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 또 세계 1위...K콘텐츠 파워 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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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 또 세계 1위...K콘텐츠 파워 강해졌다
  • 취재기자 권지영
  • 승인 2021.11.23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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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 공개 하루 만에 1위
BFI 런던 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 등에서 선공개 인기
계속되는 K콘텐츠 흥행 신화...어디까지 이어질지 관심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이 공개된지 하루만에 세계 1위를 차지했다(사진: 네이버 포스트 캡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이 공개된지 하루만에 세계 1위를 차지했다(사진: 네이버 포스트 캡처).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이어 '지옥’이 K 콘텐츠 파워를 이어받았다.

지난 19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Hellbound)’이 세계 190국에 공개되자마자 1위를 차지하며 다시 한번 K 콘텐츠의 저력을 보여줬다. 스트리밍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지옥’은 22일(현지시각) 기준 넷플릭스 TV 프로그램 부분에서 780점을 받으며 24시간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공개 8일 만에 전 세계 1위를 차지한 ‘오징어 게임’ 보다 일주일 빠른 기록이다.

“너는 몇월 며칠 몇 시에 지옥에 간다”

‘지옥’은 예고 없이 등장한 지옥의 사자들로부터 자신의 삶이 얼마나 남았는지 ‘고지’받은 이들이 죽는다는 설정 하에 진행된다. 초자연적인 현상 속 혼란스러운 사람들과 이를 틈 타 등장한 신흥종교 단체 ‘새진리회’가 등장한다. 유아인, 김현주, 박정민 등이 주연을 맡았으며 ‘부산행’과 ‘반도’의 연상호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담당했다.

넷플릭스 점령한 K 콘텐츠, ‘넷플릭스’이기에 가능했다

‘지옥’의 흥행은 ‘K 콘텐츠’라 불리는 한국 콘텐츠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K 콘텐츠가 ‘믿고 보는’ 이미지를 얻은 것은 ‘오징어 게임’ 열풍이기도 하지만, 그 중심엔 ‘넷플릭스 오리지널‘이 있다. 한국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가 생소할 무렵 봉준호 감독의 ‘옥자’를 시작으로 넷플릭스 오리지널은 한국 영상 콘텐츠 사업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됐다. 김은희 작가의 사극 좀비 드라마 ‘킹덤’ 시리즈는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며 갓, 한복 등 우리나라 복식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넷플릭스가 콘텐츠 제작비는 충분히 제공하며 소재나 극 진행 등에 개입하지 않는 등 자유로운 제작 환경을 조성했기 때문에 한국 드라마는 좀비, 괴물, SF 등의 독특한 장르를 도전할 수 있었다. 넷플릭스 구독자 김모 씨는 “비주류라는 이유만으로 제작비를 모으기 힘든 한국 영화나 드라마 시장에서 넷플릭스는 가뭄의 단비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지옥'의 한 장면이다(사진: 네이버 포스트 캡처).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지옥'의 한 장면이다(사진: 네이버 포스트 캡처).

“설명하기 어려운 현상들이 어떻게 사람을 지배하고 권력을 가질 수 있는가?”

'지옥'은 어떤 메시지를 담고 있을까. 괴물을 연상케 하는 저승사자의 모습의 비현실적 요소와 현대사회에서 일어나는 부조리 그리고 인간의 두려움이 합쳐져 인간의 선과 악을 비춰주고 있다. 서울 한복판에 갑작스럽게 지옥의 사자들이 나타나고, 이로 인해 평범했던 세상은 혼란에 빠진다. 그리고 이를 틈 타 이 모든 것이 신의 뜻이라고 주장하는 새진리회가 나타나 사람을 선동하고 극도의 공포와 불안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새진리회를 맹신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지옥행 고지를 받은 사람은 죄인으로 낙인,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고 비난하며 현실에서 또 다른 지옥을 만들어간다. 사실 지옥행을 고지받은 사람 모두가 어떤 잘못을 해서 죽는 건 아니었다. 살인인지 천벌인지 아무도 알 수 없었고 새진리회의 의장 정진수는 단지 신의 의도를 덧씌워 종교를 만들고, 세상의 혼란을 막으려 했던 본인 역시 고지를 받았던 피해자 중 한 명이었다.

연상호 감독은 지난 16일 진행한 온라인 제작발표회에서 “극단적 상황 안에서 여러 종류의 인간들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설정을 가지고 있다”며 “지옥 그 자체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지옥을 상상하는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현실에서의 지옥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지옥'이 세계적인 영화 비평 사이트 로튼 토마토에서 신선지수 100%를 받았다.비율이 60% 이상일 때는 영화가 ‘신선함(Fresh)’으로 분류되며 신선한 빨강 토마토가 그려지고, 60% 미만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썩음(Rotten)으로 분류되며 썩은 초록 토마토를 마치 벽에 던진 듯한 그림이 뜨게 된다(사진: 로튼 토마토 홈페이지 캡처).
'지옥'이 세계적인 영화 비평 사이트 로튼 토마토에서 신선지수 100%를 받았다. 비율이 60% 이상일 때는 영화가 ‘신선함(Fresh)’으로 분류되며 신선한 빨강 토마토가 그려지고, 60% 미만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썩음(Rotten)으로 분류되며 썩은 초록 토마토를 마치 벽에 던진 듯한 그림이 뜨게 된다(사진: 로튼 토마토 홈페이지 캡처).

'지옥'은 해외에서도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지옥'은 넷플릭스를 통한 정식 공개 전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전체 6부작 중 3부작이 먼저 상영됐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넷플릭스를 비롯한 OTT 화제작을 스크린을 통해 방영하는 ‘온 스크린’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온 스크린 섹션에서 ‘지옥’과 ‘마이네임’이 넷플릭스 공개 전 먼저 상영돼 큰 인기를 누렸다. 지옥이 세상에 공개된 후 세계적인 영화 비평 사이트 로튼 토마토에서 신선지수 100%를 받기도 했다.

애플 TV, 디즈니 등 해외 OTT 서비스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는 추세다. 우스꽝스러운 PPL 장면을 만들지 않아도 되고 장르에 제약 없이 다양한 이야기를 다룰 수 있어 다양한 창작물을 만들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연속적인 K 콘텐츠 흥행 성공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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