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 버려지는 담배꽁초 하루에 1200만 개... 재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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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 버려지는 담배꽁초 하루에 1200만 개... 재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 취재기자 허시언
  • 승인 2021.11.18 16:0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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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오염의 주범인 담배꽁초... 전국에 수거된 해양 쓰레기 중 21%로 가장 많은 비율 차지
해양생태계에 악영향 끼쳐... 바지락 담치서 담배 필터 부서진 미세플라스틱 조각 검출돼
패류 통해 국민 1인당 연간 미세 플라스틱 212개 섭취...버려진 담배꽁초 결국 우리 입으로
미국 유럽 등 흙벽돌, 아스팔트 등에 담배꽁초 활용... 우리도 담배꽁초 재활용 방안 마련해야
해양 구조단에서 전국의 해양 쓰레기를 수거한 결과 담배꽁초가 전체의 21%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담배꽁초는 크기가 작고 가볍기 때문에 어디에 버려져도 빗물, 지하수, 바람 등에 쓸려 쉽게 바다까지 도달할 수 있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파도에 밀려 해변에 쌓여 있는 각종 쓰레기들.  담배꽁초는 크기가 작고 가볍기 때문에 어디에 버려져도 빗물, 지하수, 바람 등에 쓸려 쉽게 바다까지 도달할 수 있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담배꽁초는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쓰레기 중 하나다. 크기가 작기 때문에 눈에 확 띄지 않을 뿐, 담배꽁초는 곳곳에 버려져있다. 2020년 환경운동연합이 전국 17개 지역 해안가에서 주운 쓰레기 3879개 중 635개가 담배꽁초였다. 해양 구조단에서 전국의 해양 쓰레기를 수거한 결과 담배꽁초가 전체의 21%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환경부는 2020년 하루 평균 길에 버려지는 담배꽁초가 약 1246만 6968개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버려진 담배꽁초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 연간 담배 생산량 약 6조 개비 중 4조 개비의 담배꽁초가 길에 버려진다. 길에 버려진 담배꽁초 중 많은 양이 바다로 흘러 들어간다. 담배꽁초는 크기가 작고 가볍기 때문에 어디에 버려져도 빗물, 지하수, 바람 등에 쓸려 쉽게 바다까지 도달할 수 있다. 바다로 모여든 수많은 담배꽁초들은 해양생태계에 막대한 악영향을 끼친다.

국내에서 판매 중인 담배의 90% 이상은 인공섬유로 돼 있는 ‘셀룰로오스 아세테이트(Cellulose acetate)’로 구성된 플라스틱 필터를 사용한다. 인공섬유로 만들어진 담배꽁초는 바다로 흘러들어가 자외선이나 파도에 의해 작게 분해돼 미세 플라스틱이 된다. 미세 플라스틱은 바다를 오염시키고 해양생태계를 위협한다.

미세 플라스틱으로 변한 담배꽁초는 결국 우리의 식탁으로 되돌아온다. 지난 2017년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이 굴, 담치, 바지락, 가리비 등 패류 4종을 검사한 결과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패류 속살 100g을 기준으로 바지락에서 34개, 담치에서 12개의 미세 플라스틱 조각이 나왔으며, 패류를 통해 국민 1인당 연간 미세 플라스틱을 212개 섭취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담배꽁초는 해양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치고, 먹이사슬에 따라 결국 우리의 건강을 위협한다.

수거된 담배꽁초를 재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미국, 프랑스 등에서 민간기업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담배꽁초가 재활용 불가 폐기물로 지정돼 있어 담배꽁초 수거 및 재활용 체계가 구축돼있지 않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수거된 담배꽁초를 재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미국, 프랑스 등에서 민간기업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담배꽁초가 재활용 불가 폐기물로 지정돼 있어 담배꽁초 수거 및 재활용 체계가 구축돼있지 않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해외에서는 담배꽁초가 무분별하게 버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여러 방안들을 마련했다. 유럽연합은 2019년 6월부터 ‘일회용 플라스틱 지침’에 담배꽁초 수거와 거리 청소 비용을 담배 생산자에게 부과하는 ‘생산자책임재활용(EPR)’ 제도를 만들었다. 생산자가 담배 생산부터 담배꽁초 처리까지 책임질 수 있도록 만든 것. 호주는 담배꽁초를 퇴비와 플라스틱으로 재활용하기 위해 특수 제작 쓰레기통 367개를 설치해 매주 약 20만 개의 담배꽁초를 수거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담배꽁초 회수를 위해 ‘담배꽁초 수거보상금 지급사업’을 펼쳤다. 사전교육을 받은 20세 이상의 구민을 대상으로 담배꽁초 수거량 1g당 20원에 달하는 보상금을 월 최대 6만 원까지 지급하고 있다.

이렇게 수거된 담배꽁초를 재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미국, 프랑스 등에서 민간기업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 담배꽁초 필터를 구성하는 셀룰로오스 아세테이트가 플라스틱이라는 점을 착안해 가구, 벽돌 등 제품 제조에 재활용하려는 것.

담배꽁초는 종이와 담뱃잎 부분을 분리해 퇴비나 화학비료로 골프장 등에서 사용된다. 2000개의 담배꽁초 필터 부분을 분해한 뒤 플라스틱 재료와 혼합하면 플라스틱 1kg이 만들어진다.

담배꽁초와 아스팔트를 섞으면 강도가 높아져 더 많은 교통 하중을 견딜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아스팔트의 열전도를 낮춰 도심지 기온이 주변의 한적한 지역보다 높게 나타나는 열섬 효과를 완화할 수도 있다.

흙벽돌을 반죽할 때 1%의 담배꽁초를 넣으면 에너지 사용량이 최대 58%까지 줄어든다. 담배꽁초를 넣어서 만들어진 벽돌 반죽은 굽는 과정에서 담배꽁초 안의 유독 물질을 비활성화 시키기 때문에 유독 물질이 흘러나오는 것을 방지할 수도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담배꽁초가 재활용 불가 폐기물로 지정돼 있어 담배꽁초 수거 및 재활용 체계가 구축돼있지 않다. 당장 재활용까지는 어렵지만 담배꽁초를 수거하는 일까지는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는 일이다. 담배꽁초가 바다에 유입돼 더 이상 해양생태계를 위협하지 않도록 담배꽁초를 길에 버리지 않는 것부터 실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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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랩캠페인 2022-07-18 16:11:35
공익성 높은 기사에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다만 하루에 버려지는 담배꽁초 갯수 인용은 아래 링크 보시고 재고 부탁드립니다.
https://cafe.naver.com/cigarap/2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