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어스테핑' '리유저블 컵'... 무슨 뜻인지 알아 들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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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어스테핑' '리유저블 컵'... 무슨 뜻인지 알아 들으세요?
  • 취재기자 김연우
  • 승인 2022.07.22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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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어스테핑'을 '출근길 약식 문답'으로 바꾸자는 의견 많아
‘직독직해식’ 우리말 바꾸기는 보다 신중하게 접근해야
"언론이 나서 외국어와 우리말의 구분과 활용 알려야"

“윤 대통령이 도어스테핑을 중단했다는데 그게 무슨 말이죠?”

지난주 여러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올라온 질문이다. 뜻을 알 수 없는 낯선 단어가 뉴스와 신문에 등장하자 시민들은 검색에 나섰다. ‘도어스테핑(door stepping)’이란 집 밖이나 건물 입구 등 주로 공개된 장소에서 특정 인물을 기다렸다가 약식으로 하는 기자 회견을 일컫는 말이다. ‘도어스테핑’은 영어에 익숙한 사람이라도 무슨 뜻인지 바로 알아차리기 어렵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실시한 ‘어려운 외국어에 대한 우리말 대체어 국민 수용도 조사’를 보면, 응답자의 74.2%가 ‘도어스테핑’을 쉬운 우리말로 바뀌는 것이 좋다고 응답했다. 또한 ‘도어스테핑’을 ‘출근길 문답’으로 바꾸는 데 응답자의 75.8%, ‘약식 문답’으로 바꾸는 데 응답자의 72.5%가 각각 적절하다고 대답했다.

일각에서는 ‘출근길 문답’ ‘약식 문답’이 어색하고 입에 잘 붙지 않는다고 말한다. 원래 영어인 단어를 한글로 번역해서 사용하니 어색한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대다수의 시민들이 알아듣지 못한다면 보다 쉬운 우리말로 번역해서 사용해볼 필요도 있다. 우리말로 단어를 이해하고 그 이후에 영어단어를 써도 된다. 조금 어색해도 낯선 단어에 대한 우리말 적용이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외국어가 일상생활에 무분별하게 사용되는건 사실이다. 우리말로 대체가 가능한 단어라면 굳이 외국어를 쓸 필요가 없다"고 지적한다. 

경성대 앞 '가배원 커피'는 리유저블 컵 사용 안내문을 벽에 부착했다(사진: 취재기자 김연우).
경성대 앞 '가배원 커피'는 '리유저블' 컵 사용 안내문을 벽에 부착했다(사진: 취재기자 김연우).

경성대 앞의 한 커피숍에는 ‘리유저블 컵’에 대한 설명이 붙어 있다. 이에 대해선 ‘다회용 컵’, ‘재활용 컵’으로 충분히 대체가 가능하다는 입장과 이미 굳어진 외국어를 굳이 바꾸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으로 나뉘고 있다. 트위터 사용자 Ann 씨는 ‘리유저블’은 한글을 모르는 외국인도 해석 불가하며, 오로지 적당히 교육을 받은 내부인들만을 위한 단어라고 지적했다. 해당 글은 6000회 이상 리트윗이 됐다. 하지만 다른 네티즌들은 ‘재활용 컵’이나 더 쉬운 단어를 써놓고 아래에 ‘리유저블 컵’을 적어놓으면 아무도 소외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두 입장 모두 어떠한 설명없이 생소한 영어 단어만 적어둔 건 문제라는 지적은 다르지 않았다.

영어 발음을 한글화시켜 표현하는 것은 어떨까? ‘배달’대신 ‘딜리버리’라고 표현하는 경우다. '배달'이라는 뜻을 가진 영어 delivery의 발음을 한글로 적는 것이다. 대학생 A 씨는 이렇게 이미 입에 붙어버린 표현은 한글의 활용으로 받아드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배달’이라는 말도 ‘딜리버리’라는 말도 통용 가능하기 때문이다. A 씨는 “시대가 변하는 만큼 어느정도 한글의 확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글로 대체가 가능한 외국어는 지양해야 하는 것이 맞지만 글로벌 시대에 가장 최선은 한글과 외국어가 공존하는 것이다.

섣부른 '직독직해식' 번역 오류도 조심해야 한다. 일부 미디어 전공자들은 한글의 활용과 변화 양상을 주기적으로 확인하고 이를 시민들에게 알려주는 것이 언론사가 해야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신문방송학 전공자 서지현(26) 씨는 “새로운 영어식 표현이 무엇을 뜻하는지, 어떤 것을 말하는지 모든 사람들이 알 수 있도록 안내하고 교육하는 것도 지금 시대에 중요하고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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