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청년 둘 붕어빵 장사 도전..."소중한 사회 경험 구웠죠"
상태바
20대 청년 둘 붕어빵 장사 도전..."소중한 사회 경험 구웠죠"
  • 취재기자 권지영
  • 승인 2022.02.18 17: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지한, 박민재 씨, "우리가 가장 중시한 건 사회 경험과 도전"
가격 책정과 맛이 관건... 노점의 어려움 손수 체험이 보람
노점 바로 앞 건물주 "젊은 친구들이 열심히 한다" 응원도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할 때면 골목 여기저기에서 등장하는 겨울철 인기 간식 붕어빵. 부산시 사하구 하단동 어느 골목에서 두 젊은이가 분주하게 붕어빵을 구워낸다. 박지한(24, 부산시 사하구) 씨와 박민재(24, 부산시 강서구) 씨가 그 주인공이다.

(사진: 박지한 씨 제공).
박지한(오른쪽) 씨와 박민재 씨가 붕어빵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 박지한 씨 제공).

초등학생때부터 10여 년간 긴 우정을 이어온 두 친구가 붕어빵 장사를 시작했다. 오후 2시부터 노점에 나가 한 시간 동안 붕어빵 반죽과 속 재료를 준비하고 마지막 붕어빵이 다 팔리면 셔터를 내렸다.

이들이 붕어빵 장사를 시작하게 된 이유는 서면의 젊음의 거리에서 먼저 장사를 하고 있었던 친구의 영향이 컸다. 서면에서 시작한 친구들을 보면서 이들도 붕어빵 장사에 관심이 생겼고 박민재 씨가 박지한 씨에게 장사를 먼저 제안했다. 그렇게 지난 1월 6일부터 이달 7일까지 약 한 달 동안 붕어빵 장사를 했다. 민재 씨는 “때마침 아르바이트를 그만뒀고 먼저 시작한 친구들에게 조언을 구해 얼렁뚱땅 시작해버렸다”고 말했다.

처음 시작한 붕어빵 장사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코로나 19로 유동인구가 감소한 데 이어 물가마저 상승해 가격 책정하는 것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붕어빵 기계를 대여해주는 업체에서 반죽을 매일매일 주문했는데 이 재료값이 만만치 않았던 것이다.

또 이미 그 상권에는 몇 년 몇십 년 전부터 장사해오던 붕어빵 장인들이 여러 곳 있었다. 그들은 기존에 있던 붕어빵 노점과 다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고민했다. 첫 번째는 가격이다. 다른 노점은 개당 500원으로 고정해 판매했지만 이들은 1000원 2개, 2000원부터는 5개로 세 개씩 늘려서 판매했다.

박지한 씨와 박민재 씨가 만든 붕어빵(사진: 박지한 씨 제공).
박지한 씨와 박민재 씨가 만든 붕어빵(사진: 박지한 씨 제공).

둘째는 맛이다. 이제 막 처음 붕어빵을 굽기 시작한 이들은 붕어빵 베테랑들의 굽는 비결과 속 재료의 맛은 따라가기 힘들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은 머리부터 꼬리 끝까지 속 재료를 가득 찰 정도로 왕창 넣어버리는 것이었다. 박민재 씨는 “속 재료를 안 아끼고 계속 빵을 굽다 보니 맛 있다고 칭찬해주시는 분들도 있었다”며 “무엇보다 단골이 생겨서 가장 뿌듯했다”고 말했다.

장사를 시작한 일주일 정도는 감도 익혀야 했다. 붕어빵은 불 조절인 생명인데 노점 장사 특성상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불이 바로 꺼져버리고 반죽에 불길이 막혀 꺼지는 경우도 있었다. 그는 “붕어들이 진짜 예민한 녀석들”이라며 식거나 탄 붕어들은 그냥 우리가 먹어서 하루에 5개씩은 기본으로 먹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이 장사를 시작하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사회경험’이다. 큰 수익에 대한 기대는 처음부터 하지 않았다. 그들에게는 ‘경험’이 가장 중요했다. 이들이 붕어빵을 팔면서 돈 버는 일은 쉬운게 아니고 도전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고 한다. 야외장사라는 노점 특성상 날씨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고 이로인해 장사를 못한 날도 있었다. 수입도 당연히 손해를 봤다. 그는 “우리는 충분히 우리의 목표를 이뤘다”며 “친구와 장난 반 진심 반으로 여름에는 팥빙수장사 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