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겨냥 불법대출 ‘대리입금’... 소액 고리대금 사채로 성폭력 학교폭력으로 이어지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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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겨냥 불법대출 ‘대리입금’... 소액 고리대금 사채로 성폭력 학교폭력으로 이어지기도
  • 취재기자 허시언
  • 승인 2021.11.03 16: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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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대리입금 광고 성행... 경제력이 없는 청소년들을 겨냥한 불법 대출
‘댈입’이라고도 불리는 대리입금... 필요한 비용을 짧은 기간 내로 SNS를 통해 빌리는 제도
수고비, 사례비, 지각비 등 추가로 돈 요구... 이자율로 계산해 보면 1년에 무려 1000%
경제력이 없는 청소년들을 겨냥해 불법 대출인 ‘대리입금’이 청소년들을 위협하고 있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경제력이 없는 청소년들을 겨냥해 불법 대출인 ‘대리입금’이 청소년들을 위협하고 있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대리입금 해드립니다. 최대 5만 원까지 대리입금 가능하고 5일 동안 빌려드려요. 지각비는 하루당 1만 원입니다.”

경제력이 없는 청소년들을 겨냥한 불법 대출인 ‘대리입금’이 청소년들을 위협하고 있다. 콘서트 비용 마련, 게임 비용, 굿즈 구매 등 부모님이 모르게 돈이 필요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청소년들은 금융과 법률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최근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대리입금 광고가 성행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피해도 발생하고 있다. 2019년 6월부터 2020년 5월까지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대리입금 광고 제보 건수는 2100건에 달한다고 한다.

SNS에 ‘대리입금’이라고 검색만 해도 각종 대리입금 광고가 뜬다. 대리입금 업자들은 ‘수고비’, ‘사례비’, ‘지각비’ 등의 거부감이 덜한 단어를 사용하고, 아이돌 사진 등을 프로필 사진으로 쓰며 마치 가벼운 금전거래인 것처럼 위장한다(사진: 트위터 캡처).
SNS에 ‘대리입금’이라고 검색만 해도 각종 대리입금 광고가 뜬다. 대리입금 업자들은 ‘수고비’, ‘사례비’, ‘지각비’ 등의 거부감이 덜한 단어를 사용하고, 아이돌 사진 등을 프로필 사진으로 쓰며 마치 가벼운 금전거래인 것처럼 위장한다(사진: 트위터 캡처).

트위터 등 각종 SNS에 ‘대리입금’이라는 검색어를 입력하면 대리입금을 해준다는 게시글과, 대리입금을 해달라는 게시글이 쏟아진다. 청소년들 사이에서 ‘댈입’이라고도 불리는 대리입금은 콘서트 비용 마련, 게임 아이템 구매, 굿즈 구입 등에 필요한 비용을 짧은 기간 내로 SNS를 통해 빌리는 제도다.

SNS에 검색하기만 해도 각종 대리입금 광고가 뜨기 때문에 청소년들이 쉽게 접할 수 있다. 대리입금 업자들은 이자, 연체료 대신 ‘수고비’, ‘사례비’, ‘지각비’ 등의 거부감이 덜한 단어를 사용하고, 아이돌 사진 등을 프로필 사진으로 쓰면서 마치 또래 간에 가볍게 오고 가는 금전 거래인 것처럼 가장하지만 실질적으로 대리입금은 소액 고금리 사채다.

대리입금 업자들은 수고비, 사례비, 지각비 등의 명목으로 원금에 더해서 추가로 돈을 받고 있다. 대출금의 20~50%를 수고비(이자)로 요구하고, 늦게 갚을 경우 시간당 1000~1만 원의 지각비(연체료)를 부과한다. 10만 원을 빌리고, 이틀 뒤에 13만 원을 갚는다고 생각하면 엄청나게 큰 금액이 아닌 것 같지만 추가로 받는 수고비, 지각비를 이자율로 계산해 보면 약 20~50%, 1년으로 따지면 무려 1000%에 달한다.

실제로 청소년들이 단기 대리입금으로 인해 늘어나는 이자 때문에 큰 피해를 당하기도 한다. 단순히 금전적인 피해뿐만 아니다. 특히 여성청소년을 대상으로 신분확인을 하겠다는 이유로 가족 및 친구의 연락처 등을 요구해, 돈을 갚지 못할 경우 그것을 빌미로 협박을 하고 개인 정보를 노출시키기도 한다. 알몸 사진까지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심지어 용돈벌이로 대리입금을 하는 청소년들도 있어, 고리대금 형태로 친구의 돈을 갈취하는 진화된 형태의 학교폭력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대리입금을 이용해 사기를 치는 사람도 있다. 사기범들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일부러 돈을 빌리고 갚지 않는다(사진: 트위터 캡처).
대리입금을 이용해 사기를 치는 사람도 있다. 사기범들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일부러 돈을 빌리고 갚지 않는다(사진: 트위터 캡처).

대리입금을 이용해 사기를 치는 사람도 나타났다.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일부러 돈을 빌리고 갚지 않는 것. SNS 쪽지 등을 사용해서 “정말 급한 상황이라서 그런데 도움이 필요하다. 돈이 갑자기 필요하게 됐는데 지금은 돈이 없다. 대리입금 가능하냐”는 내용을 대리입금을 하는 청소년에게 보낸다. 사기범은 자신의 어려운 상황과, 언제까지 무조건 돈을 갚을 수 있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급하게 돈이 필요한 것 같아 대리입금을 해주면 사기범과 연락이 끊어지며 돈은 받을 수 없게 된다. 청소년들이 용돈벌이나 급하게 돈이 필요한 사람을 도와준다는 생각으로 대리입금을 하는 행위는 매우 위험하다.

대리입금을 고민하고 있는 청소년들은 ▲대리입금은 연 1000% 이상의 고금리 소액 사채임을 인지하기 ▲다른 사람에게 대리입금을 해주는 행위도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기 ▲대리입금 피해 발생 시 부모님, 선생님 등 주위에 알리고 신고하기 등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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