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문석 칼럼]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과 정권교체 지지율 사이에서 결정될 20대 대선 방정식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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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문석 칼럼]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과 정권교체 지지율 사이에서 결정될 20대 대선 방정식 해법
  • 편집국장 송문석
  • 승인 2022.02.21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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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폭력 전과 비리 주술 권력사유화 친인척비리 등 역대 최악 비호감 대선 진행 중
그럼에도 유권자 83% '반드시 투표' 의사 밝히는 등 밑바닥 선거 열기는 달아올라
후보자 호감도 보다 문 대통령 지지율과 정권교체비율이 선거 미치는 영향 커 보여
대통령 지지율 40%와 정권교체비율 50% 사이에서 안철수 지지율이 미세작용할 듯

대통령 선거가 보름 남았다. 대통령 후보들과 정당은 하루하루 피를 말리는 시간일 게 틀림없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소리도 우리 편에 도움이 될지 말지 표 계산을 할 수밖에 없는 시간이다. 이들에겐 너의 불행은 곧 나의 행복이다.

역사상 최고의 비호감 대선이라고 한다. 후보들의 전력과 비상식적인 공약, 후보 부인들의 이해할 수 없는 행적과 언행은 보통 사람의 수준을 훌쩍 뛰어넘는다. 언어폭력 전과 비위 비리 주술 권력사유화 친인척비리 등은 대통령이 될 사람이면 갖춰야 하는 필수조건이나 되는지 후보들 모두 어깨에 주렁주렁 매달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는 3월 9일 20대 대통령 선거에 유권자의 83%가 ‘반드시 투표할 것’이라고 응답했다는 한국갤럽 조사결과는 흥미롭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21일 부산 남구 대연동 주택가 담벼락에 20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자들의 선거벽보가 붙어있다(사진: 취재기자 송문석).
21일 부산 남구 대연동 주택가 담벼락에 20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자들의 선거벽보가 붙어있다(사진: 취재기자 송문석).

주식 시세는 신도 모르고, 선거 결과는 투표함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고 하지만 그래도 변수들과 추세를 종합하다 보면 대충 헤아려볼 수는 있겠다. 무엇보다 지지율 상승과 하락을 부르는 요인이 무엇인지 짐작할 수 있다는 점은 여론조사의 미덕이다.

최근 주요 여론조사 결과를 한 주 전 조사와 비교해보면 일정한 흐름을 읽을 수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오차 범위 밖에서 지지율이 앞서가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언론의 분석이다.(아래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상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동아일보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18, 19일 양일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36.4%, 윤석열 43.3%로 나타나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는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밖인 6.9%포인트였다. 동아일보가 지난 4, 5일 실시한 여론조사와 비교할 때 이재명은 0.6% 포인트 하락, 윤석열은 1.6% 포인트 상승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2.7%,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9.9% 지지율을 기록했다. ‘정권교체를 위해 야당 후보가 당선되는 게 좋다(정권교체론)’는 응답은 49.6%, ‘정권 안정을 위해 여당 후보가 당선되는 게 좋다(정권재창출론)’는 응답은 34.9%였다.

동아일보의 이번 여론조사에는 흥미로운 항목이 보인다. 지난 2017년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투표했다고 밝힌 응답자 중 이번 대선에서 같은 당 후보인 이재명을 지지한다는 비율이 60.2%였다. 10명 중 4명은 이번에는 민주당 후보를 찍지 않고 다른 후보를 찍겠다는 의미다.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에게 투표했다는 응답자 중 이번 선거에서 윤석열을 지지한다는 비율은 91.1%로 집계됐다. 이탈자가 10명 중 1명에 그쳤다. 민주당 지지자는 이탈이 많은데 비해 국민의힘 지지자는 충성도가 높은 셈이다.

한국일보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18, 19일 양일간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이재명 36.9%, 윤석열 42.4%로 나타나 두 후보 간 격차는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안인 5.5%포인트였다. 이 신문이 지난해 12월 29, 30일 실시한 조사에서는 이재명 34.3%, 윤석열 28.7%였다. 약 두 달 동안 이재명은 2.6%포인트 오른 데 그친 반면 윤석열은 13.7%포인트 상승했다. 심상정은 2.3%, 안철수는 7.1% 지지율을 나타냈다. ‘정권 심판을 위해 야당 후보를 지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49.1%, ‘정권교체를 막기 위해 여당 후보를 지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40.5%였다. 문 대통령이 '국정 운영을 잘한다’는 평가(지지율)는 46.8%였고, ‘잘못한다’는 평가는 51.3%였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13~18일 조사한 결과 이재명 38.7%, 윤석열 42.9%로 두 후보간 격차는 1주 전 2.5% 포인트에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1.8% 포인트) 밖인 4.2% 포인트로 벌어졌다. 심상정 3.2%, 안철수 8.3%다.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평가는 긍정 42.4%, 부정 54.1%다.

