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대학가 학생회 선거, 이대로 괜찮은가?
상태바
[취재수첩] 대학가 학생회 선거, 이대로 괜찮은가?
  • 취재기자 박명훈
  • 승인 2021.12.10 18: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행적으로 추천받아 후보 등록...후보자 신청 공지 볼 수 없어
학생회 선거 방식에 의문 제기 학생들 "선거는 공정, 투명해야"

제20대 대선을 80여일 앞두고 정당 후보들은 표심을 하나라도 더 얻기 위해 각종 매체와 언론 앞에서 뜨거운 선거유세를 하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대선 후보들은 각종 매체와 언론에서 표심을 얻기 위해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해가 바뀌면 대선은 물론 크고 작은 지자체 및 여러 단체들은 새 대표를 선출하는 곳도 있을 것이며, 나아가 초ㆍ중ㆍ고등학생들도 ‘반장 선거’나 ‘학생 위원’ 등에 출마하려는 학생들 역시 어떤 연설과 공약을 내세워야 할지 고민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대학교 학생회 선거’만큼은 후보자들이 그닥 바쁘지 않아 보인다.

지난 12월 9일 밤 9시경, 같은 학교 학생들끼리 익명으로 게시글을 올릴 수 있는 SNS의 일종인 ‘에브리타임’에 글 하나가 올라왔다.

‘학과 학생회’라는 제목의 글로, 익명의 작성자는 “학생회 후보 모집 관련 공지 없이 후보자 선거 영상이 올라왔다. 친분으로 단일 후보 되는 것은 좀 그렇지 않냐”는 내용의 글을 작성했고 '좋아요'를 30개나 받으며 ‘핫 게시판’ 글이 됐다.

지난 9일 대학생 어플 '에브리타임'에 학생회 선거 방식에 의문을 제기한 글 하나가 올라왔다(사진: 에브리타임 캡처).

해당 글 댓글엔 “우리 과도 마찬가지다”라며 “뽑을만한 인물들도 아닌데 누군지도 모른 채 그냥 찬성한다고 투표 해야 하냐”며 지적했다.

이어 약 한 시간 뒤 ‘학생회에 관심 없지만 이건 너무 심한 듯’이라는 글이 올라왔고 익명의 작성자는 “대학교 입학하고 나서 한 번도 학생회 후보 지원에 관한 공지를 못 받아봤다. 여기(과별 학생회 선거)부터 부패됐는데 어떻게 사회가 변하겠느냐”고 비판했다.

처음 글이 올라온 이후 단 한번도 학생회 후보 등록 공지를 받아본 적 없다며 학생회가 부패됐다고 지적한 글(사진: 에브리타임 캡처).

K대학교 공대를 다니는 2학년 A 씨는 “코로나로 인해 대면 수업을 못 해서 누가 누군지 잘 모르긴 하지만 후보자 모집 없이 성격 활발하고 선배들이랑 인맥 많이 쌓은 학생들이 과 대표나 학생회를 하더라”며 “아직 학교에 다닌지 오래 되지 않아 원래 이렇게 하는게 정상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K대학 뿐 아니라 D대학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D대 기계공학과 3학년에 재학중인 B 씨는 “전과를 해서 공대 두 과를 재학했는데 선거를 해 달라거나 후보자에 대한 공지는 본 적이 있으나 두 과 모두 한번도 학생회 ‘후보 모집’에 관한 공지나 글을 본 적은 없다”고 밝혔다.

K대에서 학생회 경험이 있는 C 씨는 인터뷰에서 “전 학생회 선배의 권유로 학생회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능력있고 열정이 있는 사람들에게 기회가 주어져야 하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원활한 학생회가 유지되려면 인맥이나 친분이 어쩔 수 없이 고려되는 것 같다”며 “정식 절차를 거쳐 선거가 치러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대학에서 학생회 경험이 있는 D 씨 역시 “선배가 하자고 해서 하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 2019년 2월 20일 송파구 재개발조합장에서는 자신의 권력으로 유력 후보자를 등록 취소시키고, 후보자 측 참관인 없이 개표를 진행해 조합장으로 선출된 당선자가 논란이 된 적도 있었다.

공직선거법 제7조에 따르면 선거에 참여하는 정당이나 후보자(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를 포함)는 선거운동을 함에 있어 공정하게 경쟁하여야 하고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를 해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안 된다고 돼 있다. 물론 대학교 학생회 선거는 ‘공직자’를 선출하는 과정이 아니라 공직선거법에 제재를 받진 않으나 후보자 및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에게 공정한 선거 경쟁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공직선거법 제7조에 보면 후보자 및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에게는 공정하게 경쟁해야 한다고 나와 있다(사진: 국가법령정보센터 캡처).

모든 학교나 학과에서 ‘관행’에 의한 학생회 선출이 이루어지진 않지만 많은 대학교에서 아직도 이러한 관행이 계속되고 있다.

비록 ‘정치 쇼’든 ‘포퓰리즘(Populism)’이든 정치인들도 다양한 매체 앞에서 자신의 공약을 내세우고 선거 결과에 승복한다. 또한 아직 미성년자인 학생들도 학급 내에서 후보자 등록에 제재를 받지 않으며 공정한 절차를 통해 반장 또는 부반장으로 선출된다. 공직자 선거에 투표할 수 있는 성인이 된 대학생들은 ‘선거’의 의미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