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알프스의 억새 천국, 간월재...석양녘 붉게 물든 억새의 춤 환상적 풍경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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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 알프스의 억새 천국, 간월재...석양녘 붉게 물든 억새의 춤 환상적 풍경 연출
  • 취재기자 김범준
  • 승인 2021.12.17 1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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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서 손꼽히는 억새 군락지 하늘하늘
길 원활해 등산 초보자도 무리 없이 올라

코로나 확진자의 가파른 증가로 인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다시 길어지고 있다. 외출을 자제해야하는 상황 속에서 우리는 무기력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매일 똑같은 장소에서 똑같은 생활만을 반복하고 있다. 이런 무기력한 일상 속에서 활력을 불어넣어 줄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간월재다.

간월재는 울산광역시 울주군 상북면에 위치해있다. ‘영남 알프스’라고 불릴 정도로 아름다운 광경을 자랑한다. 어렸을 때부터 울주군에서 거주한 사람이라면 한 번씩은 올라가는 곳이 간월재다. 어린 시절을 울주군에서 보낸 천미선(48, 울산시 울주군) 씨는 간월재에 대해 “학교나 학원에서 단체로 견학을 갔던 적이 있었고, 가족끼리도 가끔 올라갈 정도로 울주군민들에게는 익숙한 곳”이라고 말했다.

간월재에 가기 위해선 언양임시시외버스터미널에서 304번을 타고 복합웰컴센터 정류장에 하차해야 한다. 길을 걷다보면 테마파크처럼 구성된 커다란 건물들이 모인 곳이 있다. 그곳이 복합웰컴센터이며 우측으로 올라가야 간월재 입구를 만난다.

영남알프스 웰컴복합센터 (사진: 취재기자 김범준).
영남알프스 웰컴복합센터 (사진: 취재기자 김범준).

입구를 찾아 계속 올라가다보면 복합웰컴센터라는 이름에 걸맞게 클라이밍장과 영화관 등 다양한 문화시설이 있는 걸 볼 수 있다. 이날은 주말이라 시설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계속해서 문화시설을 거쳐 등산로 입구에 도착하면 등산코스 약도가 그려진 안내판을 볼 수 있는데 등산시 참고하면 좋다.

간월재 입구 앞에 있는 영남알프스 산악관광안내도 (사진: 취재기자 김범준).
간월재 입구 앞에 있는 영남알프스 산악관광안내도 (사진: 취재기자 김범준).

아래 사진에 있는 오르막길이 간월재의 시작점이다. 오르막길을 걸을 때는 체감이 안되지만 곧 나오는 나무 계단을 따라 걷다보면 드디어 등산 코스에 진입했다는 걸 느낄 수 있다. 이 시작점에서는 아침에 일찍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오는 등산객과 들뜬 마음으로 등산을 시작하는 등산객이 서로 교차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간월재 입구 (사진: 취재기자 김범준)
간월재 입구 (사진: 취재기자 김범준)

그렇게 20~30분 정도 걸으면 방향을 가리키는 안내판을 발견할 수 있다. 오른쪽 방향을 가리키는 쪽으로 계속 올라가야 한다. 안내판을 발견한 순간 많이 걸었다고 생각하겠지만 안내판에 그려진 숫자를 보고나면 아직 갈 길이 많이 남았다는 걸 느끼게 된다.

안내판 (사진: 취재기자 김범준).
안내판 (사진: 취재기자 김범준).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등산로가 험준하지 않고 정리가 잘 되어있는 편이다. 계속 올라다가보면 아이를 동반해 가족단위로 등산하는 이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아이들이 부모님의 도움 없이 따라 올라가는 걸 보면 이 등산로가 쉬운 코스라는 걸 체감하게 된다.

정리가 잘 되어있는 등산로 (사진: 취재기자 김범준).
정리가 잘 되어있는 등산로 (사진: 취재기자 김범준).

전에 발견했던 안내판에서 30분 정도 산을 더 오르다보면 콘크리트로 포장된 소방로와 함께 또 하나의 안내판이 보인다. 왼쪽 방향을 가리키는 쪽으로 올라가야한다. 여기서부터는 비 포장된 산길이 아닌 포장된 길이다 보니 이전보다 훨씬 원활한 산행이 가능하다.

