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지 신도시, '개발'과 '환경 보전(保全)'... 무엇이 우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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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지 신도시, '개발'과 '환경 보전(保全)'... 무엇이 우선인가?
  • 취재기자 박명훈
  • 승인 2021.12.01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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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광역시 강서구 남쪽에 위치한 명지동은 15.65㎢ 면적의 신도시다. 지난 2020년 8월 명지1동 순유입인구는 1661명. 부산에서 가장 인구 유입이 많은 지역 중 하나다.

명지동 일대는 많은 사람이 거주하는 신도시 역할만 하는 것은 아니다. 근처에 철새도래지인 을숙도와 낙동강 하류를 끼고 있는 삼각지 지역으로 자연환경이 잘 보존돼 있다. 생태 공간으로서의 가치가 뛰어나 관광객들 뿐 아니라 환경단체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곳이다.

이러한 명지동 일대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지자체와 정부 측에선 다양한 시도를 해오고 있다. 지난 9월 30일에는 생활밀착형 체육시설인 ‘강서구국민체육센터’ 건립 사업이 명지 1동에 최종 확정됐다. 11월 25일부터는 부산 강서구의 숙원사업 중 하나였던 ‘명지복합문화시설’이 착공되기 시작했다.

명지 신도시에 지어질 '강서구국민체육센터'와 '명지복합문화시설(공연장)'의 조감도(사진: 김도읍 국회의원사무실 제공).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김포공항을 이전하고 그 부지에 ‘이재명표 신도시’로 불리는 최대 20만 가구의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히기도 해 그에 대해 다양한 의견들이 설왕설래하기도 했다.

이런 점들로 미루어보아 명지동은 단순한 ‘서부산권에 위치한 하나의 신도시’가 아니라 앞으로 잠재적인 부동산 가치 및 경제적 가치를 갖는 하나의 거점으로 보여진다. 반면, 명지동 일대는 부동산 가치뿐 아니라 ‘자연환경’ 및 ‘생태 보존’의 가치까지 내포하고 있는 장소다.

과거 ‘명지도’로 불렸던 명지 일대는 낙동강과 바다가 만나 모래가 퇴적하며 만들어진 ‘삼각주’ 지형으로 이뤄져 자연적 가치를 향유하고 있다. 명지에서 보이는 근처 모래섬 ‘대마등’엔 환경적 가치뿐 아니라 우리나라 전쟁사를 설명할 수 있는 역사적 가치까지 함께 갖고 있다.

명지동과 그 일대 삼각주 지형의 지도(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명지동과 그 일대 삼각주 지형의 지도(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지난 7월 명지동 ‘소금길’에서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자연과 함께하는 초등 생태체험’이 실시되기도 했다. ‘근린공원’은 강서구에서 열리는 각종 행사 개최를 담당하기도 하며 지난 2019년 12월부터 유아 숲 체험장도 조성돼 지역 주민들 뿐 아니라 외부 지역에서도 유아 숲 체험 및 공원 산책을 위해 많이 찾는다.

지난 7월 명지 '소금길'에서 실시된 '자연과 함께하는 초등 생태체험'(사진: 취재기자 박명훈).

도심 한가운데 위치한 명지 근린공원은 원래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인 ‘맹꽁이’의 서식지이기도 했다. 유아 숲 체험장과 축구장 등의 시설을 조성하는 것은 주민들의 편의를 제공하기도 하지만 환경단체에서 “인공적으로 숲 체험장 등을 조성하는 것은 오히려 자연환경을 파괴하기도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명지동 소금길에서 발견됐던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 생물 '맹꽁이'(사진: 취재기자 박명훈).
명지동 도심 한가운데 위치한 '근린공원'의 입구(사진: 취재기자 박명훈).
근린공원에 조성된 '유아 숲 체험장'에서 숲 체험을 하며 놀고 있는 아이들(사진: 취재기자 박명훈).

일각에선 나무를 쓰러지지 않게 하기 위한 지지대의 관리가 잘 되지 않아 근린공원 관계자들의 시설 관리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나무 지지대가 나무를 파고들어 나무를 상하게 하고 있다(사진: 주민 제보).

지역 발전이나 관광지로의 역할을 하기 위해선 개발을 할 수밖에 없으며 이 과정에서 환경 파괴는 불가피하다. 그러나 명지동 일대는 자연환경적으로도 큰 가치가 있기에 무분별한 개발보다는 지자체나 지역 주민, 그리고 환경단체 등의 원만한 합의하에 자연환경도 보존하며 지역 발전도 이루어질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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