한국갤럽이 15~17일 실시한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에선 이재명 34%, 윤석열 41%, 심상정 4%, 안철수 11%로 나타났다. 1주 전 진행된 조사와 비교할 때 이재명은 2%포인트 하락한 반면, 윤석열은 4%포인트 상승해 두 후보 간 격차는 직전 주 1%포인트에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밖인 7%로 확대됐다. 문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는 ‘잘하고 있다’ 40%, ‘잘못하고 있다’ 53%였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여론조사 4개 업체가 14~16일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도 이재명 31%, 윤석열 40% 지지율을 보여 일주일 전 조사에서 동률이었던 격차가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밖인 9%포인트로 벌어졌다. ‘차기 대선에 대한 인식’ 조사에서 ‘국정 운영에 대한 심판을 위해 야당 후보에게 투표해야 한다(국정심판론)’는 일주일 전 45%에서 50%로 상승한 반면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해 여당 후보에게 투표해야 한다(국정안정론)’는 42%에서 38%로 하락했다.

여론조사가 항상 맞아떨어지지는 않고, 정치는 살아 움직이는 생물과 같아 언제 어떻게 변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앞으로 남은 보름 동안 무슨 일이 벌어질지 누가 장담하겠는가. 그렇다고 여론조사 결과를 마냥 먼 산 불구경하듯 할 수도 없는 것이 나름대로 과학적 조사기법을 총동원해서 민심을 들여다보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당사자로선 일희일비할 수도 없고, 손 놓고 있을 수도 없다.

요즘 여론조사 결과에 가장 답답한 후보가 이재명이 아닐까 싶다. 이재명이 앱 ‘이재명 플러스’에서 NBS 여론조사 결과 윤석열에게 9%포인트 뒤쳐진 데 대한 지지자의 울분 토로 글에 “지지율은 파도와 같아 언제나 출렁이는 것”이라고 대답하며 다독이는 말 밑바닥엔 답답한 심정이 배어난다. 그러나 지지자가 "상대방 후보는 상상을 초월하는 행동을 해도 지지율이 끄떡없으니 이 정도면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에 대한 탄핵 수준 아니냐"며 "그동안 민주당이 무능력과 갈라치기, 내로남불로 얼마나 민심을 잃었는지 참 안타깝다"고 분석한 것은 여론조사 결과 나타난 밑바닥 민심의 핵심을 짚은 것이다. 이재명 지지율이 30%대 박스권에 갇혀있는 이유가 어디에 있고, 발목을 잡고 있는 족쇄가 무엇인지를 그들 스스로가 알고 있는 셈이다.

후보들과 후보 부인들의 이해할 수 없는 전력과 언행으로 이번 선거가 비호감 대선이라고 하지만 몇 가지 뚜렷한 변수들이 보인다. 역대 최악 대선이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2012년 18대 대선(78.2%)과 2017년 19대 대선(82.8%)보다 높은 유권자의 83%가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적극적인 투표 참여를 밝힌 점이 그렇다. 또 이재명 윤석열 심상정 안철수 등 후보 개인에 대한 호불호보다는 현 정권에 대한 심판 등 외적인 요인에 의해 후보를 지지하거나 비토하는 점이 이번 선거의 특징이다. 즉,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과 정권교체론(혹은 정권재창출론)에 대한 비율이 변수가 아닌 상수처럼 이번 선거에 작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역대 어떤 임기 말 대통령보다 높은 40%대 국정지지도(부정평가는 50%대)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에 국민들의 50% 이상이 정권교체를 희망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는 역설적이면서 이번 대선을 좌우할 주요 요소다.

여론조사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고 들쭉날쭉 하지만 대략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지지도 40%와 정권교체 여론 50%는 콘크리트처럼 요지부동이다. 후보자들의 긍정 혹은 부정적인 뉴스에도 두 변수의 지지율은 크게 흔들리지 않고 있다. 결국 이재명은 문재인의 지지도 40%를 끌어안으면서 정권교체 여론 50%를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고, 윤석열은 문재인의 지지도 40%를 고립화시키면서 정권교체 여론 50%를 모두 자신의 지지율로 바꿔야 하는 숙제를 풀어야 한다.

‘이재명 플러스’에서 이재명 지지자가 민주당의 무능력 갈라치기 내로남불이 이재명의 지지율 상승을 발목잡고 있다고 분통을 터트리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에 대한 탄핵수준을 거론할 정도로 ‘정권교체론’은 이번 대선 방정식의 변수 아닌 상수로 작용하고 있다. 대선 판세가 이러니 이재명으로서는 50%를 넘는 정권교체론을 극복하기 위해선 문재인 민주당과 차별화를 해야 하지만 말처럼 쉽지 않다. 국정지지도 40%를 유지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과 차별화를 하자니 친문을 중심으로 한 집토끼를 잃을 수도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형편이다. 그래서 이재명은 ‘이재명의 민주당’과 ‘민주당의 이재명’ 사이, ‘문재인 정권의 후계자’와 ‘이재명 정부’ 사이에서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선거는 이제 2주 앞으로 다가왔다. 여론은 끊임없이 움직이고 요동친다. 여기에 윤석열 안철수 후보단일화 협상 결렬이라는 변수도 지금 막 끼어들었다. 친문 중심의 문재인 지지율 40%와 정권교체 비율 50% 사이에서 안철수의 지지율 10%가 어떻게 움직이느냐가 결국 3월 9일 20대 대통령 선거결과를 좌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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