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명량’ 이후 8년만에 돌아온 ‘한산:용의 출현’, 명불허전 이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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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명량’ 이후 8년만에 돌아온 ‘한산:용의 출현’, 명불허전 이순신
  • 취재기자 김연우
  • 승인 2022.07.28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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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량'과 달랐던 점, 한산대첩과 동시에 일어났던 육전 보여줬다
'한산'이 말하고자 하는 바, 이순신과 의(義)와 불의(不義)
이순신과 거북선의 조화는 여전히 우리나라 '자긍심' 이었다

지난 27일 김한민 감독 신작 영화 ‘한산:용의 출현’이 개봉했다. 1761만 관객이 동원된 역대 박스오피스 1위 영화 ‘명량’ 이후 8년만에 이순신 영화다.

영화 '한산' 포스터와 cgv 에서 선착 특전으로 주는 필름마크다. 필름마크는 cgv에서 단독 런칭한 필름 형태의 넘버링 굿즈다(사진: 취재기자 김연우).
영화 '한산' 포스터와 CGV 에서 선착 특전으로 주는 필름마크다. 필름마크는 CGV에서 단독 런칭한 필름 형태의 넘버링 굿즈다(사진: 취재기자 김연우).

‘한산’은 ‘명량’보다 앞 시대의 이야기다. 한산도 대첩은 1592년, 명량해전은 1597년이다. 한산도 대첩은 임진왜란 중인 1592년 7월 8일 한산도 앞바다에서 이순신이 이끄는 조선 수군이 일본 수군을 크게 물리친 싸움이다. 이 대첩은 진주 대첩, 행주 대첩과 함께 3대 대첩 중 하나로 꼽힌다. 한산도 대첩은 당시 전쟁상황을 바꾸어 놓은 매우 중요한 전투였다. 육지에서 연이어 승리를 거두던 일본의 기세를 꺾을 수 있었고 이후 전투에서 승기를 가져올 수 있었다. 역사의 흐름을 알고보면 손에 땀을 쥘 수 밖에 없는 그런 영화다.

좋지 않은 정세에 임금 선조마저 의주로 향하자 이순신은 수군들과 함께 전라도를 지킬 방법을 찾는다. 육지도 위험한 상태였지만 바다까지 내어준다면 명나라까지 장악하려는 일본에게 모든 길을 뚫어주는 것과 같았다. 육지 전투를 도와주러 갈거라는 원균(손현주)과 이순신 수군들의 대립이 잠깐 있었지만 결국 모든 수군들은 끝까지 바다를 지킨다. 하지만 영화는 해전이 급박하게 전개되는 상황에서도 육전 상황을 계속해서 비춰준다.

명량과 가장 큰 차이점이 바로 이 ‘육전’이다. 실제로 한산대첩 시기에는 웅치전투가 있었다. 웅치전투에서 활약한 의병장 황박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육전 초반, 일본 기세에 밀리자 병사들은 다른 전투지로 이동하자고 제안한다. 하지만 황박은 여기서 버텨내지 않으면 바다도 육지도 끝이라며 일본군들이 더 이상 올라가지 못하게 마지막까지 싸우다 전사한다. 이후 다른 조선군들과 농민들까지 합세하여 육전의 승기를 잡는다.

포로로 붙잡혀온 일본 병사가 이순신에게 전투의 의미를 묻는 장면이 있다. 이순신은 의(義)와 불의(不義)의 싸움이라고 말한다. 나라와 나라의 싸움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장면은 일본 병사가 항왜하는 계기가 된다. 나라를 위해 어떤 죽음도 개의치 않는 자신의 우두머리와는 달리 이순신은 다른 병사를 구하기 위해 희생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풀어내고자 했던 의와 불의는 나라와 신분을 넘어 한마음으로 함께 한 주변 인물들을 나타낸다. 와키자카(변요한)의 곁을 지키던 한국 기생 정보름(김향기)과 임준영(옥택연)이 조선에 전해줄 첩보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건다. 비밀을 어디까지 흘렸는지 알아내려는 와키자카 앞에서 혀를 깨무는 행위도 나라에 대한 의라고 볼 수 있다. 영화는 이순신 업적에만 집중한 것이 아닌 나라를 위해 싸우고자 하는 모든 인물들을 들여다봤다는 점에서 굉장히 매력적이다.

거북선 등장 장면도 말을 안할 수가 없다. 일본에게 이미 전술과 거북선의 도면이 노출된 상태였기 때문에 거북선이 돌격선 이상의 몫을 해낼 때 감동은 배가 됐다. 왜군들의 빗발치는 공격 속에서 등장하는 거북선은 영화관에 있는 모든 관객들의 자긍심이었을테다. 영화 초반부에 거북선 만드는 과정을 보여주었던 것이 더 큰 벅참을 느끼는데 도움이 됐다.

무게감이 필요한 영화인 만큼 배우들의 연기력도 빛났다. 오래전 연기력이 입증 된 배우들이 적재적소에 캐스팅 됐다. 박해일 변요한 안성기 손현주 김성규 김성균 김향기 택연 공명. 특히, 이순신 역을 맡은 박해일의 표정과 눈빛이 영화를 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명량’ 이순신을 맡았던 최민식과는 또 다른 젊음의 무게감이었다.

‘명량’, ‘한산’과 함께 이순신의 마지막 전투인 ‘노량’도 내년 초쯤 개봉할 예정이다. 이순신 일대기가 만들어지고 상영하는데 걸린 시간은 10년이다. 이순신 삼부작이 우리에게 남겨주는 것이 무엇일까? 내년 초 내려질 관객들의 평가가 기대되는 역사 시리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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