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사 영화관 티켓값 모두 인상..."이제 영화 관람은 고급 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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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사 영화관 티켓값 모두 인상..."이제 영화 관람은 고급 취미"
  • 취재기자 김연우
  • 승인 2022.07.0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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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으로 돌아온 관객들, 마주한 현실은 '티켓값 부담'
기대작 잇단 개봉 불구 관객들 비싼 티켓값에 관람 망설여
OTT 시대에 영화관 가격 인상, '독이다 VS 약이다' 논쟁도

극장가가 팬데믹 전으로 돌아가면서 영화 티켓값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3사 영화관은 올해 초부터 간격을 두고 티켓값을 인상했다. 메가박스는 지난 4일부터 2D 영화 기준 주중 1만 4000원, 주말 1만 5000원으로 인상된 가격을 적용했다. CGV 또한 지난 4월 4일부터 메가박스와 같은 가격으로 올렸다. 롯데시네마도 마찬가지다. 물론 지점마다 약간의 가격 차이는 있다.

티켓 인상 이유에 대해 영화업계는 "그동안 코로나로 인해 침체됐던 영화계의 어려운 사정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좌석 간 거리두기가 시행되고 일시적으로 운영 중단하는 지점들이 생기면서 수익 구조에 악화됐다는 것. 

영화진흥위원에서 진행한 한국영화 진흥재원 다각화 연구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 확산이 발생한 2020년 한국 영화 관객수는 전년도 대비 65% 감소한 4,046만 명이었다. 매출액 또한 전년도 대비 63.9% 감소한 3,504억 원으로 절반이 넘는 수치가 감소했다.

시민들은 영화 관람을 이제 ‘고급 취미’라고 부른다. 인터넷 이용자 A 씨는 “옛날엔 심심하면 영화나 보러갈까 하고 상영하는거 아무거나 보러갔는데, 이제는 그렇게 즐기기에 부담스러운 취미”라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기대작들이 연달아 개봉하면서 많은 시민들은 신중하게 영화를 고르고 있다.

7일 오후 5시 롯데시네마 센텀시티점에서 관객들은 영화 입장을 기다리며 티켓을 발권하고 간단한 식사를 하고 있다(사진: 김연우 취재기자).
7일 오후 5시 롯데시네마 센텀시티점에서 관객들이 영화 입장을 기다리며 티켓을 발권하고 간단한 식사를 하고 있다(사진: 김연우 취재기자).

가격은 인상됐지만 기대작 덕에 영화관으로 향하는 사람들의 발걸음은 끊이지 않고 있다.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는 ‘토르: 러브 앤 썬더’는 개봉 이틀만에 38만명의 관객이 극장을 찾았다. 지난달 22일 개봉한 ‘탑건:매버릭’은 누적 관객수 374만 명으로 박스오피스 2위를 차지했다. 코로나 이후 첫 천만 관객을 돌파한 ‘범죄도시2’도 여전히 많은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

7일 오후 신작 토르를 보기 위해 롯데시네마를 찾은 30대 직장인 김모 씨는 제휴카드와 포인트를 사용하여 영화를 관람했다. 그녀가 롯데시네마만 이용하는 이유는 할인된 가격으로 영화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씨는 "CGV에서 더 큰 화면으로 영화 보고 싶었지만, 비싼 가격 때문에 롯데시네마를 어쩔 수 없이 이용했다"고 전했다. 그녀는 “제휴카드를 더 이상 못 쓰게 되면 돈 내고 영화를 보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개봉 예정 영화가 롯데시네마 센텀시티점 뒷문 통로에 걸려있다(사진: 김연우 취재기자).
롯데시네마 센텀시티점 뒷문 통로에 개봉 예정 영화들이 걸려 있다(사진: 김연우 취재기자).

일각에선 티켓값 인상 시기에 대해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기본 관객이 보장되는 팬덤층이 뚜렷한 마블 영화 개봉 전 두 차례나 가격이 인상 됐다는 것이다. CGV는 지난 5월 개봉한 ‘닥터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개봉 전에 1,000원을 인상했고, 지난 6일 토르가 개봉하자 또 가격을 올린 것이다. 마블 영화를 좋아했던 대학생 안소민 씨는 “한국에 마블팬이 많아서 여러번 보러가는 사람들도 많은데 가격을 이런 식으로 인상하니 보러 갈 마음이 안 든다”며 이번 영화 토르도 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양한 OTT가 쏟아져 나오는 시대에 영화 티켓값 인상이 약일지 독일지에 대한 논쟁도 뜨겁다. 영화 마니아 김여름(21) 씨는 이같은 현상이 결국 영화관 사업에 있어 독이라고 말했다. OTT에 비해 영화관이 가지는 장점은 큰 스크린과 좋은 음향기기인데, 가격을 올리면 관객의 발걸음이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영화 전공자 대학생 오유림(22) 씨는 “어쩔 수 없이 티켓값이 오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는데, 인상에 대한 불만이 없으려면 OTT랑 차별화 된 서비스가 더 필요한 건 맞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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