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어, 표준어보다 친근한 사투리가 ‘오히려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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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어, 표준어보다 친근한 사투리가 ‘오히려 좋아’
  • 취재기자 김연우
  • 승인 2022.07.25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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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능숙한 제주도 사투리 구사
제주도 젊은이들이 사투리를 애정하는 이유
'표준어'와 '사투리', 자칫하면 비주류문화로 인식하기 쉬워

지난 달 종영한 tvN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속 제주도 사투리 따라하기가 일종의 ‘밈’처럼 번지면서 많은 시민들이 제주도 방언에 관심을 보였다.

제주도 사투리는 다른 지역 사투리와는 조금 다르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따르면, 제주는 그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고어가 많이 남아있는 방언으로 알려져있다. 제주도만의 문법과 어휘가 있어 육지에서 사용하는 언어와는 많이 다르다. 육지 사람들이 들으면 다른 언어로 알아들을 정도다. 우리가 흔히 아는 사투리는 다양한 성조와 음의 길이를 통해 알 수 있지만, 제주도 사투리의 경우 이런 것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다. 제주도는 그들만의 특색있는 억양을 사용하고 있다.

쉽게 접할 수 없는 제주어가 방송을 타자 현지인들의 관심도도 높았다. 제주도민 김윤아(22) 씨는 ‘우리들의 블루스’ 시청자다. 그녀는 배우 고두심과 배우 이병헌이 구사하는 뛰어난 제주 사투리에 감명받았다. 실제로 고두심은 제주도민이다. 김 씨는 “다른 배우들은 조금 어색했는데 이병헌이 사투리를 진짜 잘 한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제주도민 송가현(22) 씨는 “현지인이 아니라는 핸디캡을 줘도 이정도면 잘한다. 조금의 차이가 있지만 몰입도를 깰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제주도 산방산 전경이다(사진: 오지현 제공).
현지인이 직접 찍은 제주도 산방산 전경이다(사진: 오지현 제공).

시대가 변하면서 사투리도 사라지고 있는 추세지만, 제주도 젊은이들은 누구보다 제주어 보존에 진심이다. 젊은 사람들끼리 소통할 때 쓰는 ‘~멘’, ‘~언’, ‘~핸’ 같은 사투리는 여전히 자주 쓰이지만, 옛날 사람들이 쓰던 사투리는 확실히 많이 사라지고 있다. 송가현(22) 씨는 “학교 수업에서도 이런 사라져가는 사투리 표현들을 살려야한다는 식의 교육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송 씨는 “그렇기 때문에 제주도 젊은이들은 전반적으로 사투리에 대한 애정이 강하다”고 덧붙였다.

제주도민들은 ‘표준어’와 ‘사투리’ 표현에 대한 지적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표준’이라는 말 자체가 표준어와 사투리를 주류문화, 비주류문화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송가현(22) 씨는 현재 부산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다.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을 전공하는 그녀는 아나운서나 기자 준비하는 사람들의 발음을 보고 멋있다고 생각한 적은 있지만, 그걸 표준어라고 표현하는 건 잘못된 일이라고 지적했다. 송 씨는 “사투리는 정답이 아니다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고 말했다.

제주도 젊은이들은 표준어를 동경하지 않는다. 오지현(22) 씨는 “오히려 사투리 잘하는 내 모습이 자랑스럽고 좋다”고 말했다. 그들은 사투리가 매력있다고 생각해서 표준어를 동경하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표준어로 표현할 수 없는 사투리만의 매력이 있다. 예를 들면, ‘아꼽다’ 같은 표현이다. 표준어로는 ‘예쁘다’. 제주도 젊은이들은 표준어로 말하고 싶은 느낌을 다 표현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들이 타지에 나가서도 제주어를 잊을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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