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표현하고 ‘추억’을 기록하는 무인 셀프 사진관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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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표현하고 ‘추억’을 기록하는 무인 셀프 사진관 인기
  • 취재기자 김나희
  • 승인 2022.05.09 17:4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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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에게 이제는 ‘놀이 문화’로 자리 잡은 사진 찍기
그날의 모습과 추억을 인화된 실물 사진으로 남겨 보관
배경, 소품, 포즈, 프레임, 필터 등의 요소로 ‘나’를 기록

아담한 무인 포토 부스 안으로 몇몇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들어간다. 무인 기계를 조작해 인쇄 장수를 선택하고 결제하면 곧바로 촬영이 시작된다. 각종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은 후 그중 원하는 사진 몇 장과 프레임을 골라 인쇄 버튼을 누른다. 잠시 후, 기계에서는 방금 찍은 사진이 인화돼 출력된다.

인생네컷, 포토이즘, 하루필름 등 각종 무인 셀프 사진관이 인기를 끌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김나희).
인생네컷, 포토이즘, 하루필름, 포토시그니처 등 각종 무인 셀프 사진관이 인기를 끌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김나희).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몇천 원이면 손쉽게 사진을 찍고 인화된 사진을 얻을 수 있는 무인 셀프 사진관이 성행하고 있다. 이들에게 사진 찍기는 이제 ‘일상’을 넘어 하나의 ‘놀이 문화’가 됐다.

무인 셀프 사진관은 스마트폰 갤러리에만 남는 것이 아닌, ‘실물 사진’을 손쉽게 얻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대학생 조현지(21) 씨는 “친구들과 만나거나 어딘가 놀러 가는 날이면 무인 셀프 사진관에서 사진을 찍는다”며 “그렇게 그날 하루를 기록하고 추억으로 남긴다”고 말했다.

포토 부스 안으로 들어가면 한쪽에 배치된 기계를 조작해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돼 있다(사진: 취재기자 김나희).
포토 부스 안으로 들어가면 한쪽에 배치된 기계를 조작해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돼 있다(사진: 취재기자 김나희).

무인으로 운영되고, 가격 또한 저렴해 접근성도 좋다. 대학생 노주영(22) 씨는 “비싼 사진관을 예약하고 가지 않아도 저렴하게 남이(기계가) 찍어 주는 사진을 찍을 수 있어서 좋다”며 “무인이라서 눈치도 안 보이고 편하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의 보편화로 사진을 통해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데 거리낌이 없어진 MZ세대에게 사진 찍기는 이제 놀이나 마찬가지다. 이제는 사진으로 ‘나’를 어떻게 ‘잘’ 표현할지에 더 집중하게 됐다.

무인 셀프 사진관이 보편화되고 인기가 날로 커지면서 이제는 포토 부스 앞에 길게 줄이 늘어선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한다. 연파랑의 깔끔한 배경색과 그에 어우러지는 밝고 화사한 필터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프랜차이즈 ‘하루필름’이 대표적이다.

무인 셀프 사진관 내부에는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각종 소품이 구비돼 있다(사진: 취재기자 김나희).
무인 셀프 사진관 내부에는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각종 소품이 구비돼 있다(사진: 취재기자 김나희).

배경, 소품, 포즈, 프레임, 필터 등은 그날의 ‘나’를 표현할 중요한 요소다. 사람들은 이를 위해 긴 줄을 서서 기다리며 기꺼이 시간을 쓴다. 사진을 찍기 전 각양각색의 배경색과 머리띠, 선글라스, 모자 등의 소품, 포즈와 프레임 등을 고르는 것은 기본 과정이 됐다.

그중에서도 포즈와 프레임은 사람들이 일부러 사진을 찍으러 가게 만든다. 좋아하는 연예인이 만든 포즈를 따라해 사진을 찍는 것이다. 대표적인 무인 셀프 사진관 브랜드인 ‘인생네컷’에 포즈를 만든 사람의 이름을 넣어 ‘OO네컷’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한다.

각종 콜라보 이벤트를 통해 만들어지는 디즈니, 산리오 등의 프레임은 사람들이 사진을 두 번, 세 번까지도 찍게 한다.

위생과 보안 문제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타인이 사용한 소품을 재사용하는 과정에서 위생·파손·도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시스템 오류로 앞사람이 찍은 사진이 잘못 인쇄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그러나 가격이 저렴하다 보니 사람들은 그저 해프닝 정도로 넘겨 왔다. 점점 수요가 늘고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기 시작한 만큼 개선을 위한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사진은 짝수로만 인화되므로 홀수 인원일 때 남는 한 장을 가게 내부 벽에 붙이고 가는 사람들이 있다(사진: 취재기자 김나희).
사진은 짝수로만 인화되므로 홀수 인원일 때 남는 한 장을 가게 내부 벽에 붙이고 가는 사람들이 있다(사진: 취재기자 김나희).

‘남는 것은 사진밖에 없다’라는 말이 있다. 최근에는 인화한 사진을 따로 모아 보관하는 사진첩까지 출시됐다. 추억을 기록하고 보관하려는 마음이 사라지지 않는 한, 무인 셀프 사진관의 수요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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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지 2022-05-13 02:06:45
저도 내일 친구랑 인생네컷 찍으러 가야겠어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