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외 마스크 해제됐지만... "외모 신경 쓰여 계속 쓰고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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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외 마스크 해제됐지만... "외모 신경 쓰여 계속 쓰고 생활"
  • 취재기자 김연우
  • 승인 2022.07.24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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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청소년들, 괜한 민망함 쑥스러움에 마스크 쉽게 못벗어
'마기꾼' 신조어도 등장... '마스크 착용' 두고 갑론을박도

코로나19에 따른 실외 마스크 착용은 해제됐지만 이미 익숙해진 마스크를 벗기가 난처하다.

고등학생 커뮤니티 유튜브 채널 ‘하이니티’에 올라온 ‘요즘 고딩들이 급식을 안 먹는 뜻밖의 이유’라는 영상이 화제다. 영상은 오랜 마스크 생활로 얼굴에 자신감이 없어진 학생들이 마스크 벗기를 주저한다는 이야기다. 마스크를 쓰고 벗은 모습이 너무 달라 부끄럽다는 것이 그 이유다. 마스크를 벗어야 한다는 이유로 아예 밥을 먹으러 가지 않는 학생들도 있다. 마스크를 조금 벌린 채 아래로 숟가락을 집어넣다가 마스크에 음식을 묻히는 일도 생긴다. ‘마스크를 벗는 게 팬티를 벗는 느낌’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청소년들에게는 예민한 문제다.

일명 ‘마기꾼’이다. ‘마기꾼’은 코로나 시국 속에서 등장한 신조어로 ‘마스크’와 ‘사기꾼’을 합친 단어다. 마스크를 쓴 모습과 벗은 모습이 사기 수준으로 다르다는 뜻이다. 외모 평가에 민감한 사춘기 학생들은 마스크 쓰기를 오히려 편안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눈만 보이기 때문에 외모가 준수해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학교마다 분위기는 다르다. 벗어도 아무렇지 않다는 학생들도 있다. 여고에 재학 중인 하모(18) 양은 “마스크를 벗는 것에 전혀 부담이 없다. 공부할 때 오히려 답답해서 벗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고에 재학 중인 김모(18) 씨는 조금 다르다. 김 씨는 “마스크 벗기를 꺼리는 친구들이 있다. 사진 찍으려고 마스크를 벗자고 했더니 안 된다고 거절하는 친구들도 있다”고 말했다.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쓸 필요가 없을 때는 조금 더 자유롭다. 김 씨는 “편하게 수업 들을 때는 가끔 벗고 있는 친구들도 있다. 계속 마스크를 끼면 귀가 아픈 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신체적 활동이 비교적 많은 남고의 경우 ‘마스크 해제’는 이제 자연스럽다. 남고에 재학 중인 김나우(18) 씨는 남학생들은 운동을 많이 하니까 애초에 마스크 벗는 것을 더 선호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외모 걱정보다 운동할 때 느껴지는 답답함이 더 싫어서 마스크를 벗고 활동한다.

코로나 이후 첫 입학 학번인 대학의 20학번 세대들은 이 상황에 매우 공감한다. 입학 후 여러 번을 만났어도 늘 마스크를 끼고 있으니까 얼굴을 제대로 몰랐다. 하지만 실외 마스크가 해제된 이후 만난 얼굴은 초면이었다. 실제로 20학번 이현지(22) 씨는 처음 대면 수업 때 마스크 벗은 모습을 봤었는데 다 못 알아봤다. 이 씨는 “화상수업 때도 카메라를 끄고 있어서 마스크 해제 후 본 모습이 첫 만남”이라고 말했다.

 

광안리 야외무대에 나들이 나온 젊은 사람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김연우).
광안리 야외무대에 나들이 나온 젊은 사람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김연우).

청소년들에게도 민감한 문제지만 실외 마스크 해제 이후 많은 사람이 민망함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 대학생 김민정(23) 씨와 그녀의 친구들은 ‘마기꾼’과 같이 외모를 평가하는 단어들이 등장하면서 처음 만나는 사람 앞에서 마스크를 벗는 것이 굉장히 부담스러워졌다. 김 씨는 “혹시 타인이 나를 어떻게 평가할까 하는 마음에 거울을 더 자주 확인하게 된다”고 했다.

화장했을 때 마스크 속 모습을 확인하지 못한다는 걱정도 크다. 대학생 안유정(23) 씨는 “혹시 마스크 속 얼굴 부분에 화장이 망가지지는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계속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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