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리유저블 컵 증정 행사...그린워싱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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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리유저블 컵 증정 행사...그린워싱 아닌가
  • 부산시 남구 김수현
  • 승인 2021.11.01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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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기업으로 이미지를 굳혀왔던 스타벅스가 지난 9월 ‘리유저블 컵’ 제공 행사로 인해 스타벅스의 친환경 이미지가 이미지메이킹 또는 그린워싱이 아닌지 일부 논란이 되고 있다. 한국경제에 따르면, 10월 7-8일 이틀간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일부 매장 파트너(직원)들이 과도한 업무 부담에 문제 제기하며 인력 충원 등을 요구하는 트럭 시위에 나섰다. '50주년 기념 리유저블 컵(다회용기) 제공 행사‘가 시발점이 됐다.

스타벅스코리아가 글로벌 스타벅스 50주년과 세계 커피의 날인 10월 1일을 기념해 증정한 ‘리유저블 컵(다회용기)’이다(사진: 김수현 제공).
스타벅스코리아가 글로벌 스타벅스 50주년과 세계 커피의 날인 10월 1일을 기념해 증정한 ‘리유저블 컵(다회용기)’이다(사진: 김수현 제공).

지난 9월 28일, 스타벅스코리아가 글로벌 스타벅스 50주년과 세계 커피의 날인 10월 1일을 기념해 하루 동안 일회용 컵 대신 ‘리유저블 컵’에 음료를 담아주는 행사를 진행했다. 리유저블 컵은 외관은 포장 구매용 종이컵과 같지만 재질이 특수하여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컵을 말한다. 무료로 스타벅스의 굿즈를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기자 행상 당일에 대기 음료가 650잔이나 생기는 등 큰 화제가 되었다. 한국경제에 따르면, 해당 행사가 있고 난 후 파트너(직원)들이 회사 창립 이래 처음으로 트럭 시위를 벌였으며, 이처럼 노동조합이 없는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직원들이 집단행동에 나선 것은 22년 만에 처음이었다.

스타벅스가 환경을 생각해 여러 가지 시도를 한 것은 리유저블컵이 처음이 아니다. 2018년 스타벅스는 플라스틱 빨대를 없애고 종이 빨대를 한국에서 처음으로 도입했다. 종이 빨대를 처음 도입했을 때는 많은 이들이 반대했지만, 머니S에 따르면 스타벅스 관계자는 “2018년부터 전국 매장에 종이 빨대를 사용하면서 연간 126톤, 1억8000만 개 이상의 플라스틱 빨대를 절감하는 효과가 있었다”라며 “종이 빨대와 함께 빨대 없이 사용하는 리드(뚜껑)도 도입해 일회용 빨대 사용량을 연간 40% 이상 감축해나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스타벅스가 시도하는 여러 가지 친환경 시도가 굉장히 모순적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플라스틱을 줄이고자 만든 리유저블컵은 스타벅스가 한정판 굿즈 소비 부추기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고모 씨(22)는 “주변에 리유저블 컵을 산 사람이 많지만 대부분 몇 번 쓰다 만다”라며, “플라스틱을 줄이자고 종이 빨대를 만들었으면서 리유저블 컵을 남발할 바에 리유저블 컵을 없대고 플라스틱 빨대를 다시 도입하는 게 플라스틱을 더 줄이는 방법이겠다”라고 비판했다.

또 스타벅스는 현재 그린워싱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이도 있었다. 그린워싱은 실제로는 친환경적이지 않지만 마치 친환경적인 것처럼 홍보하는 '위장환경주의'를 가리키는 것으로, 예컨대 기업이 제품 생산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 문제는 축소시키고 재활용 등의 일부 과정만을 부각시켜 마치 친환경인 것처럼 포장하는 것이 이에 해당한다. 김현희(23, 부산시 남구) 씨는 “리유저블 컵을 선물받아 사용해 봤지만 텀블러를 쓰는 것이 더 환경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다”라며, “자신의 브랜드를 대표하는 굿즈를 만들어 주요 소비층을 만들고 이것을 통해 수익을 내는 것은 좋지만, 이 기업이 친환경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지속해서 굿즈를 생산하는 것이 올바른 것인가에 대한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반면, 스타벅스의 환경을 위한 여러 가지 시도가 나쁘지 않다는 의견도 있었다. 스타벅스의 종이 빨대, 리유저블 컵 행사 이외에도 원두 생산과정에서 불공정거래가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는 모습들이 본받을 만한 행동들이고, 스타벅스 자체가 사람들이 구매하고 싶게끔 마케팅을 잘한다는 의견이었다. 정모 씨(23, 부산시 동구)는 “나는 리유저블 컵을 굉장히 잘 쓰고 있으며, 관리를 잘 한다면 기존에 쓸 수 있는 횟수보다 더 많이 쓸 수 있다”라며, “스타벅스는 내가 소비에 관여할 정도로 나쁜 짓을 하지 않은 것 같다”라고 얘기했다.

제주도 내 ‘일회용 컵 없는 매장’ 시범 운영 매장에 설치된 ‘반납기’이다. 리유저블 컵을 반납하면 원하는 방식으로 환불 받을 수 있다(사진: 김수현 제공).
제주도 내 ‘일회용 컵 없는 매장’ 시범 운영 매장에 설치된 ‘반납기’이다. 리유저블 컵을 반납하면 원하는 방식으로 환불 받을 수 있다(사진: 김수현 제공).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 7월 6일부터 제주지역 매장 4곳에서 일명 '일회용 컵 없는 매장'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무료로 음료를 담아주던 일회용 투명 컵 대신, 보증금 1,000원을 내고 리유저블 컵을 내주는 방식을 도입한 것이다. 사용한 리유저블 컵은 도내 다른 스타벅스 시범 매장 4곳과 제주공항 출발장 등 5곳에서 반납할 수 있다. 하지만 리유저블 회수가 생각보다 잘 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KBS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제주지역 '일회용 컵 없는 매장' 4곳을 통해 공급된 다회용 컵 약 20만 개 가운데, 지난달 말 기준 11만 개가량이 회수되지 않았다. 미회수된 컵 비율은 55%로, 절반 이상이 반납하지 않았다.

국내 커피 브랜드 1위인 스타벅스가 쌓아온 친환경 이미지가 이미지메이킹, 그린워싱 등 여러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의 행동이 궁금해지는 시점이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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