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에서 배출한 플라스틱 쓰레기 중 78.1%가 ‘식품 포장재’... 식품 제조회사가 플라스틱 오염에 책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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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에서 배출한 플라스틱 쓰레기 중 78.1%가 ‘식품 포장재’... 식품 제조회사가 플라스틱 오염에 책임져야
  • 취재기자 허시언
  • 승인 2021.12.01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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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내년 1월부터 식품용 투명 페트병은 식품용기에 재활용 가능하도록 추진”
환경부, “분리배출된 폐플라스틱 재활용 비율을 현재 54%에서 70%까지 늘릴 계획”
국내 주요 식품 제조사들이 플라스틱 문제를 발생시키는 주체... “기업이 책임져야”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생활이 장기화되면서 플라스틱 사용량이 급증했다(pixabay 무료 이미지).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생활이 장기화되면서 플라스틱 사용량이 급증했다(pixabay 무료 이미지).

코로나19 사태가 일어난 지 2년이 지났다. 비대면 생활이 장기화되면서 함께 늘어난 것 중 하나가 플라스틱 사용량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2019년과 비교해 2020년의 배달 음식 이용률은 75.1% 증가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집 밥 문화 확산과 함께 가정간편식 소비량도 증가됐다. 이로 인해 배출되는 폐플라스틱과 폐비닐의 양이 같이 증가했다.

배출된 플라스틱 쓰레기의 대부분이 식품 포장재인 것을 알 수 있다(사진: 그린피스 제공).
배출된 플라스틱 쓰레기의 대부분이 식품 포장재인 것을 알 수 있다(사진: 그린피스 제공).

우리가 집에서 쓰고 버리는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의 양은 얼마나 될까? 우리는 알게 모르게 많은 플라스틱 쓰레기를 배출하고 있다. 그린피스가 시민 2671명을 대상으로 일주일간 가정에서 배출된 플라스틱 쓰레기를 모아보니 7만 7288개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배출됐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한 가구 당 92개의 플라스틱 쓰레기를 배출한 것이다. 배출된 플라스틱 쓰레기의 대부분이 식품 포장재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플라스틱 배출량의 78.1%인 6만 331개의 쓰레기가 전부 식품 포장재였던 것.

식품·외식업계가 배출한 플라스틱 용기와 포장재 처리 문제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환경문제가 됐다.

식약처, 투명 페트병은 식품용기로 재활용할 수 있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르면 내년 1월부터 환경부가 ‘식품용 투명 페트병 분리·수거사업’을 통해 모은 플라스틱 중 식약처가 정한 안전 기준에 적합한 재생원료는 식품용기로 제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식품용기에 사용 가능한 재생원료는 별도로 분리배출된 식품용 투명 페트병만 활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투명 페트병을 회수 및 선별한 후 깨끗하게 세척한 후 파쇄해 작은 플라스틱 조각으로 만든다. 이 조각으로 다시 식품용기를 만들어 재활용하는 것이다. 환경부와 식약처는 제도 시행을 위해 재생 플라스틱 제품의 안정성 확보를 위한 검층 체계를 2중으로 갖추기로 했다. 환경부는 투명 페트병 수거·선별 및 중간원료 생산 기업에 대해 시설 기준과 품질 관리 기준을 마련해 관리한다. 식약처는 식품 용기 제조에 사용되는 재생 플라스틱 최종원료에 대해 안정성 기준을 설정해 관리한다.

환경부와 식약처는 식품 용기에 재생 투명 페트병을 사용할 수 있게 되면 매년 최소 10만t 이상의 재생 페트 원료를 식품 용기로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플라스틱 재활용 시장의 확대

플라스틱 재활용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소비가 확산하면서 빠른 속도로 성장 중이다. 환경부 자원순환정보시스템 통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압축 페트(PET) 가격은 kg당 331원으로 1년 전 209원에 불과했을 때보다 58.4% 상승한 것을 알 수 있다. 플라스틱 재생원료인 폴리에틸렌(PE)과 폴리프로필렌(PP)을 잘게 부순 조각의 가격도 각각 561원, 509원으로 1년 전보다 20% 넘게 가격이 인상된 것을 알 수 있다.

최근 기업들의 폐플라스틱 수요가 늘며 가격 상승 폭이 커졌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친환경 제품 열풍이 불면서 재생 플라스틱을 활용한 의류, 화장품, 포장재 등의 제품을 찾기 시작한 것. 환경부는 2050년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분리배출된 폐플라스틱 재활용 비율을 현재 54%에서 70%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업이 책임져야 하는 식품 포장재 쓰레기

국내 주요 식품 제조사들이 플라스틱 문제를 발생시키는 주체임을 알 수 있다(사진: 그린피스 제공).
국내 주요 식품 제조사들이 플라스틱 문제를 발생시키는 주체임을 알 수 있다(사진: 그린피스 제공).

가정에서 발생한 플라스틱 폐기물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식품 포장재는 ‘음료 및 유제품류’가 전체의 32.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서 ‘과자·간식·디저트류’ 12.9%, ‘배달용기’ 7.7%가 그 뒤를 이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식품 포장재 가운데 ‘음료 및 유제품류’, ‘과자·간식류’, ‘가정 간편식류’를 모두 더한 비중이 전체 식품 포장재가 53%를 차지하며 전체 식품 포장재 폐기물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국내 주요 식품 제조사들이 상당한 양의 일회용 플라스틱을 판매 및 유통해 플라스틱 문제를 발생시키는 주체임을 알 수 있다.

이에 CJ제일제당은 ‘생분해 플라스틱’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석유에서 뽑아내는 일반 플라스틱은 썩는데 100년 이상 걸리는 반면 생분해 플라스틱은 땅속에서 4개월, 바닷속에서 6개월이면 흔적도 없이 분해된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6월 아시아 대형마트 중 최초로 2025년까지 50%의 일회용 플라스틱 감축을 선언하는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코카콜라는 국내 최초로 무라벨 탄산음료를 출시했다. 농심과 삼다수, 롯데 등은 무라벨 생수를 출시하며 라벨에 사용되는 플라스틱을 줄이고 페트병 재활용률을 높였다.

해외에서도 플라스틱 시용량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그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은 별다른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다면 전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이 2030~2035년에는 2015년의 두 배, 2050년에는 세 배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금이라도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려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언젠가 지구는 플라스틱 쓰레기 산에 파묻혀 죽어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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