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로 시작한 목공, 이제는 미끄럼틀 세트까지 만드는 전문 목공인 된 강대현 씨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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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로 시작한 목공, 이제는 미끄럼틀 세트까지 만드는 전문 목공인 된 강대현 씨의 이야기
  • 취재기자 오현희
  • 승인 2021.11.17 14: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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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부터 낮까지는 환경관리원
퇴근 후 남은 시간에는 목공인 활동
전기톱 에어타카 등 기계에 다치기도
성취감 만족감 높아 취미로 해볼 만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느껴지는 나무의 향기. 숲속을 거닐고 있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자연의 향기가 가득한 이곳은 목공방이다. 나무를 가공하기 위해 있는 기계는 참으로 다양하다. 나무를 자르기 위한 재단기, 모서리를 둥글게 깎는 기계, 나무의 면을 다듬는 샌딩기 등 고개를 살짝 돌리기만 해도 많은 기계가 보인다. 공기 중에 떠다니다 탁자와 바닥에 내려앉은 나무 먼지는 입자가 작아 만지면 부드럽다. 나무에 못 박는 소리, 나무 깎는 소리 등 다양한 감각을 자극하는 이곳은 강대현 씨가 목공을 즐기는 장소이기도 하다.

여가시간에 취미로 가볍게 시작한 목공, 이젠 전문 목공인

강대현 씨가 가구를 제작하기 위해 나무를 수치에 맞게 재단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사 오현희).
강대현 씨가 가구를 제작하기 위해 나무를 수치에 맞게 재단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사 오현희).

뚝딱뚝딱 익숙한 듯 나무를 재단하고 조립하는 그는 목공을 취미로 시작해 다양한 가구를 만드는 목공인 강대현(41) 씨다. 직장에서 과다한 업무와 잦은 출장으로 회의를 느낀 강대현 씨는 인근 목공방에 취미반이 있다는 것을 알고 목공을 시작하게 됐다. 이제는 전문 목공인이 된 강대현 씨는 자신이 만든 가구를 판매하고 판매금액을 자재비로 충당하면서 취미생활을 이어나가고 있다.

강대현 씨가 가구를 제작하는 장소는 다양한 기계가 벽면 등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그는 이 기계들로 가구를 제작한다. 강대현 씨는“기계 없이 손수 나무를 자르고 사포질을 해도 좋지만,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며“목공 일은 편하게 하려면 기계를 많이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대현 씨가 교회에 설치할 성경책 놓는 테이블을 도면에 맞춰 제작하고 있다. 손 역할을 하는 클램프로 풀로 붙여놓은 나무 사이가 뜨지 않게 잡아 놓았다(사진: 취재기자 오현희).
강대현 씨가 교회에 설치할 성경책 놓는 테이블을 도면에 맞춰 제작하고 있다. 손 역할을 하는 클램프로 풀로 붙여놓은 나무 사이가 뜨지 않게 잡아 놓았다(사진: 취재기자 오현희).

강대현 씨는 기계를 가리켜가며 가구 제작하는 과정을 설명했다. 가구는 완성까지 최소 3일에서 최대 일주일 정도 걸린다. 보편적인 제작 과정은 도면 작업부터, 재단, 모서리 다듬기, 나무 면을 반들반들하게 하는 샌딩 작업, 조립, 도색 또는 오일 작업, 나무 겉면을 코팅하는 바니쉬 작업 순으로 진행한다. 여러 색이 들어갈 때는 도색을 먼저하고 조립한다. 제작 과정 중에 오일 작업은 안 할 수 있지만, 나무의 수명을 증가시키고 생활 스크래치 보호와 나무의 색을 잘 나타내기 위해선 필요하다. 강대현 씨는“첫 작업인 도면 작업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나중에 모든 작업을 다시 반복해야 한다”며 도면 작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나무를 재단하다가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다치기도 한다. 강대현 씨 역시 나무 재단기 톱날에 살이 뜯긴 경험이 있다. 상처는 2센티로 그리 크진 않지만, 톱날이 깊게 들어가 열 바늘을 꿰맸고 실밥을 풀 때까지 그는 2주간의 회복 시간이 필요했다. 또 공기압축기를 연결해 머리 없는 못인 타카핀을 박는 에어 타카 기계를 사용하면서 타카핀이 손톱을 관통하는 경우가 많아 많은 목공인이 다친다고 한다. 그래서 강대현 씨는“목공 작업을 할 때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어린이를 위한 미끄럼틀 세트로 디자인을 성으로 구성했고, 복층구조로 제작해 아이들이 신나게 뛰어놀 수 있게 했다(사진: 강대현 씨 제공).
어린이를 위한 미끄럼틀 세트로 디자인을 성으로 구성했고, 복층구조로 제작해 아이들이 신나게 뛰어놀 수 있게 했다(사진: 강대현 씨 제공).

강대현 씨는 목공을 취미로 즐기면서 자신이 만든 가구를 지인들에게 선물한다. 선물한 가구들은 모두 정성을 쏟았지만, 강대현 씨가 가장 긴 시간 동안 만든 가구는 어린이집에 설치한 미끄럼틀 세트이다. 강대현 씨는“미끄럼틀 내려오는 부분만 광이 보일 정도로 이틀 동안 4시간 샌딩 작업했다. 힘들게 만들고 나서 아이들이 타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너무 좋았다”고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목공인 강대현 씨의 본업은 거리를 청소하는 환경관리원

노면 청소차가 미처 처리하지 못한 쓰레기를 강대현 씨가 빗자루를 이용해 쓸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오현희).
노면 청소차가 미처 처리하지 못한 쓰레기를 강대현 씨가 빗자루를 이용해 쓸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오현희).

취미 목공인 강대현 씨는 사실 본업이 따로 있다. 본업은 바로 전주시청 소속 환경관리원이다. 강대현 씨는 근로조건과 복지가 좋아진 환경관리원 공채에 접수해 합격하면서 2013년부터 지금까지 환경관리원 일을 하고 있다. 환경관리원인 강대현 씨는 다른 사람보다 아침 일찍 출근해 전주의 거리를 깨끗하게 청소한다.

강대현 씨는 주택가를 청소하며 불법으로 버려지는 쓰레기에 대한 고충을 털어놓았다. 쓰레기 불법 투기 금지 지역은 일정 기간 치우지 않으면 쓰레기가 더 쌓여 환경관리원은 어쩔 수 없이 쓰레기를 치운다. 그래서 사람들은 환경관리원이 치워주니 그곳에 쓰레기를 버려도 된다고 착각한다. 쓰레기를 버리고 치우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강대현 씨는“누군가는 대신해주겠지 라는 잘못된 생각때문에 사람들이 쓰레기가 모여 있는 곳에 또 버린다. 시민 모두가 스스로 쓰레기 처리법을 공부하고 시에서도 올바른 쓰레기 처리 방법을 홍보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취미로 접하기 좋은 목공, 많은 사람에게 추천

목공을 취미로 접해 전문 목공인이 된 강대현 씨는 목공의 장점으로 공간지각능력과 집중력 향상을 꼽았다. 목공은 어떻게 작업해야 하는지 답이 없어서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 작업해야 하기 때문이다. 작품을 완성했다는 성취감과 만족감도 높다. 강대현 씨는“많은 사람이 취미로 한 번씩은 접해봤으면 좋겠다”면서 “하지만 안전이 중요한 목공을 안전불감증이 없는 사람들은 배우지 않았으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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