안내판 (사진: 취재기자 김범준).
안내판 (사진: 취재기자 김범준).

비 포장된 길을 걸을 때는 무조건 정상에 올라가야겠다는 생각만이 머릿속에 가득했다. 하지만 이전과는 비교적 쉬운 포장된 길을 걸을 땐 다양한 생각을 하게 만든다. 길의 정면을 보면 넓게 퍼진 산이 아름답다는 생각을,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지금까지 올라왔던 길과 산 아래의 풍경을 보게 되는데, 이때 내가 많이 올라왔다는 걸 생각하게 된다.

포장된 도로와 산 아래의 전경 (사진: 취재기자 김범준).
포장된 도로와 산 아래의 전경 (사진: 취재기자 김범준).

여러 생각을 하며 한 시간정도 길을 올라가는 중 좌측에 나무계단 하나를 볼 수 있다. 그 계단은 오늘의 최종 목적지로 가는 입구다.

억새 군락지로 가는 계단 (사진: 취재기자 김범준).
억새 군락지로 가는 계단 (사진: 취재기자 김범준).

계단을 따라 올라가다 끝에 닿는 그때, 강한 햇살을 받고 황금빛을 뽐내고 있는 평원을 보게 된다. 바로 억새 군락지다. 군락지에 도착하고 나서 억새의 풍경을 감상하는 순간오늘 간월재 등반의 목적이 달성되는 걸 느끼게 해준다.

비교적 유명한 관광지와는 다르게 한산한 모습을 보이는 간월재 (사진: 취재기자 김범준).
비교적 유명한 관광지와는 다르게 한산한 모습을 보이는 간월재 (사진: 취재기자 김범준).

간월재의 억새 평원은 실로 아름다웠다. 해가 지는 순간에 내리쬐던 빛과 함께 억새들을 보면 한동안 무기력했던 나의 삶에 활기를 채워주는 느낌이 났다. 그리고 동시에 이런 풍경을 카메라에 담는 순간 성취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해질녘의 간월재 풍경 (사진: 취재기자 김범준).
해질녘의 간월재 풍경 (사진: 취재기자 김범준).

간월재에는 지인들과 함께 정상에 오르는 기쁨을 간직하고자 인증샷을 찍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리고 긴 시간동안 산에 오르느라 힘들었던 심신을 가다듬는 사람들도 있었다. 무엇보다 매서운 바람이 부는 산 정상 부근에서 컵라면을 맛있게 먹는 사람들이 눈에 띄기도 했다.

나도 그렇고 앞에 언급한 이들 모두 간월재에 오르는 순간 저마다의 성취감을 느끼며 많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나는 바람에 휘날리는 억새들을 보며 많은 생각들을 했다. 특히 억새의 특징과 관련된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억새는 생명력이 매우 강인한 식물로 알려져 있다. 겨울에 추위를 비롯해 제초제 등의 피해를 받지만 그 시련을 이겨내고 봄이 되면 다시 싹을 피우고야 마는 강인한 식물이다.

11월 1일부터 우리나라는 높은 백신 접종률을 바탕으로 일상 회복을 기대하며 단계적 일상회복이라는 정책을 시행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다시 시련에 빠지게 됐다. 점점 희망과 멀어져 간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우리는 생각의 틀을 바꿀 필요가 있다. 절망적 상황 속에서 계속 부정적인 생각을 하기보다 아직 남아있는 긍정적인 생각을 해야 한다. 지금과 같은 상황 속에서 긍정적인 생각을 할 수 있는 장소가 바로 간월재다.

간월 돌탑과 간월재 표지석(사진: 취재기자 김범준).
간월 돌탑과 간월재 표지석(사진: 취재기자 김범준).

나는 우리나라가 강인한 억새처럼 시련을 이겨내 일상을 찾을 날을 이곳 간월재에서 생각한다면 무기력한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음과 동시에 더 뜻 깊은 산행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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