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오스크’ 시장 확대의 그늘...‘디지털 소외계층’은 누가 챙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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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오스크’ 시장 확대의 그늘...‘디지털 소외계층’은 누가 챙기나
  • 취재기자 허시언
  • 승인 2021.12.10 17: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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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기술 발전, 노동 입금의 상승 등으로 무인 서비스 증가
키오스크 사용자는 한정적... 장애인, 노인 등 사회적 약자는 사용 불가능
디지털 소외계층 더욱 고립... 상호 공존할 수 있는 방안 찾아야
최근 키오스크를 이용한 무인 점포들이 늘어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강지원).
최근 키오스크를 이용한 무인점포들이 늘어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강지원).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 비대면 생활이 익숙해지고, 기술의 발전과 노동 입금의 상승으로 무인으로 대체되는 서비스가 증가하고 있다. 우리 주변 곳곳에서 생겨나는 무인 아이스크림 판매점을 비롯한 마트, 편의점, 주유소, 식당, 영화관, 카페 등에서 키오스크를 찾아볼 수 있다. 심지어 이제는 은행까지 직원이 없고 키오스크와 디지털 데스크를 이용해 운영되는 무인점포가 늘어나고 있다.

키오스크란 정보 서비스와 업무의 무인·자동화를 통해 대중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공공장소에 설치한 무인 단말기를 말한다. MZ세대들은 키오스크가 빠르고 익숙하기 때문에 편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중장년층과 노년층은 키오스크를 제대로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불편함을 느낀다.

키오스크를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은 아주 한정적이다. 기계를 잘 다룰 수 있는 젊은 세대여야 하고, 몸에 불편한 곳이 하나도 없는 비장애인인만 키오스크를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키오스크는 아이, 휠체어 사용자 등 눈높이가 낮은 사람은 쓸 수 없다. 신체 건장한 성인의 눈높이에 맞게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점자도, 음성 서비스도 없기 때문에 시각장애인은 당연히 사용할 수 없다. 일정 시간 내에 메뉴를 선택하고 결제까지 끝마치지 않으면 초기 화면으로 되돌아가 버리는 키오스크는 신체가 불편한 사람과 기계가 생소해 버벅거리는 사람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어디 있는지 찾기도 힘든 메뉴를 여러 번 넣고 빼기를 반복하고, 결제수단과 각종 할인, 적립 등을 선택하는 과정을 떠올린다면 자연스럽게 키오스크 사용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 키오스크는 마음 편하게 쓸 수도 없다. 키오스크를 잘 다루지 못해 주춤하는 사이 뒤에 사람들이 줄을 서는 것이 느껴지면 눈치가 보이기 때문이다. 키오스크가 있는 매장은 직원의 수가 적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도움을 요청할 수 없고, 키오스크 사용을 포기한 채 매장을 떠나게 된다.

최근에는 은행도 무인점포 형태로 운영되는 곳이 생겨나고 있다. 은행을 주로 찾는 사람들은 인터넷 뱅킹과 폰 뱅킹을 사용하지 못하는 노년층이 대부분이다. 기계를 다루지 못해 은행을 직접 방문했더니 또 다른 기계를 맞닥뜨린 것이다. 폰 뱅킹을 할 수도, 무인점포를 이용할 수도 없는 이들은 은행 업무를 볼 수 없게 됐다. 디지털의 진화는 디지털 소외계층을 더욱 고립시키고 있다.

약자를 배려하지 않고 배척하는 사회는 오래갈 수 없다. 사람은 영원히 젊고 건강할 수 없기 때문에 언젠가는 사회적 약자 위치에 놓일 수밖에 없게 된다. 지금 당장은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을지 몰라도 편하게 사용할 수 없게 되는 시기가 올 수도 있다는 뜻이다.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혜택도 늘어났지만 그만큼의 혜택을 전부 누리지 못하고 오히려 뒤처지는 사람이 있다. 누군가는 집에서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돈을 송금하는 반면, 누군가는 은행 창구에 직원이 없어지는 바람에 은행 업무를 볼 수 없게 됐다. 기술의 발전에는 명과 암이 있다. 우리 사회에서 같이 살아가고 있는 수많은 소외계층을 생각해 상호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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