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치매'를 겪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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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치매'를 겪는 사람들
  • 곽수지
  • 승인 2013.01.16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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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만능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은 정보를 대신 기억해주는 디지털 기기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매일 사용하는 전화번호나 비밀번호 같은 사소한 것 까지도 까맣게 잊어버리는 ‘디지털 치매'를 겪고 있다.

자신을 남들보다 먼저 신제품을 써 보는 사람인 얼리어답터(Early adopter)라고 말하는 직장인 김희용 씨는 노트북, 핸드폰, 네비게이션, PSP 등 최신 첨단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다보니 사소하고 기본적인 내용들을 자주 잊어버린다고 했다. 그는 특히 자신이 인터넷을 사용할 때 디지털 치매에 걸린 건 아닌지 생각한다면서 요즘 인터넷에는 자동로그인 시스템이 되어있는 곳이 많아 아이디만 누르면 로그인이 가능하기 때문에 자신의 집 컴퓨터 같은 경우 자동로그인을 지정해 놓을 때가 많은데 다른 곳에서 컴퓨터를 사용할 경우 아이디의 비밀번호를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이럴 때 그는 “내가 한 가정의 아버지이자, 직장을 갖고 있는 현대인이 맞냐는 생각이 들고 한심하게 느껴지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부산 덕천동에 살고 있는 이옥자 할머니는, 젊은 세대들은 휴대폰 번호의 길이가 적당할 줄 몰라도 자신과 같이 노년 세대에게는 휴대폰 번호의 길이가 너무 길다며 얼마 전 손녀가 사준 휴대폰에 있는 단축키가 사용이 편리하다고 했다.

그러나 할머니는 휴대폰 단축키를 사용하면서 자신이 나이가 들어서 가끔 집 전화번호를 잊어버리기도 하는 줄 알았는데 얼마 전, 휴대폰을 일상화하는 20대 초반인 손녀가 할머니에게 집 전화번호를 알려주며 긴가민가하는 모습에 ‘디지털 치매'에 대한 심각성을 느꼈다고 한다. 할머니는 “쉬운 줄만 알았더니 그게 그리 무서운 건지 몰랐다”고 말했다.

서울신문의 함혜리 논설위원은 4월 19일자 신문에서 열쇠를 가져나오지 않아 집문을 열지 못하고 있는데 그 순간 연락을 해야 할 가족의 전화번호가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는 자신이 직접 겪은 일화를 밝혔다. 이와 같이 ‘디지털 치매'를 겪는 현대인들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현대인들은 디지털 치매의 대안으로 두뇌작용을 활성화 해 기억력 등 두뇌 능력을 증진한다는 ‘웰싱킹(well-thinking)'에 몰입한다.

특히 게임분야에서 ‘웰싱킹(well-thinking)'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이제는 단순히 오락을 위한 게임이 아닌 두뇌를 움직이는 게임을 출시하고 있다. 닌텐도의 ‘매일매일 두뇌 트레이닝', 게임빌의 ‘눌러라! 좌뇌천재'라는 모바일 게임, 피엔제이(PNJ)의 ‘두뇌완전정복' 등이 그 예다.

언론에서도 중앙북스가 일본에서 1,000만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러 ‘두뇌 스트레칭 시리즈'를 출간하고, 이 책을 조선일보는 조인스닷컴 홈페이지에 4월 7일부터 매일 1개씩 퀴즈를 풀 수 있도록 기사를 싣는 등 ‘디지털 치매'를 예방하기 위한 ‘웰싱킹(well-thinking)'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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