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도 주민엔 부담만 주는 부산 명물 영도대교 도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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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도 주민엔 부담만 주는 부산 명물 영도대교 도개
  • 취재기자 손광익
  • 승인 2016.07.17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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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특수는 중구가 보고, 우리는 교통 체증만" 불만 가중

대학생 함지애(21, 부산 영도구) 씨는 사는 곳 영도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러 시내로 나갈 때마다 곤혹스럽다. 매일 오후 2시에 관광객을 위해 진행되는 영도대교 도개 시간과 아르바이트를 위해 영도대교를 건너는 시간이 겹치기 때문이다. 함 씨가 이용하는 버스가 영도대교를 지나기 때문에 도개시간과 겹치지 않기 위해서는 일찍 집을 나서야 했다. 그래서 매일 30분 일찍 업소에 도착해 교대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그녀는 “관광객이 보기에는 도개 시간 15분이 잠깐일지 모르지 만, 매일 영도대교를 도개시간에 지나야하는 영도 주민들에게는 큰 불편”이라고 말했다.

▲전국의 관광객들이 몰려 들어 매일 오후 2시 시작되는 영도대교 도개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손광익).

2013년 11월 27일 최신식 도개 기능을 갖춘 새로운 영도대교가 개통된 후 영도대교 도개 장면을 보러 전국에서 관광객이 밀려 들었다. 처음에는 매일 정오 15분 간 도개하다가, 점심시간 전후로 이동이 잦은 영도 주민들에게 불편을 준다는 민원에 따라 2015년 12월부터는 오후 2시부터 15분 간으로 변경됐다.

하지만 도개시간 변경 이후에도 영도대교를 매일 같이 이용해야 하는 주민들의 불편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특히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주민들의 불만은 예전과 달라진 것이 없다. 자가용을 가진 사람들은 도개시간에 부산대교로 우회해서 통행할 수 있지만, 영도대교를 통과하는 노선버스를 타는 주민들은 꼼짝없이 멈춰서서 기다려야 한다.

대학생 박영경(21, 부산 영도구) 씨는 학기 중 오후 강의에 맞춰 집에서 출발하려면 도개시간이 겹쳐 항상 지각의 기로에 서야했다. 도개시간과 겹치지 않으려면, 강의 시간보다 훨씬 이르게 집을 떠나야 했다. 박씨는 “등교 시간에 쫒길 때면 짜증이 난다”며 “(영도대교 도개는) 딱히 영도 주민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은데, 일주일에 한두 번만 도개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영도대교 도개를 보려는 관광객이 찾아오면서 상권이 활성화된 곳은 영도지역이 아닌 영도대교 건너편 중구 광복동, 자갈치시장 등 중구 일대 상권이다. 이는 영도대교 도개를 관광하러 온 사람들이 중구 쪽에서 도개를 관람하고는 영도로 들어가지 않고 대부분 중구 쪽으로 다시 돌아가기 때문이다. 영도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신모 씨는 “정오에 도개될 때는 중구 쪽 사람들이 점심 시간에 영도로 오지 않아서 매출이 많이 떨어졌었다”며 “작년 도개시간이 2시로 바뀐 후 점심 시간 매출이 제자리를 찾긴 했지만, 도개 이전과 비교해 봐도 늘어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영도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박모(38) 씨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박 씨는 “영도대교 도개가 지역 경제 활성화에 보탬이 된다지만 중구 상권은 몰라도 영도 상권은 나아진 것이 없다”며 “영도 상권도 부활할 수 있는 방안을 같이 찾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영도대교를 관리하는 부산시설공단 관계자에 따르면, 도개시간 변경 후 점심시간대의 교통 정체는 많이 해소됐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도개 시간 변경 이후 점심시간 교통체증에 대한 주민 민원은 많이 줄었지만, 도개 회수 축소 등은 영도구와 중구 주민 입장이 달라 현재로선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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