 제공)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7월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메시지를 주고받는 모습이 포착됐다. 윤석열 대통령이라고 저장된 상대방은 권 직무대행에게 '우리당도 잘 하네요 계속 이렇게 해야'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라고 메시지를 보냈다(사진: 더 팩트 제공)

취임 100일을 앞둔 시점이라면 지금 새로 출범한 정부는 그야말로 거칠 것이 없이 치고 나가야 정상이다. 그러나 대통령실, 행정부, 여당 할 것 없이 국가를 앞에서 이끌어가야 할 주체들 모두가 흐느적거리면서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다. 저성장과 고인플레이션이 동시 발생하는 스태그플레이션, 보호무역주의의 확산, 미국과 중국간의 디커플링과 패권경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고금리 고환율 고물가 상황 등 총체적 복합위기 속에서 지금 이 나라에 선장이 보이지 않는다.

추락하는 모든 것은 날개가 있다지만 속절없이 무너지는 대통령의 지지율 추락을 멈추고 다시 비상할 날개를 갖고 있는지 의문이다. 다시 비상하지 못한다면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정부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이 위태롭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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