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9일은 ‘아동학대 예방의 날’... “아이 한 명을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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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9일은 ‘아동학대 예방의 날’... “아이 한 명을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
  • 취재기자 허시언
  • 승인 2021.11.19 1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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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아동학대 신고 건수 4만 2251건... 학대행위자의 82.1%가 부모
아동학대는 학대피해자가 직접 신고 어려워... 주변의 관심과 대처 필요
11월 19일은 아동학대 예방의 날이다. 아동학대는 본인이 직접 신고하기 어렵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주변에서 면밀하게 관찰하고 빠르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11월 19일은 아동학대 예방의 날이다. 아동학대는 본인이 직접 신고하기 어렵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주변에서 면밀하게 관찰하고 빠르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아이 한 명을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사회의 관심과 도움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지난해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4만 2251건으로 집계됐다. 학대행위자의 대부분은 부모였다. 부모에 의한 아동학대는 2만 5380건으로 전체의 82.1%를 차지했다.

운전을 하기 위해서는 운전면허 시험을 쳐야 하고, 원하는 기업에 입사하기 위해서는 기업과 관련된 공부를 하거나 자격증을 따야 한다. 모든 일에는 준비가 필요한 법이다. 그러나 한 생명을 20년 가까이 책임질 필요가 있는 부모가 되는 일에 대해서는 자격증도, 면허증도, 관련 수업도 없다. 부모의 책임과 역할에 대해 명확하게 알려주는 곳이 없는 것이다.

아이를 갖는 일은 준비가 필요 없다. 누구나 다 아이를 가질 수 있고, 부모가 되는 일에는 자격을 요구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더 주의가 필요하다. 아이를 갖는 것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아무런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고처럼 다가올 수 있다. 가장 무서운 점은 아직 미숙하고, 준비되지 않은 이들도 아이를 낳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부모가 될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 부모가 되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아동학대를 경험한 아이는 평범한 삶으로 돌아가기가 매우 어렵다. 오롯이 사랑받아야 할 시기에 사랑해 주어야 할 부모가 자신을 학대했다는 사실은 평생을 족쇄처럼 옭아맨다. 그렇기에 조금 더 빨리 학대 부모로부터 분리해 더 이상의 학대를 막아야 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아이는 침묵할 수밖에 없다. 아이는 자신이 지금 무슨 일을 당하고 있는지 제대로 된 파악이 불가능하다. 아이는 학대 사실에 대해 주변인에게 말하기 어렵다. 아이 혼자 고립되기 좋은 상황이다. 아동학대는 학대 피해자가 직접 신고하기 어렵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주변에서 면밀하게 관찰하고, 빠르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아직까지는 집에서 하는 훈육은 가정 안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가정 안에서의 일이기 때문에 타인이 관심을 갖는 것은 힘들고 부담스러워한다. 혹시 학대가 아니고 단순히 아이를 혼내는 것에 불과할까 봐, 가정 안에서의 일인데 외부인이 개입하면 안 될 것 같아서, 가정일에 참견하면 곤란하기 때문에 아동학대가 의심은 가지만 신고하지 않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이제는 우리의 이러한 생각이 조금이라도 바뀌어야 할 때다.

‘혹시’가 ‘역시’로 바뀔 수 있고, 설마가 사람 잡는 일도 있듯 일단 아동학대 의심이 가면 신고하는 것이 좋다. 혹시 몰라 신고한 한 통의 신고전화가 작은 생명을 살리는 전화가 될 수도 있다.

다시는 아이가 학대받으며 죽어가는 일이 없도록 사회가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 한 아이를 키우는데 온 마을이 필요함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한 아이를 올바르게 키우고, 죽어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 주변을 한 번 더 돌아보고, 아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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