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판에서 고기 자주 뒤집으면 맛이 없다?...다가오는 연말, 회식 자리 '고기 굽기' 고수 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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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판에서 고기 자주 뒤집으면 맛이 없다?...다가오는 연말, 회식 자리 '고기 굽기' 고수 되는 방법
  • 취재기자 박명훈
  • 승인 2021.11.17 16: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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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돼지 등 품질 좋고 신선한 고기 선택할 것
'마이야르 반응'을 내는 것이 고기 굽기 핵심
고기 뒤집어도 맛없지 않다는 연구결과 있어

위드 코로나가 도입되고 연말이 점점 다가오면서 4인 이상의 회식 자리가 많아지고 있다.

한국인들의 회식 자리에서 고기가 빠질 수 없는데 조리된 상태에서 먹는 고기가 아닌 이상 보통 직접 고기를 불판에 구워 먹는다. 그러나 ‘고기 굽는 법’을 잘 몰라 고기를 태우거나 덜 익은 상태에서 고기를 먹게 될까봐 고기 굽기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을 위해 ‘맛있게 고기 굽는 법’에 대해 소개한다.

연말이 가까워질수록 잦아지는 회식ㆍ모임에서 고기는 빠질 수 없다(사진: 취재기자 박명훈).

 

첫째 - 고기 선택을 잘하라

고기를 맛있게 먹기 위해서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맛있는 고기’를 선택하는 것이다. 고기를 구워서 먹을 때 육질이 질기거나 감칠맛이 떨어지는 부위는 동물이 ‘자주 움직이는 부위’다.

자주 움직이는 부위란 돼지의 경우 ‘앞다리살(전지)’이나 ‘뒷다리 살(후지)’이다. 자주 움직이는 부위의 경우 고소한 지방보다는 근육의 함량이 높기 때문에 구이용으로는 좋지 않다.

그래서 보통 앞다리살이나 뒷다리살을 조리해 먹을 때는 양념에 절여 먹거나 얇게 썰어 먹고 또는 육질이 연해지도록 오래 삶는 방식을 통해 조리되는 경우가 많다. 얇게 썬 제육볶음이나 오랜 시간 삶아 먹는 족발 등이 그러한 경우이다.

구이로 먹기 좋은 부위인 돼지 삼겹살(아래)과 돼지 목살(위)(사진: 취재기자 박명훈).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는 음식점에서 ‘삼겹살’을 가장 흔하게 볼 수 있고 다음으로는 ‘목살’이나 ‘항정살’ 등 육질이 연하고 지방 함량이 높은 부위를 파는 이유가 구이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농협 축산정보센터에 따르면 돼지는 분홍색에 가깝고 지방의 색이 희고 굳으며 결이 곱고 탄력이 있는 고기가 대체로 연하고 맛있으며, 소의 경우 살코기 속에 근내지방이 곱게 박혀있으며 결이 곱고 윤기가 나는 고기일 경우 좋은 고기라고 할 수 있다.

둘째 - 고기를 최대한 맛있게 먹는 법... ‘마이야르 반응’을 알아야 한다

좋은 고기를 선택했다면 이제 뜨거워진 불판에 고기를 올릴 시간이다.

고기를 맛있게 구워 먹기 위해서는 ‘마이야르 반응(Maillard reaction)’을 최대한 많이 끌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마이야르 반응이란 고기 단백질 아미노산과 황원당이 작용해 갈변 물질을 만드는 현상을 말한다. 이 과정에서 인간의 미각으로 느낄 수 있는 ‘감칠맛’이 폭발하게 된다.

즉 고기를 맛있게 잘 굽는다는 것은 덜 익히거나 태우지 않고 마이야르 반응이 잘 일어나게 굽는다는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마이야르 반응을 일으키기 위해선 고기 겉에 묻은 ‘수분기’를 제거해야 한다.

불판 위에서 마이야르 반응을 일으키기 위해선 140℃ 이상의 고온에서 빠르게 익혀야 한다. 물기가 있다면 140℃ 이상의 열이 고기에 바로 전달되지 못하고 물에서 열에너지를 한번 빼앗기게 된다. 게다가 100℃ 이상부터 물이 기화(액체가 기체로 상태가 변하는 것)하며 수증기가 발생하게 되고 그 수증기로 인해 고기가 ‘구워지는’ 것이 아니라 ‘쪄지게’ 된다. 고기를 쪄 먹는 경우 고기의 지방분이 빠지며 육즙 손실이 일어나기 때문에 고소한 감칠맛을 덜 느끼게 돼 맛이 현저히 떨어진다.

황갈색 빛을 띄며 마이야르 반응이 잘 일어나 있는 상태의 고기(사진: 취재기자 박명훈).

또한 마이야르 반응이 일어난 후부터 계속 열이 가해지면 그때부터는 고기가 타기 시작한다. 윤기 나고 황갈색의 색이 고르게 고기에 나기 시작하면 불을 낮춰 ‘오버쿡(Overcook)’ 되지 않고 온기는 유지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 고기를 자주 뒤집어라

언젠가부터 “고기를 자주 뒤집으면 맛없어져”라는 말이 고기를 즐기는 ‘육식인’들에게 낭설처럼 퍼져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고기를 자주 뒤집으면 맛없어진다’는 이야기는 전혀 근거 없는 잘못된 이야기다.

요리 과학자이자 ‘THE FOOD LAB’의 저자 켄지 로페즈 알트(J. Kenji Lopez-Alt)는 같은 조건의 고기를 통해 한쪽은 한 번만 뒤집고 다른 한쪽은 여러 번 고기를 뒤집어가며 굽는 실험을 통해 자주 뒤집은 고기가 훨씬 균일하고 잘 익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사진: CREATIVE COMMONS 제공).
고기 뒤집는 횟수에 따른 연구자료다. 자주 뒤집은 고기의 경우 열전달이 더 고르게 돼 훨씬 균일하게 잘 익는다(사진: CREATIVE COMMONS 제공).

고기를 자주 뒤집으면 겉이 타는 것을 방지함과 동시에 고기 전체가 고르게 익게 된다. 충분한 열에너지를 전달할 수 있도록 1분~1분 30초마다 한 번씩 고기를 뒤집어가며 굽는 방식이 가장 효율적이다.

평소 고기 굽기에 자신 없는 대학생 김 모 씨는 “회식 자리 등에서 내가 고기를 구우면 맛이 없어 남이 구워주는 고기만 먹었는데 다음번에는 내가 직접 고기를 구워 봐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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