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조 낀 낙동강 물로 재배한 농작물서 독성물질 검출 식탁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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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조 낀 낙동강 물로 재배한 농작물서 독성물질 검출 식탁 위협
  • 취재기자 강지호
  • 승인 2022.06.07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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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단체 "녹조 물로 키운 농작물서 독성물질 검출" 주장
"청산가리 100배 독성물질 마이크로시스틴... 건강 위협"
녹조 독성 성분 검사하는 기관 인력 부족... 정부 대책 필요

4대강 사업은 2009년 이명박 정부가 수자원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총사업비 22조 원을 들여 진행한 사업이다. 4대강 본류에 거대한 보를 쌓아 올리고 하천 바닥을 깊게 파 수자원을 확보하려 한 것이다. 하지만 4대강의 거대한 보는 강을 흐르지 않게 만들었고, 2011년부터 여름철이면 해마다 4대강에 녹조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다.

특히 최근 녹조 물로 키운 농작물에서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독성이 검출됐다는 실증연구가 보고되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대구참여연대 등 대구지역사회의 25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대책위는 지난달 9일 오전 대구광역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녹조 물로 키운 농작물은 급식에서 배제하라고 촉구했다.

작년 8월 충청권 식수원인 대청호에서 대규모 녹조현상이 나타났다(사진: 더팩트 제공).
작년 8월 충청권 식수원인 대청호에서 대규모 녹조현상이 나타났다. 올해도 낙동강에 녹조가 많이 낄 것으로 전망된다(사진: 더팩트 제공).

청산가리 100배 독성 마이크로시스틴... 국내 검사체계 부실

녹조류에서 생성되는 마이크로시스틴은 청산가리 100배 수준의 맹독성 발암물질이다. 국제암연구기관(IARC)에 의하면 인체에 흡수되면 간, 폐, 등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치며 남성에게는 정자수 감소, 여성 난소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생식독성을 지니고 있다.

국내에는 현재 마이크로시스틴 등 녹조 독성이 농산물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는 행정 기준이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해가 지날수록 녹조가 말썽이지만 현재까지 녹조 독성의 범위나 농축 정도도 알지 못한다. 농산물의 녹조 독성 성분을 검사하는 기관이나 장비, 인력도 부족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미국 등과 달리 국내는 행정적으로나 법적으로 독성물질 검사를 위한 기준이 마련돼있지 않다"면서 "마이크로시스틴은 수돗물에서도 미량 검출되는 상황이라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낙동강 녹조로 인해 농작물들의 안정성이 우려되고 있다(사진: pixabay 무료이미지).
낙동강 녹조로 인해 농작물들의 안정성이 우려되고 있다(사진: pixabay 무료이미지).

낙동강물로 재배하는 농작물, 어패류... 독성물질 포함 가능성 높아

최근 낙동강 농업용수로 재배한 무와 배추, 그리고 낙동강 하류 노지 쌀에서도 녹조 독성인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된 사실이 밝혀졌다. 환경운동연합 등에 따르면 지난 3월 낙동강 하류에서 재배한 쌀에서 1kg당 3.18㎍의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는 것. 이는 WHO의 하루 허용치(0.04㎍)와 프랑스(0.001㎍)의 기준치를 훨씬 넘는다.

국내 녹조 독성 전문가들은 쌀, 무, 배추 함께 섭취할 경우 프랑스 식품환경위생안정청 제시 기준치의 11.4배나 된다고 말한다. 전문가들은 세계보건기구 기준을 따르더라도 숨어 있는 위험성을 감안하면 해로울 수 있기 때문에 더 광범위한 정부 차원의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환경운동연합은 "우리 밥상에 녹조류 독성물질이 올라온다는 사실이 거듭 확인되고 있다"며 "국민건강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신속하고 광범위하게 녹조 독성 조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산지역 농산물, 안정성 검사 필요

녹조는 강의 하류로 갈수록 축적돼 농도가 심해진다. 특히 부산지역의 농업용수와 식수는 낙동강의 하류에서 공급되기 때문에 부산지역 농산물에 대한 검사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서낙동강 물을 쓰는 부산 강서구의 농가는 녹조 독성 위험성이 다른 곳보다 높다. 서낙동강은 관개용수 조절 및 홍수 방지를 위한 대저수문으로 물을 가두는 탓에 녹조가 발생하기 유난히 좋은 환경이다. 또한 올해 여름은 전년보다 기온이 다소 높을 것으로 예상해 6월 초부터 낙동강 중, 하류에 녹조가 증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지난 16일 여름철 녹조 발생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수질관리협외회를 개최했다. 부산시는 이날 협의회에서 녹조로 인한 농산물 독성에 대한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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