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청사포 앞바다에 추진중인 풍력발전기 설치사업... 주민들, “청사포 다 죽는다!" 반대
상태바
해운대 청사포 앞바다에 추진중인 풍력발전기 설치사업... 주민들, “청사포 다 죽는다!" 반대
  • 취재기자 박명훈
  • 승인 2021.11.19 18:25
  • 댓글 2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청사포 해안 풍력 반대 대책 위원회'... 지난해 5월부터 16회 반대 시위
부산시, 산업자원통상부에 보낸 의견서 속 "주민 수용성 확보"는 거짓
해상풍력기 육지와 1.2km 떨어진 곳에 설치 예정.. 소음 및 경관에 피해

“해운대가 니들꺼냐, 풍력 발전 반대한다!”

19일 오전 11시께 부산 해운대구청 앞에서 ‘청사포 풍력 발전기 설치’에 대해 반대 시위가 펼쳐졌다.

부산 해운대구 주민들이 19일 해운대구청 앞에서 청사포 해상풍력 발전기 설치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박명훈).

청사포 해안 풍력 반대 집회는 지난해 5월부터 오늘까지 총 16회 펼쳐졌다. 지난 10일 해운대문화회관에서 열릴 예정이던 주민 의견 수렴을 위한 사업설명회는 취소되고, 토론회는 보류돼 앞으로도 반대 여론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해상풍력발전기는 해운대 청사포 앞바다에 9개가 설치될 예정이다. 풍력발전기가 설치될 청사포 반경 2km 내에 22만여 명의 구민이 거주하고 육지와 거리가 1.2㎞에 불과하다. 발전기의 길이는 날개를 포함해 120m에 달한다.

발전소 주변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시행령으로 발전소 주변에 포함되는 인구는 22만여 명이다(사진: 해상풍력 설치 반대 위원회 제공).
발전소 주변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시행령으로 발전소 주변에 포함되는 인구는 22만여 명이다(사진: 해상풍력 설치 반대 위원회 제공).

시위를 주도한 ‘해운대 해상풍력발전 반대 대책위원회’는 “지난 2017년부터 부산시청 및 산업자원부에서 해상풍력기 설치 허가는 났으나 당시 주민들은 잘 몰랐다”고 주장했다. 해상풍력 반대 위원회 관계자는 “이후 시간이 지나고 해운대 구민들이 해상풍력기 설치에 대해 알게 되고 난 후 ‘주민 수용성’이 확보되지 않았으나 검토되지 않은 상태로 시에서 허위 보고해 설치 허가가 났다”고 말했다.

지난 2017년 6월 청사포 발전사업 허가 당시 부산시가 산업자원통상부에 보낸 의견서에 따르면 주민수용성을 확보했다는 취지의 내용이 적혀 있으나 인근 주민들은 강하게 반대해 반대 동의서를 얻었고 현재 동의자 수는 2만 5000명을 넘어서고 있다.

지난 2017년 6월 부산시에서 산업자원통상부에 보낸 의견서 일부(사진: 부산시 제공).
부산시는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번복한 내용으로 공문을 전달했다(사진: 해상풍력 설치 반대 위원회 제공).
부산시는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번복한 내용으로 공문을 전달했다(사진: 해상풍력 설치 반대 위원회 제공).

해상풍력 개발 전문업체 ‘지윈드스카이’는 “청사포 해상풍력과 관련한 일부 언론보도에 대해 강력대응할 것”이라며 “청사포 앞바다의 풍황 측정 조사결과, 바람의 속도는 연중 평균 7m/s 내외로 해상풍력으로서 우수한 풍황 조건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기상청에 따르면 해운대 지역의 바람세기는 풍력발전기를 가동하기엔 부족한 것으로 밝혀졌다. 풍력발전단지가 들어서 있는 강원도 고성군 미시령의 경우 국내에서 연중 가장 강한 바람이 부는 곳으로 80m 지점 평균풍속이 8.38m/s에 달해 업계 기준(10~13m/s)에는 못 미치나, 산업부 기준(7m/s)이나 기상청 기준(5m/s)을 충족한다. 반면 해운대는 어떤 기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3.88m/s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운성 해상풍력 반대 위원회 대표는 “해운대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부산의 대표 관광지이고, 아름다운 자연관경을 보러 오는 것이지 풍력발전기를 보러 오는 것이 아니기에 랜드마크가 절대 될 수 없다”며 “풍력발전기는 자연경관만 해친다”고 비난했다.

해상풍력기 설치 조감도(사진: 지윈드스카이 제공).

주민들이 해상풍력기 설치에 반대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소음’ 때문이기도 하다.

해상풍력 반대 위원회에 따르면 풍력발전기가 설치된 2km 이내는 ‘극심한 소음’이, 4km 이내에는 ‘듣기 불편한 소음’이 나며 그 이후부터는 ‘저주파 소음’이 발생해 귀에는 들리지 않지만 신체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해상풍력발전기 설치에 대해 거세게 반대하는 해운대구 주민이 피켓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박명훈).

반대 위원회 위원 정 모 씨는 “해상풍력기 설치 업체 측은 어차피 바다 근처라 파도소리에 풍력발전기 소음이 묻혀 괜찮다고 했으나 풍력발전기로부터 해안까지 1.2km를 넘어 육지 안쪽으로 2km나 4km 거리에 사는 주민들은 파도소리는 들리지 않고 소음 피해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환경단체인 부산녹색연합 관계자는 “재생에너지인 풍력발전기 설치 자체에는 동의하나 해안 생태계 지장의 유무에 대해서는 아직 검증되지 않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11월 5일 청사포 해상풍력단지 사업을 찬성하는 시민단체들과 일반 시민들은 해운대구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청사포 해상풍력사업의 조속한 추진을 강력히 촉구하기도 했다. 이에따라 해운대구 주민들 사이에서도 사업 진행에 대한 찬반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해상풍력기 설치에 대해 부산시 및 지자체의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6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해상풍력반대 2021-11-19 18:45:06
주거지 인근지역 해운대 청사포 해상풍력 절대반대합니다!!!!

길가메슈 2021-11-19 19:29:54
절대 반대합니다. 정당성없이 몰래 추진하다 들킨 사업입니다

바다지키미 2021-11-19 19:54:30
밀집거주지 1.2km 근거리에 발전소 설치는 있어선 안됨.
국제적 해양관광도시로 키워야할 곳을 에너지공장으로 만들것인가
해운대구민은 권리가 있다 안전하고 쾌적하게 살 권리!
1.2km에 설치해야할 이유는 업체이익의 극대화말고는 없다

달맞이지켜라 빌어먹을 moon은버리고 2021-11-20 08:34:12
산자부마구잡이허가.국민 안중에도 없는구나.

두리맘 2021-11-19 20:04:41
절대반대 결사반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